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인연이란 무엇일까? ‘감자별’

朱雀 2013. 12. 2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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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화에서 감자별은 시청자에게 인연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여겨진다. 평상시처럼 두 가지 에피소드가 진행되었는데, 하나는 노송이 아들인 노수동과 다투고 화가 나서 가출하는 이야기였고, 두 번째는 나진아가 차고를 나가서 다른 곳으로 이사한다는 사실을 안 노민혁의 이야기였다.

 
  영상,사진 제공: CJ E&M
 

노송은 사위인 김도상네에 가서 편히 지내면서 아들 노수동을 혼내기 위해 일부러 문자로는 춥다. 나 여기 서울역이다라는 식으로 보내서 애간장을 태웠다. 걱정하는 장인어른을 위해서 이곳에서 지낸다라고 김도상은 알리고 싶어하지만, 하도 노송이 역정을 내서 어쩔 수 없이 끌려다닌다.

 

노민혁은 자신이 좋아하는 나진아와 다이아몬드 게임을 하면서 좋아하지만, 그녀가 인턴에 불과하고 다음날 출근해야 해서 잠이 부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동생이 노수영이 지적해주니 그제서야 어렴풋이 깨달을 뿐이다.

 

세상의 인연이란 어떤 것일까? 우리가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아버지와 자식의 관계는 참으로 어렵다. 세상에서 제일 가까운 사이지만 서로 상처를 줘서 어떨 때는 가족이 남보다 못할 때도 있다.

 

애초에 노송이 왜 화가 났는가? 노송은 아들 노수동과 함께 사우나탕에 갔다가 다른 사람과 시비가 붙었는데, 아들이 자기편을 안들고 상대편을 들었다고 화가 난 것이다.

 

노수동의 입장에선 아무리 아버지라도 잘못했기 때문에 그쪽편의 입장에서 이야기한 것 뿐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아무리 가족이라도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다. 그리고 의견대립으로 싸울 수도 있다.

 

그러나 가족이 다른 관계와 다른 것은 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만약 친구나 지인이었다면 이런 일로 싸우고 다신 얼굴을 안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가족은 그럴 수가 없다.

 

노민혁과 친해진 나진아는 또 어떤가? 얼핏보면 나진아는 신데렐라처럼 보인다. 노민혁은 콩콩토이의 대표이며, 둘째 노준혁도 나진아를 좋아한다. 그러나 노민혁은 사고 이후 기억을 잃어서 현재 회사에 얼굴을 내밀지 못하는 처지고, 노준혁은 자신이 노수동의 친아들이란 사실을 오이사의 음모로 인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처지다.

 

따라서 나진아의 상황은 몹시 애매하다. 그러나 동시에 나진아의 인연은 몹시 특별하다. 나진아는 노민혁과 사장과 인턴으로 회사에서 만나고, 현재는 같은 집에서 지내고 있다. -비록 노민혁은 집이고, 나진아는 차고지만- 노준혁과는 예전에는 철거예정인 곳에서 이웃사촌으로 지냈고, 지금은 역시 같은 지붕아래서 지내고 있다.

 

세상에 이런 인연이 또 있을까? 그러나 나진아네는 이 추운 겨울날 차고에서 지낼 수가 없어서 입주가능한 도우미네를 엄마 길선자가 알아보고 옮기려고 한다. 이 사실을 노민혁이 알고 몹시 괴로워한다.

 

노민혁이 만약 예전처럼 회사대표였다면? 아마도 나진아네에 아파트를 선물하고 프로포즈를 하면서 우리가 흔히 본 로맨스물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감자별>은 노민혁이 기억을 잃음으로써 시트콤이 되었다.

 

그러나 시트콤에도 슬픔이 존재한다. 노민혁은 어린아이처럼 떼를 쓰는 것외엔 현재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는 노래방에서 날아라 슈퍼보드의 주제가를 템포를 느리게 해서 슬프게 부르고, 괴로워서 술을 마셔보지만 금방 내뱉고는 물을 마시는 몸은 어른이지만 정신은 아직 어린아이인 상태다.

 

노민혁의 이런 처지는 왠지 경제적인 이유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 이유로 부모에게서 독립하지 못하는 요즘 청년세대의 비애를 은유하는 것 같기도 하다. 다행히(?) 길선자가 가기로 한 집에서 도우미가 마음이 바뀌어서 계속 있기로 해서 나진아네는 계속 노민혁네 차고에서 지내기로 한다.

 
  영상,사진 제공: CJ E&M

김도상은 고민 끝에 술에 취한 노송을 노수동네 집앞에 두고 벨을 누르고는 가는 것으로 에피소드를 끝맺는다. 이런 끝맺음은 이전까지 서울역에서 아버지를 찾아다니는 노수동의 모습과 대비되면서 더욱 큰 웃음을 주었다.

 

어제 <감자별> 43화는 시트콤다운 웃음과 더불어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맺게 되는 인연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에 잠기게끔 했다. 우린 가족과 친구를 만나면서 행복하지만 동시에 싸우기도 하고 고민에 휩싸이기도 한다. 세상 모든 인연에는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고, 기쁨이 있으면 슬픔이 있다. 참 단순한 진리지만 우리가 쉽게 잊고 사는 이야기를 <감자별>은 이번 에피소드로 말해준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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