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드디어 포텐셜이 터진 ‘상어’

朱雀 2013. 7. 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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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과 손예진 주연의 상어는 처음 기대와 달리 너무 느릿느릿한 전개와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야기 진행으로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지난주 11화부터 확 달라진 이야기는 13화에 이르러서는 제대로 폭발하고 말았다.

 

13화만 봐도 그렇다! 초반부터 김준이 조의선 사장이 보낸 인물에게 칼을 맞고, 김준과 조해우는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아들의 말에 뉘우친 오현식 지검장은 검찰총장에게 조상국 회장의 정체를 밝히려다가 그가 보낸 킬러에 의해 교통사고를 당하고 만다.

 

얼핏 들어도 알겠지만 <상어> 13화의 진행은 정말 빠르기 그지 없었다. 사건이 연이어서 발생하고, 극적인 전개만큼이나 등장인물들 역시 그동안의 답답함에서 벗어나 자신의 감정을 폭발시켰다.

 

13화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이때를 위해서 그동안 <상어>가 일부러 느릿느릿한 전개를 한 것이 아닌지 의심될 정도였다. 10화까지만 해도 조상국 회장에게 복수하려는 한이수의 마음은 시청자에게 잘 와닿지 않았다.

 

그러나 12화에서 조해우에게 자신의 정체를 들키고 괴로워하는 김준이 옛날 일을 생각하면서 다시금 복수를 다짐하는 장면은 적절한 편집과 더불어 강렬한 김남길의 연기로 인해 설득력이 확실하게 있었다.

 

<상어>를 살린 것은 무엇보다 배우들의 열연이었다! 사실 13화에서 김준과 조해우의 키스신은 좀 뜬금없었다. 칼에 맞아서 정신없는 김준이 바로 자신의 옆에 조해우가 있다는 사실 때문에 견디지 못하고 키스를 하는 장면은 이해는 가면서도 논리적으론 좀 설명이 많이 떨어지는 장면이었다.

 

조해우가 자신의 파멸을 알면서도 할아버지의 정체를 밝히겠다고 다짐하는 장면 역시 그렇다! 재벌집에서 곱게 별 다른 고생 없이 자란 아가씨가 그 모든 것을 버리는 것도 부족해서 과연 자신의 집안을 풍비박산나게 만드는 진실 앞에 다가갈 수 있을까?

 

그러나 손예진의 명연기는 그런 다소 말 안되는 상황을 시청자들에게 납득이 가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13화 최고의 명장면은 조의선을 납치 감금하고 진실을 밝히라고 조상국 회장을 압박하는 김준의 모습이었다. 막판보스급인 조상국 회장과 그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악마가 되버린 김준의 살벌한 대결은 보는 것만으로도 전율이 느껴질 정도였다.

 

조상국 회장역시 그동안 인자한 모습에서 벗어나서 자신의 아들을 걱정하는, 동시에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으려 하는 그의 모습에선 새삼 감탄사가 나올 뿐이었다.

 

무엇보다 <상어>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이제 서서히 등장인물들의 정체가 전면에 밝혀졌다는 사실이다. 조상국 회장을 돕는 킬러가 대오서점의 주인이란 사실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며, 김준을 돕는 친구역시 조해우 검사와 함께 일하는 김수현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

 

아울러 신문에 난 천영보를 찾습니다라는 광고를 통해서 조회장의 정체가 누구인지 밝혔으며, 눈치 못 챈 시청자를 위해 예고편에서 조해우의 입을 통해서 묻는 장면까지 삽입했다.

 

<상어>는 말하자면 미스테리의 상당 부분을 풀어놓고 우직하게 마지막을 향해 달려간다고 할 수 있겠다. 예고편에선 한이수의 동생 한이현이 킬러에 의해 납치되는 상황을 보여주며 긴장감을 자아냈다. 

 

심각한 이야기 전개 뿐만 아니라 김동수를 통해서 때때로 웃음까지 집어넣는 센스를 잊지 않는 <상어>는 적절한 완급조절과 함께 케미돋는 드라마임을 스스로 증명해내고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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