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김미연의 지나친 무리수, ‘세바퀴’

朱雀 2012. 1. 15. 07:00
728x90
반응형



 

어제 <세바퀴>에는 오랜만에 개그맨 김미연을 만나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그러나 그런 반가움이 비호감으로 변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녀가 자신의 절친으로 최홍만을 꼽고, 최홍만이 핑크마니아라는 사실을 밝힐 때만해도 웃음이 나왔고, 재밌었다.

 

그러나 재력가에게 대시를 받았다는 사실을 고백할 때부터 내 표정은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 사연은 더욱 가관이었다! 클럽에서 춤을 추고 있는데, 한 남자가 다가와서 부비부비를 했고, 김미연은 얼굴을 보니 괜찮아서 계속 췄단다. 그 남자가 호감을 표시했는데, ‘재력가 출신에 6살 연하라는 사실을 밝혔다.

 

이 사실을 밝힌 이유는 명백하다.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를 해서 언론세례를 받겠다는 것이다. <세바퀴>를 보면서 안타까울 때가 이런 순간이다. 아무래도 예능이고, 최근 예능의 추세가 아무래도 수위 높은 폭로다 보니 이런 식의 무리수를 두게 되는 것 같다.

 

물론 클럽에서 부비부비를 추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고, 거기서 만남 남녀관계도 발전해서 얼마든지 좋은 연인관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이 선정적으로 다뤄지는 데 있다. -그리고 그런 식의 관계는 좋은 관계로 이어지기가 어려운 것이 또한 사실이다-

 

김미연의 댄스타임이 이뤄졌는데, 김미연은 거기서 웨이브를 보여주더니, 이내 엠씨들이 밀어주는 임태경과 부비부비를 췄다. 아무리 <세바퀴>의 방송시간이 심야시간대지만, 이건 좀 심한 게 아닌가?

 

<세바퀴>는 방송특성상 온가족이 함께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 프로에서 남녀가 즉석만남을 가지는 설정에, 부비부비처럼 야한 춤을 춰서 호감을 표시하는 식의 상황설정은 자극적이다라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물론 안다. 이건 어디까지나 방송적인 재미를 위해서이며, 이슈화가 되지 않으면 언론의 조명을 못받고,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해보자!

 

오늘날 SNS로 대표되는 인터넷의 신속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김미연에게 호감을 표시한 남자는 위에서 말한 두 가지 단서를 가지고 네티즌수사대이 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 과정에서 리스트에 올라가는 사람들은 말그대로신상이 털리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가정이지만, 너무나 실현가능성이 높기에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김미연이 던져준 이야기는 지극히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기에 딱 좋은 먹이감이다. 물론 이런 이야기가 케이블에서 했거나, 방송이 아닌 사석에서 했다면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세바퀴>MBC의 대표적인 토요일밤의 예능을 책임지는 방송이란 사실이다. 김미연이 여기서 한 말과 행동은 고스란히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화제가 될 수 밖에 없다.

 

<세바퀴>는 자극적인 방송을 통해 단기적인 시청률 상승과 말초적인 재미를 앞세운 것이고, 김미연은 임태경과 러브라인 형성을 통해 화제몰이를 한 것일 뿐이다. 이 모든 건 설정이며, 재미를 위해서다. 그러나 그걸 보는 시청자들은 그렇게 보질 못한다. 오해의 여지가 무척이나 많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피해를 보게 될 많은 이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게다가 자신의 이미지를 이렇게 가져가는 김미연은 네티즌과 시청자들에게 호감보다는 비호감을 더욱 살 가능성이 높다. 강도 높은 고백과 섹시를 넘어선 춤은 분명 화제가 되어 돌아온다. 그러나 정도가 지나치면 그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뿐이다. 어제 김미연의 말과 행동은 분명히 도를 넘었고, 이를 방송한 <세바퀴>의 의도도 도를 넘었다. 아쉽고 안타깝다. 더더군다나 <세바퀴>가 녹화방송인 것을 감안하면 아무리봐도 이건 무리수였다.

 

<세바퀴>와 김미연이 꿈꾸는 연예 프로와 연예인으로서의 수명 연장의 꿈을 갉아먹는.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