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누구를 위한 먹방인가? ‘런닝맨’

朱雀 2013. 6. 3. 09:38
728x90
반응형


어제 런닝맨은 말 그대로 먹방위주로 방송되었다. 먹보드레이스란 제목 하에 주사위를 굴려서 게임을 했는데, 거의 대다수가 어떻게든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것이었다. 심지어 게스트로는 식신 정준하가 출연해서 그야말로 먹방 예능화를 끝을 달렸다!

 

정준하는 오랜 시간동안 유재석과 하하와 함께 <무한도전>에 출연한 만큼, 그야말로 찰떡궁합을 선보였다! 아직 먹보드레이스를 하기 전인데도, 콩국수와 오리주물럭을 가상으로 먹는 그의 모습은 새삼 그가 식신이란 사실을 떠올리게 했다. 결국엔 아직 게임을 시작하기도 전에 옥수수를 사서 흡입하는 그의 모습은 음식에 대한 그의 끝없는 집념을 엿보이게 했다.

 

고공배트민턴 시합때는 고소공포증 때문에 어쩔 줄 몰라하던 정준하가 시합이 끝나자마자 제공된 막국수를 그야말로 젓가락질 몇 번에 없애는 광경은 먹방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었다.

 

파랑팀인 송지효-하하가 함께 군고구마를 먹다가 개리가 고구마가 쉬었다며 하소연하자 참지 못하고 웃는 광경. 묵사발을 생각보다 맛나게 먹던 소이현이, 묵사발군단에게 처참하게 당하자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입안의 음식물을 뿜어내던 장면들은 음식과 예능을 그야말로 적절하게 섞은 <런닝맨>의 위엄을 보여주는 명장면이었다!

 

그러나 이번 먹보드 레이스를 보면서 우선 다행이라 생각된 점은 늘 바쁘게 움직이면서 식사도 제대로 못할 것 같던 런닝맨 멤버들이 간만에 포식을 했다는 점이다!

 

오늘날 예능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런닝맨>이 아니더라도 상당수가 야외에서 이루어지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쉴새 없이 뛰어다녀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제작진이 최대한 출연자들을 배려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바쁜 일정상 녹화 시간에는 출연자들의 끼니를 제대로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을 것 같다. <런닝맨>을 보면서 출연자들이 배고프다고 호소하거나, 쉬는 시간 짬잠이 과자같은 간식거리를 먹으면서 견디는 경우를 자주 본지라 왠지 모르게 마음 한켠이 뭉클했다.

 

안타까운 경우로는 포식한 정준하와 지석진이 유재석이 운전하는 차안에서 졸고 있는 광경이었다. 포식한 그들로서는 식곤증이 오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장난끼가 돈 유재석이 조수석의 정준하를 깨우긴 했지만, 아마 유재석도 그 누구보다 가장 피곤했을 것이다.

 

<런닝맨>이 어떤 프로인가? 제목처럼 쉴새없이 움직여야만 하는 프로가 아니던가? 따라서 정신없이 게임을 하던 출연자들이 이동시간에 차안에서 조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그런 모습은 보는 기분은 정말 짠했다.

 

마지막 게임인 도미노 게임을 보는 기분도 묘했다! 도미노란게 어떤 게임이던가? 불과 몇분도 안되는 시간에 도미노가 무너지는 광경을 보기 위해 몇시간 때론 며칠을 수십명이 고생해서 도미노를 깔아야만 하는 게임이 아니던가?

 

도미노는 그 특성상 조금만 잘못 놔도 중간에 끊겨서 실패하고 만다. 공든탑이 무너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최선을 다해 조심조심 놔야만 한다. 어제 <런닝맨>에서 마지막 게임으로 도미노게임을 한 것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고 본다.

 

오늘날 예능은 그야말로 시청자들에게 기쁨과 재미를 주기 위해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혼연일체가 되어서 그야말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최선을 다한다고 시청률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허나 제작진과 출연자가 할수 있는 것은 말그대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런닝맨>은 프로그램의 특징상 다른 예능에 비해 2배 이상의 카메라가 동원되는 것으로 안다.

 

그것들을 모두 보고 편집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닐 것이며, 매주 다른 게임을 짜내서 하는 것도, 그 게임 안에서 예능감으로 상황극을 만들어서 반전을 주는 것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도미노게임은 그런 예능의 어려움을 그야말로 제대로 비유해서 보여준 대목이 아닐까 싶다. 먹방이 대세인 예능 시대에, ‘먹방만을 가지고 재밌는 게임을 만들어내고, 출연자와 시청자가 모두 즐겁고 행복하게 볼 수 있는 에피소드를 제작해낸 <런닝맨>에게 박수를 보낼 뿐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