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이 연예대상? 기막힌 KBS의 꼼수!

어제 ‘KBS 연예대상’을 본 이들이라면 분노의 한마디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한해 동안 열심히 KBS를 위해 노력한 이들은 젖혀두고 다소 엉뚱한 이들(?)에게 상이 갔기 때문이다.

 

물론 <1박 2일>이 KBS의 간판예능이란 사실은 인정한다. 그러나 현재 수 많은 악재 속에서 서서히 몰락하고 있지 않은가? 물론 강호동이 하차한 이후로 나영석 PD와 이수근-이승기-은지원-엄태웅-김종민이 눈물겹도록 최선을 다한 사실은 인정한다. 또한 <1박 2일>이 국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사실도 기억한다.

 

그러나 그들 이외에도 대상후보에 오른 유재석과 김병만은 충분히 받을만한 인물들이라고 생각한다. 유재석은 <해피투게더>를 이끌면서 목요일 밤의 절대강자로 군림하게 만들었고, 김병만은 얼마 전 종영한 <달인쇼>코너로 얼마나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가? 그들이 후보로 오른 지 벌써 몇해던가?

 

좋다! 유재석은 MBC에서 <무한도전>, SBS에선 <런닝맨>으로 각각 연예대상이 유력하다고 치자! 그동안 KBS를 위해 육체는 물론이요 영혼까지 불사른 김병만은 도대체 무슨 죄가 있는 말인가?

 

이경규야 작년에 받았으니 올해 주기 애매하고, 신동엽은 약했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그러나 정작 후보에도 없던 <1박 2일>이 연예대상을 차지한 사실은 시청자들을 뜨악하게 만드는 일이다.

 

애초에 <1박 2일>팀이 후보로 올라갔다면 이렇게 황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5명의 후보를 정해놓고, 결국 시상식에선 <1박 2일>팀에게 준 것은 KBS 스스로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만 것이다!

 

씁쓸한 유재석의 표정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얼마나 찹잡할까?

이건 왜냐하면 시청자와 후보자들을 기만한 꼴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수근의 입장에서도 참 애매할 것이다. 이수근은 애초에 연예대상 후보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에, 네티즌들 사이에서 설왕설래가 많았고, 심지어 <승승장구>에서 함께 MBC를 보는 김승우까지 시상식의 사회자로 함께 나와서 지적질을 할 정도로 의아해했다.

 

상이란 것은 1년간의 노고를 치하하고 결속력을 다져서 내년을 준비하기 위한 중요한 이벤트이다! 상의 권위는 누가 봐도 인정할 수 있고, 공감이 가야지만 받는 이도 뿌듯하고, 주는 이도 권위가 서는 것이다.

 

이승기 개인에겐 주기 어려우니 꼼수를 썼다는 생각이 보자마자 들 지경이었다. 참으로
우습고 답답한 노릇이다.

그런데 애초 공지된 것과 달리 <1박 2일>팀이 수상함으로써 KBS 연예대상은 스스로의 이미지와 권위를 실추시켰다. 이건 한마디로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1박 2일>을 떠난 강호동에 대한 미련(?)과 아직 연예대상을 주기엔 참으로 애매한 이승기를 배려하고, 공중파 3사의 리얼 버라이어티의 최강자였던 <1박 2일>의 호시절을 기억하는 KBS가 스스로를 위로하는 상이란 평가 외엔 해줄 말이 없다.

 

대상후보에서 제외되어 동정표를 받던 이수근은 <1박 2일>팀이 대상을 수상함으로써
처지가 애매해졌다.

차라리 김병만이 수상하던가, 유재석-김병만이 공동수상했으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을 것인데...안타까움과 답답함이 앞선다. 시청자 의견란에 왜 불만의 목소리가 폭주하는지 KBS는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여자 신인상을 ‘헬스걸’의 이희경이 받고, 남자 신인상을 ‘감사합니다’에서 활약한 정태호가 받아서 흐뭇하게 바라보던 시상식은 이상한 끝맺음으로 모든 시상자들을 씁쓸하게 만들고, 3시간 가까이 생방송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면서 이런 어이없는 순간을 맞이하긴 참으로 오랜만인 듯 싶다. 덕분에 2011년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 KBS방송국이 고맙다! 덕분에 평생의 추억거리가 생겨버렸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