며칠 전 우연히 지하철에서 한 모자간의 대화를 엿듣게 되었다. “나 이번에 우리 딸 남자친구 반대다.” “네. 너무 착하게 생겼더라구요.” “그래. 무능력하고, 제 앞가림 못하겠더라. 사람이 좀 약아야지. 요즘 세상 같은 세상에... 쯔쯔쯔.” ‘착하다’라는 말이 나올 때부터 조짐이 안 좋긴 했지만, 설마 딸 남자친구를 반대하는 이유가 그것이었다니... 듣는 순간 눈물이 날 정도로 서글퍼졌다. 오늘날 대한민국 도덕의 현주소를 너무나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 여겨졌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덕목은 ‘경제력’이다. 가끔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성공을 위해선 어느 정도 비리’를 저질러도 용납하는 태도를 볼 수 있었다. 그럴 때 마다 이의를 제기하면 ‘세상을 모르는 철부지’쯤으로 인식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