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아이리스 2', 문제는 이지아가 아니다!

朱雀 2010. 4. 1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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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아가 <아이리스>의 스핀오프인 <아테나: 전쟁의 여신>(이하 <아테나>)에 합류한다. 이로써 차승원-정우성-수애를 잇는 주연이 모두 확정지은 셈이다. 차승원-정우선 캐스팅 당시, 모두들 반기는 분위기 였다면 이번엔 반대다. 

<태왕사신기>로 데뷔한 이지아가 <베토벤 바이러스>와 <스타일>에서 특유의 말광량이면서 오버스런 이미지가 굳어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아직 촬영도 시작 안했는데, 이지아를 향해 ‘미스 캐스팅’이란 말까지 나올 지경이다.

물론 필자도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만약 그녀의 최근작인 <스타일>처럼 연기한다면 이지아는 또 한번 호된 여론의 질타를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지아에게 <스타일>은 홍역 예방주사와 같다. 그녀는 스스로의 한계를 너무나 뼈아프게 알았고, 아마 <아테나>에선 연기에 변화를 줄 것이다.

필자가 <아테나>에 걱정하는 부분은 다른 부분이다. 바로 대본 문제다! <아이리스>의 경우 세명의 작가가 공동집필했다. 이들은 몇 년에 걸쳐 철저하게 연구하고, 세심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아이리스>는 ‘첩보 스릴러’라는 다소 생경한 장르에 도전해 성공을 거둔 유일한 사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첩보 스릴러’라는 장르를 가지고 이 정도와 완성도와 흥행성을 고루 갖춘 작품은 처음 있는 일이다.

 

아시아 각국은 물론 해외까지 수출될 수 있었던 데는 이런 전제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그러나 <아이리스>의 대본은 동시에 누구나 인정하지만 ‘아주 세밀’한 편은 되지 못한다.

현준의 행적에 대한 드문드문한 이야기와 등장인물과 이야기전개에 대한 지나친 축약과 생략은 시청자들이 사이사이 이야기를 ‘상상’해서 온라인 상에서 갑론을박을 벌이는 진풍경을 자아내기도 했다. <아이리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데는 대본의 힘도 어느 정도 있었지만, 이병헌-김승우-김소연 같은 대본 이상의 연기를 해내는 배우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런데 <아이리스>의 후속편인 <아테나>는 상대적으로나 절대적으로 사전준비기간이 너무 짧다! <아이리스>는 작년 12월 17일 종영했다. <아테나>의 촬영은 6월쯤에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단순 계산해도 대본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은 6개월이 채 되지 않는다. 대본에 들인 정확한 시간은 알 수 없지만, 해외 로케이션에 투자한 시간이 ‘1년’ 이란 점을 비춰봤을 때, 대본 구상과 집필은 분명 그 이상의 시간이 들였을 것이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아바타>가 제작에 10년이 넘게 걸리고 <아바타 2>가 2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 것은, 3D 구현을 위한 기자재 탓이었다. <아바타> 이전에는 기술력이 부족해, 각종 기자재와 관련 소프틑 제작했고, 이젠 그 툴을 가지고 <아바타 2>를 제작하기에 제작기잔이 이전보다 훨씬 짧아지는 것이다.

그러나 <아테나>는 다르다! <아이리스>의 후속작인 <아테나>는 대본에 관한 구상을 <아이리스>때 어느 정도 했다고 해도, 제대로 된 집필은 아니었을 것이다. 왜냐면, 200억이란 거대한 예산이 투여된 대작이 ‘성공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구체적인 집필에 들어갔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테나>는 <아이리스>가 확실히 성공하고, 시간적인 여유가 어느 정도 생긴 다음부터 집필에 들어갔을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아테나>의 전작인 <아이리스>는 밑밥만 뿌렸지, 하나도 제대로 설명된 것이 없다. 특히 의문의 조직 ‘아이리스’에 대해선 전혀 설명된 바가 없다. 따라서 후속작인 <아테나>에선 어떤 식으로도 이에 대한 설명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시청자들의 비난은 쇄도할 것이도, 짧은 사전준비기간의 문제는 단순히 대본에만 그치지 않는다. <아테나>는 <아이리스>보다 더 커진 스케일로 찍을 작정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해외 로케도 그만큼 늘어날 텐데, 그런 준비기간마저 짧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아이리스>도 사전준비기간이 충분치 않았고, 막바지에 이르러선 거의 생방송에 가까울 정도로 당일 촬영에 당일 편집해서 방송될 지경이었다. 그런데 현재 진행속도로 봐선 <아테나>도 거기서 자유롭지 못할 것 같다.

<아이리스>는 막바지에 이르러서 출연진과 스탭진이 잠을 며칠씩 못자서 쓰러지는 등의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개인적으론 <아테나>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사전준비기간을 좀 더 늘려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이리스>의 성공에 힘입어 최대한 빨리 후속편을 내서, 계속 흥행을 이어가고 싶어하는 제작사측의 열망은 모르는 바는 아니나, 자칫 욕심만 앞세워서 영상만 화려하고 기실 내용은 없는 대작 드라마가 또 하나 탄생할까봐 서다.

흥행도 좋고, 시청률도 좋지만. <아이리스>가 한편이 아니라 한국 최초로 시리즈로 성공하는 첩보 대작이 되고 싶다면, 그만큼 충분한 사전준비기간을 갖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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