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누가 김태희를 일본에서 쫓아내는가? ‘그것이 알고싶다’

朱雀 2012. 3. 1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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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것이 알고 싶다>는 현재 일본내에서 한류 못지 않게 퍼져 나가는 혐한류에 대해 나름 깊은 취재를 했다. 물론 아쉬움은 많았지만...<그것이 알고 싶다>는 일본에서 일부 우익인사들에 의해 퇴출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김태희를 제목으로 내세웠다.

 

처음 많은 이들이 그렇겠지만 필자 역시 일부 위기감을 느낀 이들의 단순한 시위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나 방송을 보면서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함을 느꼈다. 사쿠라이 마코토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한 재특회의 활동은 상상초월 그 자체였다!

 

그들은 가두시위를 벌이고 한국인을 죽여라!’라는 선동적인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일본과 일본인에 대해 관심이 있는 이들은 금방 느끼겠지만, 일본인은 기본적으로 과격한 발언을 하거나 행동을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따라서 20-30대의 젊은이들이 주축이 된 재특회 같은 단체에 소속된 그들의 과격한 행동과 주장은 두렵게 다가올 지경이었다. 그들이 표적으로 삼은 김태희는 7년 전 독도는 한국땅이라고 동생 이완과 함께 홍보대사를 한 일을 문제 삼은 것이다.

 

방송에서 지적한 부분이지만 그 당시 김태희는 그런 발언을 하고도 일본에서 활동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새삼 김태희를 표적으로 삼은 것엔 뭔가 다른 이유가 있다고 보는 것이 당연한 논리적 순서일 것이다.

 

사쿠라이 마코토를 비롯한 재특회의 주장을 들어보면 황당하기 그지 없다. 소녀시대와 카라 같은 한류를 이끄는 걸그룹이 과장되어 있고, 한국정부와 일부 일본 기업들이 한류열풍을 조작하고 과장하고 있다는 식이다.

 

이런 황당한 주장은 얼마 전 국내 인터넷에서 소개되어 파문이 인 한 일본만화를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거기선 소녀시대와 카라를 실제로 거론하며 성접대설과 한국정부가 한류열풍을 위해 16천억엔의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는 황당한 식의 발언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만화가 웹툰이나 그냥 실린 게 아니라, 상업잡지에  버젓이 실려서 팔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여론조작을 하면서 돈까지는 버는 셈이니...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이뿐만이 아니다! 재특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사쿠라이 마코토의 신상도 매우 흥미로운 부빈이다
. 그는 고등학생 때만 해도 조용하고 얌전한 인물이었단다. 그러나 26세때 도쿄에 와서 경비 아르바이트를 비롯한 비상근 직원으로 근무했던 인물이다. 한마디로 별 볼일 없는 인물이었다.

 

그런 그는 인터넷에서 한국인들과 게시판에서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주장을 하면서 유명해졌고, 그런 주장은 일부 인터넷 우익들과 우익성향의 언론매체의 주목을 받고 세상으로 나오게 되었다.

 

, 추론해보면 그는 돈과 명성을 얻기 위해 황당한 주장을 늘어놓고 있는 셈이다. 그는 재일조선인을 거론하면서 특권을 누리고 있고, '종군위안부는 매춘부' 라는 식의 우리 한국인으로선 들으면 들을수록 화가 나는 발언들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식의 자극적인 발언은 비슷한 처지의 젊은이들에게 먹혀들어가면서, 함께 거리로 나와서 시위를 하고, 자신들의 발언과 활동을 인터넷에 동영상과 게시판에 실시간으로 올리면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었다. 따라서 거기엔 특별한 철학이나 목적 보다는 그저 분노와 사회에 연결되고 싶은 의식만이 있을 뿐이었다.

 

일본은 우리보다 더욱 심각한 경제상태에 처해있다. 청년실업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지 오래이며, 일본의 자민당 정권이 몰락하고, 민주당이 집권한 주요한 이유중의 하나이다.

 

오늘날 일본 젊은이들은 정규직은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이른바 니트족이 백만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지 못하고 오랫동안 지내게 되면, 스스로 모멸감을 갖게 되고 괴로움에 공격적인 성향을 띠기 쉽다.

 

게다가 일본의 문제는 단순히 경기침체에만 있지 않다. 중산층은 해체된지 오래되었고, 어떻게 해도 여기서 벗어날 방법은 도무지 보이질 않는다. 게다가 일본은 업친 데 덮친 격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다들 흉흉해져 있다. 그것도 부족해서 일본 내에선 몇 년내로 도쿄에 엄청난 대지진이 벌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런 내외적인 문제는 일본인들을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다. 역사적으로 많이 봐온 일이지만, 사람은 극단적인 상황에 몰리면 분노를 풀 대상을 찾기 마련이다. 일본인들은 그 대상으로 재일 한국인과 한국인 그리고 중국인 등의 외국인에게 향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이런 몇 명의 선정적인 구호에 실의에 빠진 젊은이들이 동조하고 나서고 있으며, 뒤에선 일본 우익인사들과 몇몇 관련단체들이 여기에 관련되어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는 점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김상중이 지적했지만 1차대전 이후 패전국으로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한 독일국민들은 히틀러에게 자극을 받아 그를 민주적인 절차인 투표를 통해 총통으로 뽑았다. 그리고 잘 알다시피 전 독일인의 지지를 받은 히틀러는 무려 600만명에 이르는 유태인을 학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일본 역시 비슷한 시기에 우리나라와 중국을 비롯한 침략하고, 여성을 강제로 끌고가서 능욕하고, 남자들은 강제징용을 시켰다. 그 만행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면서 우려스러운 점은 무엇보다 일본 젊은이들이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는 제대로 된 역사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런 일본의 상황은 단순히 남의 일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우리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 역시 경기불황으로 인해 자영업자가 전체 경제인구의 40%나 되는 상황에 몰려있다. 그러나 자영업은 10군데 주 한군데가 성공할 정도로 매우 상황이 좋지 않다.

 

국내 경제활동인구 중에 니트족 인구는 200만 명이 넘어섰고, 20~30대의 청년실업자 역시 1백만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게다가 우리 역시 일본과 비슷하게 단일민족으로 다른 민족을 배척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것도 부족해서 현재 우리 역시 영어를 비롯한 다른 과목에 밀려서 제대로 된 국사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날이 갈수록 심해져 가는 양극화와 사회에 대해 불만이 늘어가는 상황. 앞날이 보이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 정말 오늘날 일본과 비슷하지 않은가?

 

오늘날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13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사회적 상황이 안좋아지면 내국인은 그 분노의 화살을 외국인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위에서 든 일본과 히틀러 치하의 독일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 할 것이다.

 

우리 역시 그렇게 될 가능성은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히틀러가 처음 등장했을때만 그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는 이는 거의 없었다. 정치인들은 그를 비웃고 무시했다. 그러나 결과는? 우리가 알고 있다시피 무시무시한 2차대전을 불러왔다.

 

오늘날 일본에서 우익이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것은 사회적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을 하는 것은 뼈아픈 고통과 인내를 요구한다. 그러나 단순히 어떤 대상을 적으로 삼아 분노하고 공격하기란 매우 쉬운 일이다
 

조직적으로 인터넷을 사용하며 혐한류를 일으키는 일본 내 넷우익의 현 활동에 대해 우린 주목해야 한다. 아울러 우리 역시 반면교사로 삼아 그런 일을 우리가 벌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남의 일로만 치부할 수가 없어서 더욱 공포스러운 방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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