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왜 솔로보다 그룹이 인기일까? ‘슈퍼스타 K 3'

朱雀 2011. 10. 3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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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변은 없었다. 크리스티나는 윤미래의 ‘Pay day'를 멋지게 불렀지만, 결국 인기투표에서 지고 말았다. 하여 TOP 3는 울랄라 세션-버스커버스커-투개월로 정해지고 말았다. 어떤 면에선 당연한 결과지만, 이런 의문도 든다. <슈퍼스타 K 3>는 올해 처음으로 솔로외에도 그룹이나 밴드가 응모할 수 있게끔 문호를 넓혔다.

 

그리고 그 결과 TOP 3가 모두 솔로가 아닌 이례적인 결과로 채워졌다. TOP 11에 진출했던 헤이즈까지 포함하면 모두 네팀이나 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누군가는 그 이유로 밴드가 여러 명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한 가지 매력 밖에 없는 솔로보다 개성이 넘치는 구성원을 가진 밴드가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 식으로 해석한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점은 이렇게 이야기할 경우 기존의 걸그룹이나 보이그룹을 좋아하는 이유와 똑같게 된다는 사실이다.

 

만약 기존의 걸그룹이나 보이그룹과 동일한 형태의 팀이 나왔다면 <슈퍼스타 K 3>에서 인기를 얻었을까? 장담하기 어렵다. 개인적으론 그 이류를 다른 곳에서 찾고 싶다.

 

우선 TOP 3의 개성이 그 이유가 아닐까 싶다. 울랄라 세션은 못하는 게 없는 그룹이다. 버스커버스커는 기존 가요계에선 보기 드문 락밴드이고, 투개월은 매우 희귀한 남녀혼성듀엣이다!

 

네 명으로 구성된 울랄라 세션은 일반적인 가요계 기준으로 보면 평균 30세에 가까운 나이에, 외모도 그냥 그런 수준이다. 만약 기존 기획사였다면? 울랄라 세션은 도저히 가요계에 나올 수 없는 그룹이다.

 

그러나 R&B부터 발라드까지 못하는 게 없고, 안무까지 완벽한 이 그룹은 임윤택이란 감히 다른 그룹에선 얻을 수 없는 보배를 가지고 있다. 그는 인격적으로 완성되어 있고, 다른 이를 희생할 줄 아는 예술가로선 보기 드물게 매우 인격적인 인물이다. 예술가라는 존재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 때문에, 그 예민한 감수성 때문에 괴팍해지기 쉬운 성격임으로 고려하면, 그는 우리 한국인이 좋아할만한 실력과 인격을 갖춘 훌륭한 존재라는 사실이다.

 

버스커버스커는 3인조 락밴드로, 보기 드물게 브래드라는 외국인과 함께 활동중이다. 여태까지 국내에서 이런 조합이 시도된 적이 있었던가? 이들은 말조차 제대로 통하지 않지만, 결성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여태까지 그 어떤 락밴드도 들려주지 못했던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투개월은 또 어떤가? 날이 갈수록 예뻐지는 인어 김예림과 항상 자신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도대윤이 묘한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시청자들에게 매력을 무산 발산중이다.

 

근데 만약 기획사가 도대윤과 김예림을 만났다면? 십중팔구 김예림은 걸그룹의 멤버가 되었을 것이고, 도대윤은 역시 다른 보이그룹의 일원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오늘날 <슈퍼스타 K 3>에서 울랄라 세션-버스커버스커-투개월이 TOP 3까지 오른 이유는 단순히 솔로보다 밴드가 구성원이 많기 때문이 아니라, 그 개성과 음악적 색깔이 다르고 무엇보다 희귀하기 때문이다.

 

울랄라 세션-버스커버스커-투개월은 모두 이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기존 기획사에서 퇴짜맞기 좋은 팀들이다. 왜? 돈이 안된다고 보기 때문이며, 아이돌 위주로 최적화된 기획사에선 도저히 맡을 수 없는 팀이기 때문이다.

 

또한, 조금 음악적 성격은 다르지만, TOP 3의 강세는 옛날 <강변 가요제>등에 대한 향수를 불러모은다고 여겨진다. <강변 가요제>등이 강세를 보이던 시절에는 그룹이 나와 노래를 부르면, 대한민국을 들썩이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강변 가요제>는 시대의 발전과 시청자의 요청에 부응하지 못해, 오늘날은 명맥조차 잇기 어려웠다. 허나 <톱밴드>와 <슈퍼스타 K 3>에서 드러나듯이, 다양성에 대한 대중들의 욕구는, 다양한 음악에 대한 욕구는 마치 지표면 밑에서 꿈틀대는 마그마처럼 강렬하게 존재했던 것이다.

 

단순히 걸그룹이나 보이밴드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걸그룹이나 보이밴드 역시 오랜 노력의 결과로 인해 팀을 결성하고, 오늘날 한류를 일으키는 장본인이 되었다. 문제는 국내 가요계의 80%이상이 걸그룹이나 보이밴드가 장악하고 있고, 이들이 부르는 장르가 댄스라는 획일성에 있다!

 

대중들은 20년이 넘도록 댄스로 획일화된 기성 가요계에 싫증을 넘어 염증을 느끼는 것이다. 하여 <슈퍼스타 K 2>에선 허각-존박-장재인-강승윤 같은 개성 넘치는 솔로에 열광했고, <슈퍼스타 K 3>에선 울랄라 세션-버스커버스커-투개월에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왜? 이들은 기존 가요계에선 절대*1,000,000로 찾아볼 수 없는 존재들이니까.

 

<슈퍼스타 K 3>가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슈스케>는 우리 가요계에 좋은 영양분을 제공하는 인력풀이 되어가고 있다고 본다. 허각-존박-장재인-강승윤 등 걸출한 솔로가수들이 오디션 프로로 인해 가요계에 제공되었고, 이제 울랄라세션-버스커버스커-투개월 같은 기존엔 찾아보기 힘든 그룹이 또 다시 제공되기 때문이다.

 

로마제국이 천년이 넘도록 존속할 수 있었던 큰 이유는 순혈주의를 고집하지 않고, 제국 곳곳에서 인재를 받아들이는 그 넓은 포옹력에 있었다. 우리 가요계도 그런 포용성을 지녀야만 ‘한류’의 영향력과 생명력이 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선 <슈퍼스타 K 3>와 울랄라 세션-버스커버스커-투개월은 매우 의미있는 프로와 존재들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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