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조인성은 결국 죽는다?! ‘ 그 겨울 바람이 분다’

朱雀 2013. 3. 8.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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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이 등장하는 것은 결국 터지기 위해서이다! 영화에 폭탄이 나오는 이유를 이보다 더 잘 설명한 문구가 또 있을까? 폭탄이 나왔는데 터지지 않는다면? 그것처럼 맥 빠지는 일도 없을 것이며, 영화의 흥미도는 엄청나게 반감될 것이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조인성이 연기하는 극중 오수는 현재 위기에 처해있다. 오수를 너무나 사랑하는 진소라는 김사장의 돈 70억을 몰래 빼돌리고 그 모든 혐의를 오수에게 뒤집어씌웠다. 자신의 곁을 떠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덕분에 김사장은 해결사 조무철에게 돈을 찾아오도록 했고, 조무철은 100일간의 유예기간을 주고, 그때까지 돈을 가져오지 못하면 목숨을 가져가겠다고 오수에게 선언한 상황이다.

 

9화까지 방송된 현재 오수에게 남은 시간은 약 30. 조무철이 시시때때로 오수에게 남은 일수를 말해주는 장면은 시한폭탄의 남겨진 시간처럼, 아슬아슬함을 더해서 눈을 돌릴 수 없는 위력을 발휘한다.

 

현재 극중에서 시한부의 삶을 살아가는 인물로는 누구보다 조무철을 꼽을 수 있다. 얼마 전 방송에서 조무철에겐 약 2달 정도의 삶이 남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처음 등장했을 때 오수에게 혼자 보내거나, 힘이 부치면 같이 가겠다라고 한 말에는 그의 얼마 남지 않은 생에 대한 암시가 담겨 있었던 셈이다.

 

다음으로 현재 뇌종양이 의심되는 오영을 들 수 있다. 그녀는 누구보다 죽고 싶어하고, 실제로 몇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다. 또한 최근 들어서 자주 심한 두통으로 고생하는 그녀는 시한부 삶을 의심케 한다.

 

그러나 그 부분이 오히려 다른 의심을 키운다. 9화에선 등장하지 않았지만, 8화까지 가장 많이 나온 대사가 바로 너는 가고 나는 남는다라는 말이었다.

 

오영이 오수에게 한 이 말은, 애초에 이탈리아로 떠난다고 석달 정도만 머물겠다고 한 오수의 말 때문이었다. 오수가 데드라인을 정한 것은 78억을 그때까지 갚지 못하면 자신이 죽기 때문이었다. 말 그대로 데드라인이며, '시한부 아닌 시한부'라 할 수 있다.

 

반면 오영은 앞서 말했지만 눈이 보이지 않게 된 이후, 누구보다 죽음에 이르고 싶어하는 인물이 되었다. 오수를 처음 만났을 때 죽여달라고 부탁을 하고, 그의 앞에서 자살을 몇 번이나 시도했다.

 

그러나 그녀의 그런 몸부림은 오히려 역설적으로 살고 싶다라고 읽혀진다. 일단 그녀가 한 모든 자살시도는 옆에 오수가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지하철에서, 계곡에서. 정말 자살할 생각이었다면,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시도하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녀는 자살시도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서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받고 싶어하는, 삐뚤어진 마음을 가진 건 아닐까?

 

극중에서 오영은 마치 시한부 삶을 사는 것 같은 강한 암시를 주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의심이 간다. 현재 가짜오빠 행세를 하는 오수는 오영을 누구보다 사랑하게 되었다. 하여 진심으로 그녀의 눈을 고쳐주고, 고통을 없애주고 싶어한다.

 

그래서 자신의 거짓말이 들통나서 정체가 드러나기 직전의 상황에서도 오히려 오영을 챙기기만 바쁘다. 이런 오수의 모습은 그가 비참한 최후를 맡게 될 대목을 암시한다고 여겨진다. 아울러 8화까지 가장 많이 한 대사인 너는 가고 나는 남는다라는 말은, 액면 그대로가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여겨진다. 바로 오수는 죽고, 오영은 살아남는 방식으로.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현재 나무 밑에 버려진 오수의 친모가 누구인지 전혀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드라마 첫 도입부에 나온 이 강렬한 의문이 극 마지막까지 풀리지 않으리라곤 여겨지지 않는다.

 

서두에 밝힌 것처럼, 폭탄은 터지기 위해 등장한다! 오수의 친모가 누구인지는 반드시 밝혀져야 하는 대목이다. 또한 그런 인물은 현재 극에서 활약하는 인물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 의미에서 오수의 어머니는 왕비서일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그녀는 이상하게 오영에게 집착하고 있다. 만약 돈이나 PL그룹이 목표였다면, 다른 방법도 많았다. 아마도 갓난아기인 오수를 버리고 그 죄책감과 상실감 때문에 자신에게 의지했던 오영에게 집착한 것은 아닐까?

 

또한 왕비서의 등장하지 않은 혈육은 현재 오수의 목을 잡고 있는 김사장일 가능성도 꽤 있다고 본다. 그런 식으로 출생의 비밀(?)이 밝혀진다면,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반전으로 꽤 괜찮은 대목이라 여겨진다. 물론 너무 진부한 설정이긴 하지만.

 

오수는 그에게 엄청나게 집착하는 미저리 진소라, (오수가) 19살 때 자신의 눈앞에서 죽은 문희주 때문에 해결사가 된 조무철, 오수가 자신에게 건네준 약이 동물들 안락사에 쓰이는 약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오영, 그의 정체를 알아채고 있는 장변호사, 왕비서 등등으로 인해 시시각각 위협을 받고 있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결말엔 오수는 결국 어떤 식으로든 죽음으로 퇴장하고, 오영은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아서 낫고 둘이 함께 갔던 겨울산에서 수천개의 풍경 소리가 울려퍼지는 듯한 광경을 보며 눈물 짓는 장면이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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