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김종국의 지나친 예능욕심, ‘해피투게더’

朱雀 2010. 2.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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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방송된 <해피투게더>를 보면서 문득문득 인상이 저절로 써졌다. 웃기기 위한 설정인 것은 알겠지만 다소 심한 김종국의 행동 때문이었다. 김종국은 <해피투게더>에서 내내 ‘군기반장’ 설정으로 임했다. 

마이티마우스의 쇼리가 깐족대자, ‘너 그러면 접어서 넣어버린다’라고 협박성 멘트를 날리고, 심지어 박명수가 다소 기분 나쁜 소리를 하면 ‘째려보는’ 듯한 표정을 지어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물론 사이사이 섹시웨이브도 보여주고, 브아걸의 ‘아브라카타브라’에 맞춰 시건방춤을 선보이며 웃음을 주기 위해 애쓴 흔적을 역력하게 보여줬다. 물론 이해한다.

 

김종국은 스스로 이야기했지만, 아이돌이 판치는 가요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애쓰고 고심할 지는 안봐도 비디오다. 허나 <해피투게더>에서 그가 보여준 행동은 다소 도가 지나치지 않았나 싶다.

김종국은 학창시절 잘 나간 것은 유명한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물론 지금은 연예인으로서 나름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가 방송에 임하는 자세를 보면 ‘성실한’ 느낌을 자주 받기 때문이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그의 ‘군기반장’같은 설정이다. 사람의 선입견이란 무섭다. 게다가 김종국은 덩치도 좋고 인상도 웃고 있지 않으면 다소 사나워 보이는 편이다. 따라서 그가 장난이라도 다소 심각한 표정을 짓고 말할 때 찡그리면, 보는 사람 입장에서 오해하기 쉽다.

박명수의 ‘호통’이 통하는 것은 그는 그 이후 곧장 망가지는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반면 김종국은 다르다. 그는 기본적으로 가수지, 예능인이 아니다. 물론 그가 <패떴>등을 통해 예능에서 많은 활약을 펼친 것은 안다. 그러나 <패떴>의 인기는 사그라 들었고, 김종국은 스스로 말했지만 대중의 관심은 이전만 못하다. 따라서 <패떴>에서 그가 이효리와 티격태격하면서 망가지는 것을 모르는 대다수의 대중들이 보기에 <해피투게더>에서 그가 한 행동들은 상당한 오해와 편견을 가지게 할 수 있다.

 

오늘날 가요계는 이전과 달라져서 가수활동보다 예능 출연을 더 많이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30대를 넘어선 가수로서 자신의 입지를 찾기 어려운 김종국의 상황은 현재 매우 절실할 것이다. 그가 말한 것처럼 종국은 <해피투게더>에 나온 인사들을 쭈욱 보고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지 판단하고 ‘군기반장’ 스타일로 밀고 나갔다. 그러나 위에서 말했지만 그의 약간 사나운 인상과 말투는 그의 의중과 다르게 ‘깍두기’스럽게 오해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

이는 김종국에게 상당한 마이너스가 되기 쉽다. 역시 위에서 지적했지만 오늘날 터프남으로 나가고 싶다면, 그 다음엔 여지없이 망가져줘야 한다. <해피투게더>에서 보여준 것처럼 적당히 망가지고, 봉선이를 보면서 ‘나는 너도 아쉽다’라는 식의 자학개그를 하면 웃기기보단 왠지 서글픈 느낌을 주는 면이 더 컸다.

그런 김종국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은 나르샤였다. 나르샤는 성인돌로 불릴만큼 ‘19금 이야기’를 자주 한다. 허나 그것은 ‘뻥토크’에 가깝다. 성인 유머는 여운이 남아 이야기한 사람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기 쉬운데, 나르샤는 그냥 웃고 넘어가게 만드는 힘이 있다.

 

‘가인이 쓰러졌을 때 특급 병실을 써서 서운했다’고 말했다가도, 가인이 ‘실은 협찬이라 아픈 데도 (광고)사진을 찍었다’는 말에 바로 사과를 하고, 눈 뜨고 자는 사실을 고백해 스스로 망가짐으로써 웃음을 줬다. 종국은 그런 나르샤의 예능감을 배워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 같다.

예능 토크에선 ‘치고 빠지는 것’이 확실해야 한다. 그의 넘치는 열정과 노력은 가상하다고 여겨지지만, 지금처럼 뭔가 부족한 설정과 행동은 오히려 스스로의 이미지를 다운시키는 행위라고 여겨진다. 예능에 욕심이 난다면, 좀더 스스로의 캐릭터에 대한 분석과 설정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지금처럼은 오히려 비호감 캐릭터로만 굳어지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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