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걸그룹 씨스타를 응원하게 된 이유

朱雀 2010. 7.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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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내가 씨스타를 응원하게 될 줄은 몰랐다. 데뷔한지 아직 채 한달도 안 된 이 걸그룹은 현재 ‘Push Push'라는 경쾌한 댄스곡을 데뷔곡을 열심히 밀고 있다.

불과 몇주전 내가 즐겨보는 각종 예능 프로의 끝 마무리에 이들의 뮤직비디오가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서 ‘소속사가 능력 좋네’라는 생각 정도만 했다. 허나 소녀시대-카라-2NE1-포미닛 등등 기존의 걸그룹과 차별화 되지 않는 댄스곡과 네명의 멤버 중 누구도 눈에 띠는 사람이 없어 별 다른 생각 없이 지나갔다. 아니, 내가 보는 프로에 계속해서 등장해서 ‘비호감’스런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근데 모두 알다사피 요즘은 새로운 걸그룹들이 제법 데뷔했다. 대표적인 걸그룹을 들어봐도 ‘제 2의 원더걸스’란 과분한 칭호를 단 미쓰에이, 며칠전 새롭게 데뷔한 걸스데이, 그리고 조금 다른 케이스지만 이른바 유닛 활동을 하고 있는 오렌지 캬라멜 등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등장한 걸그룹들을 보면 (개인적으로)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부분이지만, 미쓰에이의 경우는 보는 내내 마음이 편치 못하다. 박진영이 걸그룹에 대해 갖고 있던 이미지를 그대로 투영해낸 느낌이다.

 

뭔가 위험한 느낌이 드는 의상과 엉덩이를 비롯한 특정 신체부위를 강조하게 하는 댄스 동작은 마치 ‘박진영이 걸그룹이었다면 이런 춤을 추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원더걸스는 다섯 명의 멤버가 모두 귀엽고 키가 작기 때문에 ‘섹시 컨셉’을 내세우는 데 한계가 있었다. 미쓰에이는 원더걸스에서 제대로 시도해보지 못한 박진영식의 섹시 컨셉을 극한으로 밀어붙인 느낌이고, 가뜩이나 과한 섹시 컨셉이 범람하는 가요계에서 몇 발자국 더 나간 것 같아 거북하다. -게다가 에어로빅복이란 지적까지 나오는 타이트한 의상은 너무나 몸매를 드러내고 있다-

‘Bad Girl Good Girl'도 아직 10대인 멤버가 둘이나 속해 있는 팀이 부르기엔 ’성적인 욕망‘이 너무 강렬하게 포함되어 있지 않나 싶다. 게다가 딱히 미쓰에이만의 아우라도 무대위의 강렬한 포스도 없어 별다른 각인이 되질 않았다.

 

엊그제 처음 본 걸스데이는 존재감이 없었다. ‘갸우뚱’이란 신곡을 들고 나왔지만 기존의 가요와 별다른 차이가 없고, 멜로디에도 귀에 들어오는 부분이 없어서 더 이상 평할 가치를 느끼지 못하겠다.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팀인 애프터스쿨의 첫 유닛인 ‘오렌지 캬라멜’의 경우, 슈퍼모델급의 세 멤버(리지, 나나, 레이나)를 데려와서 이 정도 퍼포먼스와 노래를 들려줄 수 밖에 없는지 의아했다.

누구보다 우월한 기럭지와 몸매를 가져 경쾌한 댄스곡에 괜찮은 섹시 컨셉만 갖추면 그럭저럭 괜찮은 반응을 이끌 수 있고, 섹시 컨셉이 아니래도 포스를 갖춘 무대만 보여준다면 멋진 모습을 당장 보여줄 수 있는 팀임에도, 오히려 과한 귀여움으로 중무장해 보는 내내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일본 애니메이션 주제가 등에서 차용한 듯한 느낌의 무대의상과 노래 등은 21세기 우리 가요 프로에 맞는 것인지 의아할 지경이다. 만약 새로운 해석과 창작이 이루어졌다면 또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그냥 가져다 쓴 느낌의 곡과 무대로선 ‘오렌지 캬라멜’만의 매력이 전혀 묻어나질 않는다.

그래서 결국 눈에 들어온 새로운 걸그룹의 선두는 씨스타가 되어버렸다. 씨스타 역시 아직 데뷔한지 얼마 안된 탓인지, 존재감이 약하긴 하다. 심지어 <세바퀴>에 지난 토요일에 출연했지만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질 못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세바퀴>에서 조권은 씨스타를 지칭해 ‘신인 여자 그룹 중에 가장 잘하는 것 같아요’라는 극찬을 했다. 물론 같은 예능 프로에 출연했기 때문에, 덕담으로 한 말일 것이다. 그러나 누구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신인 걸그룹들을 보는 입장에서 느낀 바가 있어서 한 말이 아닐까 싶다. 결국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대부분 비슷하니 말이다.

 

 그러나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가사와 경쾌한 멜로디는 당연 최근 나오는 걸그룹 가운데 최고라고 여겨진다. 2NE1만큼의 개성적인 느낌은 없지만, f(x)처럼 멤버들의 외모가 극강은 아니지만, 친근하고 귀엽고 어딘가 정이 가는 느낌은 보면 볼수록 새록새록 들 지경이다.

 

고로 이제 나는 새로 나온 걸그룹 중에선 ‘씨스타’를 응원할 작정이다. 소녀시대를 이어 나온 f(x)는 10대의 감성을 노래한다는 핑계로 알 수 없는 가사와 이해할 수 없는 컨셉을 들고 나온 것보다, 씨스타처럼 비록 차별화는 안되지만 경쾌하고 귀에 쏙쏙 들어오는 차라리 듣기 편한 댄스곡이 좋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들은 다른 신진 걸그룹들이 보여주지 못하는 통통튀는 걸그룹만의 매력을 어느 정도까진 보여주고 있다-

최소한 ‘난’척 하지 않고, 대중의 기호를 확실히 읽고 다가가는 그 컨셉을 응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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