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과연 미국만의 이야기일까? ‘최후의 권력’

朱雀 2013. 12. 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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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SBS에선 매우 의미심장한 특집 프로그램을 하나 선보였다. 바로 5부작인 최후의 권력’ 4부 금권천하였다. 이번 이야기에선 현재 돈이 미국을 어떻게 병들게 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첫 번째는 셧다운(연방정부폐쇄)를 불러일으킨 오바마케어에 관한 이야기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의 엄청난 반발에도 불구하고 공공의료보험을 추진하려하고 있다. 이건 루즈벨트 대통령 이후 케네디 대통령, 클린틴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무려 100년이나 미국 대통령이 원했지만 모두 실패한 일이었다.

 

? 공화당이 반대했고, 그 반대엔 바로 민간 보험사를 비롯한 기업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들은 공공 의료보험이 적용되면 손해를 보기 때문에 반대를 하는 것이고, 자신들의 의견을 대변해줄 의원들에게 정치자금을 대고, 티파티를 비롯한 조직이 생겨날 수 있도록 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덕분에 티파티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하원의 30%를 넘게 차지하면서 2010년 당선되었고 그들은 현재 오바마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오바마 케어가 통과하지 못하도록 막아서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미국인의 삶은 어떠한가? <금권천하>에서 보여지는 미국인의 삶은 끔찍하기 짝이 없었 다! 한 무료병원에는 이제 열 살도 안된 어린 아이들이 보이는데, 그들의 부모들은 아이의 이가 부러지거나 충치가 생겼는데, 몇 년간 어떻게 해주질 못하고 있었다.

 

막대한 의료비 때문이었다. 한 가정은 가족의 의료비로 7천만원이 넘는 돈이 청구되면서 빚을 지고 있었고(큰 수술이 아니라 겨우 팔다리가 부러진 정도로), 덕분에 아이의 어금니가 완전히 썩었는데도 진통제를 주는 것 밖엔 아무것도 하질 못하고 있었다.

 

앨런스 드라이버의 말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그녀의 아들은 치주염 때문에 고생하다가 결국 염증이 뇌까지 전이되어서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미국인이 고생하는 질병 중 40%가 치과관련이라는 사실은 넘 안타까웠다. 그들이 말한대로 세상에서 제일 부유한 나라인 미국에서 정작 국민들은 너무나 비싼 의료비 때문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시카고 시장은 예산 절감을 핑계삼아 공립학교를 50개나 폐쇄하고 있었다. 교육위원회는 (제발 자신의 학교를 내버려 달라는)아이의 눈물어린 호소에도 불구하고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많은 시민들이 반대하고 어린이들이 자신들이 다니던 학교에 다니고 싶어하는 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이유는 알렉(ALEC)이란 단체에 있었다. 이들은 정재계 인사들이 회원으로 있는 입법 추진을 위한 네트워크 인데, 그들은 학교도 시장처럼 상품을 진열하고 학부모와 아이가 고르는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당연히 이들은 부자이고 이들의 말은 소수인데도, 그들이 워낙 많은 돈을 가지고 있고, 이들의 영향력이 막강하기에 이들의 주장대로 세상이 움직이고 있었다. TV에 비친 99%의 미국인들은 매우 불행해보였다.

 

그러나 방송을 보는 내내 불편한 것은 이걸 그냥 남의 이야기를 치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도 철도와 가스에 이어 의료민영화가 활발하게 추진중이다.

 

의료민영화를 찬성하는 쪽에선 경쟁이 일어나서 가격이 떨어지고 서비스도 좋아진다 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 알 수 있듯이 민영화가 되면 서비스도 나빠지고 가격만 올라갈 뿐이다. ? 기업들은 이윤을 위해서 움직이는 집단이다.

 

그들은 환자로부터 많은 돈을 받기 위해 갖가지 청구목록을 만들고 터무니없이 부풀릴 가능성이 높다. 물론 초기엔 가격이 조금 떨어질 수도 있다. ‘민영화가 되니 좋네라는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서. 그러나 점점 가격을 올리고 종래는 미국처럼 과도한 의료비 청구 때문에 가정이 파괴되는 모습을 보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건 단순히 의료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공공 부분에 대해 민영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민영화가 되면 좋아지는 것은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 알 수 있듯이 없다. 민영화된 나라에선 (결론적으로) 가격은 천문학적으로 올라가고 서비스는 형편 없어졌다.

 

철도를 비롯한 공공부문을 국가에서 부담하는 것은 적자를 보더라도 국민 모두가 생활에 꼭 필요한 서비스를 받아보기 위함이다. 의료만 예를 들어도 현재 시골에 사는 이들은 도시에 사는 이들보다 그 혜택을 훨씬 적게 본다. 현 상황에서도 이런 불평등이 발생하는데, 민영화가 된다면? 그 다음은 상상조차 두렵다.

 

그렇다면 우린 어떻게 해야 하는가? 끊임없이 말해야 한다. 주장해야 한다! 99%는 끊임없이 여러 가지 채널을 통해서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이야기하고, 선거때마다 표를 통해서 이야기를 해야한다. 국민 스스로가 깨어나 있지 않으면, 오늘날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우리나라에도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참으로 보는 내내 남의 일 같지 않아서 그 어떤 공포물보다 무섭고도 오싹한 방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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