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리쌍의 우승보다 빛난 유재석의 활약! ‘런닝맨’

朱雀 2013. 12. 2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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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런닝맨크리스마스 악몽이란 타이틀로 진행되었다. 평상시와 다름없이 지령을 받아 커플을 이루려던 런닝맨 멤버들은 송지효가 개리가 아닌 이광수와 짝을 이뤄 나타나자 매우 놀란다.

 

특히 지효가 나 개리에게 바람 맞았어라는 말에 몹시 의문을 품는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한쪽 TV에선 납치된 개리가 나오면서 <런닝맨>은 한편의 추리극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제작진의 아무런 힌트없이 오직 자신들의 힘으로 단서를 찾아 추리를 해야 하는 런닝맨 멤버들은 다들 필사적이면서 동시에 기지를 발휘해서 하나씩 단서를 모아나갔다.

 

결론적으로 리쌍이 우승을 위해서 자작극을 펼쳤다는 반전이 드러나면서 <런닝맨>은 색다른 재미를 시청자에게 주는데 성공했다. 또한 리쌍의 길과 개리는 끝까지 천연덕스럽게 맡은 바 연기를 해내서 결국 우승까지 했다.

 

그러나 왕년에 추리소설 좀 읽어본 경험에 따르면 이번 <런닝맨>은 아무래도 리쌍이 (많이) 유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왜냐하면 일단 모든 상황을 리쌍이 계획했기 때문이다.

 

런닝맨멤버들이 아무리 날고 뛴다고 해도 셜록 홈즈가 아닌 이상 자그마한 단서들을 꿰맞춰서 자작극이란 결론에 이르기란 매우 어렵다. ‘추리소설의 여왕아가사 크리스티가 자신의 소설에 주인공이 범인이란 트릭을 쓴 이후, 많은 논란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트릭은 절대적으로 범인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독자는 주인공은 최소한 범인이 아닐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물론 리쌍이 완벽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저기 작은 단서들이 있긴 했다. 에이핑크의 멤버들은 이야기를 안해줬는데도 개리가 납치된 사실을 알고 있었고, 개리가 납치된 대목도 의심가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사람은 갑작스런 상황에 처하면 당황하기 쉽고 빠르게 흘러가는 상황에선 침착하게 모든 단서를 조리있게 보기 어렵다. 그런 상황적인 측면에서 (고려해서) 보면 모든 런닝맨 멤버들은 거의 사설탐정 수준으로 멋진 활약을 보여줬다고 본다.

 

그중에서도 가장 활약이 돋보인 인물은 단연 유재석이었다. 지석진과 유재석이 한팀이 되어 수사(?)에 나설 때만 해도 어렵지 않을까?’싶었다. 그런데 의외였다. 지석진도 제 몫 이상을 톡톡히 해냈다.

 

우선 두 사람은 맨 처음 의심가는 용의자 조정치-정인 커플을 만나서 이런 저런 질문을 하면서 과학적으로 수사를 하고 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들은 그럴 수가 없다. 그런데 천연덕스럽게 우기는 그들의 모습은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싱크대 밑에 숨겨진 스마트폰을 찾아내는 지석진의 활약에 이르면 그저 절로 박수가 나올 따름이었다! 두 번째 용의자 최자-개코를 만나서 랩을 하던 대목은 어떤가?

 

힌트 중에서 힌트를 얻기 위해 랩을 수없이 적어내린 유재석의 모습에선 새삼 그의 성실함을 엿볼 수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랩을 바로 즉석에서 적어서 재밌고 멋진 작품이 나오기란 정말 어렵다.

 

그런 탓에 우리가 요 앞 중식당 얘기해야 중을 주겠어요?’라는 정말 민망한 랩이 등장하는 게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결국 최선을 다한 유재석은 매미랩을 선사하기에 이른다.

 

 

미국 랩의 신은 에미넴, 런닝랩의 신은 매미넴. 나는 시도때도 없이 외쳐 맴맴맴. 나는 대답하지. 넴넴넴

 

가사를 듣는 순간 폭소할 수 밖에 없는 매미랩은 그냥 바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하고 노력한 끝에 얻은 결과물이다. 유재석이 성실한 것은 알았지만 어떤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그의 모습은 여러모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여겨진다.

 

유재석은 추격전에서도 길을 제일 먼저 잡고, 런닝맨 멤버들을 피해서 건물에 숨어있는 개리를 제일 먼저 찾아내는 맹활약을 보여주었다. 그런 그의 모습은 새삼 유혁이란 그의 런닝맨에서의 별명을 떠올리면서 새삼 그의 존재감을 다시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비록 리쌍에게 우승을 내주긴 했지만 지석진과 더불어서 멋진 활약을 보여준 유재석은 새삼 그가 얼마나 성실하고 노력하는 인물인지 보여주었고, 동시에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최선을 다하는 멤버들의 모습은 <런닝맨>이 왜 대한민국을 넘어서서 아시아에서 엄청난 인기를 끄는 지 알려주는 대목이었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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