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보스를 지켜라’는 ‘시크릿 가든’의 코믹판이다?!

朱雀 2011. 8. 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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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재밌게 본 드라마를 꼽으라면 <보스를 지켜라>를 들고 싶다. 고등학교 시절 좀 놀았던 노은설(최강희)가 신입사원이 되기 위해(2화에선 비서직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린 <보스를 지켜라>는 실로 오랜만에 보는 유쾌+상쾌+통쾌한 드라마라 할 수 있다.

 

우선 노은설은 학교짱을 먹을 정도로 엄청난 싸움실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무슨 이유에선가 남들처럼 살아보기 위해 신입사원이 되기 위해 엄청난 면접을 치러냈다. 거기서 보여준 그녀의 모습은 귀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처절하다.

 

그러나 오늘날 수십 번 면접을 보는 것이 기본이 되어버린 현세대에게 그건 자신들의 삶을 쉽게 투영할 수 있는 장치가 되어버렸다. 어렵게 들어간 첫 번째 회사가 실상 알고 보니 대부업체였고, 설상가상으로 사장이 성추행을 하는 과정에서 참다참다가 화장실에 들어가 한방에 제압하고 내가 너 같은 x 밑에 들어가려고 그동안 공부한 줄 알어?’라고 일갈하는 장면은 실로 후련해지는 통쾌함을 느끼게 한다.

 

그뿐인가? 노은설은 나이트클럽에서 수십 명의 어깨들을 통쾌하게 때려눕히는 파워를 구사함으로서 호쾌함을 선사한다. 물론 이것은 전혀 말이 안 되는 상황이란 것을 알지만, 드라마를 보는 입장에선 저도 모르게 노은설에게 이입하고 보게 될만큼 최강희의 연기력과 상황묘사는 뛰어났다.

 

또한 1화 마지막에 노은설이 모셔야할 보스로 등장한 차지헌(지성)은 어떠한가? 그는 어떤 이유에선가 공황장애가 있는데, 그룹후계자인 탓에 남들에게 알려져선 안 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제대로 회사간부들 앞에서 브리핑을 하지 못하면서도 귀찮아서 안해라는 식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건방진 재벌 3쯤으로 만들어 버리는 인물이다.

 

그런 공황장애에도 불구하고 그가 자신을 골탕먹인 노은설을 골탕 먹이기 위해 여러 가지 깐깐한 심부름을 시켜서 골탕을 먹이는 장면은 매우 코믹적이다. 노은설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고 말할 정도로, 영화를 패러디한 장면이지만 유쾌하고 웃으면서 이해할 정도로 잘 코믹화해서 작품내에 삽입시켰다.

 

<시크릿 가든>도 그랬지만 <보스를 지켜라>는 여성들이 좋아하는 로맨스 코메디의 모든 요소를 집대성해 놓았다. 물론 그 과정에서 변화는 있었다. 여주인공인 노은설은 비록 평민(?)이지만, 무능력하고 수동적인 여성이 아니다. 그녀는 과거에 좀 놀았던 여성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인물은 수십 명의 남자라 할지라도 한번에 제압할 정도의 인물이다. 또한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나설 정도로 몹시 활발하다. -길라임과 비슷하지 않은가?-

 

백마탄 왕자인 차지헌은 제벌 3세지만, 여러모로 흠이 많다. 그는 속이 좁고 슈퍼히어로물을 좋아할 정도로 아이스런 구석이 많다. 공황장애를 비롯한 정신적인 문제가 있고, 주변에 변변한 친구조차 없는 외로운 인물이다. 그러나 2화에서 드러난 것처럼 자신의 비서인 노은설이 주변 비서들에게 당하자, 나서서 방어해줄 정도이며,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아버지 앞에 나섰다가 대신 맞자, 바르는 연고를 슬쩍 밀어낼 정도로 다정함을 지니고 있다. -김주원처럼 까칠하지만 사회지도층의 면모는 어느 정도 갖춘 듯? ^^-

 

당연한 이야기지만, 노은설과 차지헌은 이런 저런 과정을 거치면서 분명 사랑에 빠질 것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노은설을 취직시킨 장본인인 차무원(김재중)은 그녀를 좋아하게 될 것이고, 차지헌의 옛 연인인 서나윤(왕지혜)4각관계를 이루게 될 것이다.

 

<보스를 지켜라>를 이런저런 면에서 <시크릿 가든>을 떠올리게 한다. 우선 길나임처럼 노은설은 터프한 매력이 철철 넘친다. 김주원처럼 차지헌은 공황장애 같은 정신병을 가지고 있다.

 

<시크릿 가든>처럼 차지헌의 공황장애는 두 사람의 사랑을 강하게 해줄 요소이자, 훗날 반전의 요소로 사용될 것이 분명하다. 이런 몇 가지 공통점만을 가지고 <시크릿 가든><보스를 지켜라>를 한 자리에 놓고 비교한다면 부당할 것이다.

 

<보스를 지켜라><시크릿 가든>을 연상시키는 것은, <시크릿 가든>처럼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잔뜩 집어넣었기 때문이다. 지성이 연기하는 재벌 3세 차지헌은 무례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인물 같지만, 사실은 여리고 문제가 많으며 나름의 매력을 가진 인물이다. 게다가 1~2화에서 지성의 멋진 연기력은 시청자들에게 매력을 각인시킬 만큼의 위력을 발휘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여주인공인 최강희는 특유의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불러 모았다. 최강희의 가장 큰 매력은 호감형 인물이란 사실이다. 최강희는 요즘 드라마 여배우들처럼 화려한 외모는 아니지만, 정감이 가고 친근한 얼굴이다. 또한 한번 뚜껑이 열리면 물불 안 가리지만, 직장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참신함 매력은 시청자를 폭소케 하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보스를 지켜라>의 강점은 집중력 높은 이야기 전개에 있다. 오늘날 대다수 드라마들은 지루함이 종종 느껴질 정로 이야기 전개에 허점을 자주 보이는 편이다. 이에 반해 <보스를 지켜라>는 단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속도감을 보여줬다. 만약 이런 호흡을 잃지 않고 간다면, <공주의 남자>에게서 수목극 1위를 가져오는 정도가 아니라 20%, 아니 30%대의 시청률도 가능하다고 여겨진다.

 

최대 불안요소로 여겨졌던 차무원 역의 김재중의 연기력도 괜찮았으며, 박영규를 비롯한 화려한 조연진의 훌륭한 연기력 역시 극의 재미와 감칠맛을 더하고 있다. 코믹적인 요소가 많으면서도 중간중간 심각함과 진지함을 잃지 않는 <보스를 지켜라>의 다채로운 매력은 벌써부터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과연 <보스를 지켜라>가 다음주에도 계속해서 매력을 발산할지 기대가 몹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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