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지금 당신의 권력은 어디 있습니까? ‘최후의 권력’

朱雀 2013. 12. 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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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남성이 있다. 그는 재벌가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말 그대로 태어날 때부터 은수저를 입에 물고 나왔다. 그는 부동산과 관련된 여러 개의 사업체를 지니고 있고, 수십대의 스포츠카를 가지고 있으며 일반인들은 상상할 수 없는 호사를 누린다.

 

여기 한 여성이 있다. 그녀는 중국인으로 태어났지만 현재 호적이 없다. 한마디로 유령국민이다. 그녀가 그렇게 된 이유는 둘째딸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중국의 산아제한정책에 따라 그녀는 정식국민이 될 수 없다. 그녀는 국민이 아니기에 의무교육을 받을 수도 없고 취직도 할 수 없다. 당연히 결혼도 할 수 없으며 남들은 당연히 누리며 살 모든 것들이 그녀에겐 그저 간절한 소망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바로 이웃나라 중국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인구 13억명. 고속 경제성장으로 미국을 넘어서서 최대강대국으로 발돋움하고 있지만, 중국은 소수의 부자들과 90%의 절대빈곤층의 심각한 소득불균형으로 문제가 많다.

 

첫 번째 사연의 주인공인 왕 밍리우는 한해 12천억원을 벌어들이는 사업체의 CEO. 그가 사업을 위해 가장 주력하는 것은 놀랍게도 인맥 쌓기다! 그가 1학기 수업료만 수천만원에 달하는 학교에 다니는 이유는 인맥을 쌓기 위해서다. 중국 상위 1%만 다닌다는 학교에서 배우는 수업은 세계 최고의 학자들을 초빙해서 강의하는 것이지만, 기실 그의 사업에 도움이 되는 것은 학교를 통해서 만나는 학우들이다.

 

그 학우들은 정재계 인사들이며, 30% 정도는 정치권 인물들이다. 꽌시라 불리는 이런 관계는 불가능한 일들도 가능케 한다. 두 번째 사연의 주인공인 리쉬에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탓에 평생 유령으로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잘 나가는 사업가 집안에서 두 명의 아이를 키우면서 호주와 미국으로 아이들을 유학 보내면서 아무런 문제없이 살고 있다. 바로 꽌시의 힘이다!

 

물론 인맥은 중국에서만 통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가 왜 기를 쓰고 서울대를 비롯한 일류대에 진학하려고 노력하는가? 바로 학연을 통해서 인맥을 쌓고 그런 인맥을 통해서 출세를 하기 위해서다.

 

소위 좋은 대학에 진학할수록 그 사람의 삶은 더욱 살기 편안하고 윤택해질 가능성이 높다. 왜 인맥에 기대는가? 정상적인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는 일들이 많다고 믿기 때문이다.

 

여기 다른 나라가 있다. 이태리에 위치한 산마니노라는 작은 지방에서 벌써 1,300년째 로마때처럼 집정관을 비롯한 의원들이 국민에 의해 선출되고 그들은 철저히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의원들은 각자 생업이 있어서 평상시에는 농부로서 슈퍼마켓 직원으로 세탁소 주인으로 일을 하고 있다. 주민들은 국회의원을 만나기 위해서 사무소가 아니라 그들의 가게에 들리고, 언제든지 자신의 불편함과 정치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산마리노의 국회의원들은 주차증과 약간의 수당외엔 아무런 특권이 없었다. 그들은 한국 국회의원들이 누리는 특권 리스트를 보면서 놀라워하고, 딱 한마디만 했다. ‘(산마리노 국회의원에게) 모두 해당사항이 아닙니다

 

산마리노는 너무 남의 이야기 같다고? 그럼 스위스의 글라루스에서 벌어지는 직접 민주주의의 현장으로 가보자! 이곳에서 아직도 광장에서 모든 법안에 대해 직접 국민들이 투표를 해서 결정하고 있었다.

 

이런 전통은 빌헬름 텔이 활약했던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에게 빌헬름 텔은 그저 단순히 아들의 머리위에 사과를 놓고 쏜 명사수 정도다. 그러나 그는 자유와 정의를 위해서 싸운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가 사랑하는 아들의 머리 위에 사과를 놓고 쏴야했던 이유도 귀족에게 경의를 표하지 않았다가 벌을 받은 탓이었다. 그는 아들의 머리위에 놓은 사과를 명중한 이후 바로 다른 화살로 귀족을 쏘고, 스위스를 억압하는 합스부르크 왕가에 대항해서 민중을 이끌어서 대항했다.

 

스위스 국민들은 자신들을 지배하고 억압하던 대상과 오랜세월 동안 싸워왔고, 그 피의 댓가로 오늘날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었다. 따라서 오늘날 스위스 국민들은 자신의 자유와 권리를 위해 언제든지 싸울 준비가 되어 있었다.

 

안타깝게도 이 특집에서 우리의 모습은 어떠했는가? 감곡마을의 할머니들이 일치단결해서 마을 이장을 젊은 여성을 뽑았거나, 한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동대표를 정말 일하는 이들로 뽑은 사연 정도만이 소개되었다.

 

왜 그럴까? 아마도 국내 정치의 현주소를 보여주기엔 시간적으로도 한계가 있고, 좋은 예를 찾기가 어려운 탓도 있었으리라.

 

그러나 많은 이들이 공감하겠지만 오늘날 대한민국의 상황은 99%가 아니라 1%를 위해 움직인다는 데 동의할 것이다. 우리에게 몹시 부러운 산마리노와 글라루스의 민주주의는 그곳 국민들이 수백년 전부터 피의 댓가를 치루면서 얻어낸 것이다.

 

우린 흔히 결과만 놓고 부러워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거져 생기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당연한 말이지만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 어떤 정치인도 국민의 목소리와 요구에 귀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정치인이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는다면? 국민이 제 몫을 하지 못한다고 봐야만 한다. 만약 투표때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후보를 뽑는다면? 그 어떤 국회의원이 국민을 무서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당연한 이야기지만 국회의원, 구청장, 시의원 등을 뽑아놓고 그들의 의정활동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으면 안된다. 그들이 정말 국민을 위해 일하는지 감시하고, 잘못 되었을 때는 항의해야 한다. 국민이 권력의 주인이 되기 위해선 스스로 권리를 행사해야만 한다. 가만히 있는데 국민을 위해 일해줄 일꾼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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