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응답하라 1988’

朱雀 2015. 12.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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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 12화에선 매우 어려운 질문을 하나 던졌다. 바로 ‘사랑’에 관한 것이다. 선우의 엄마인 김선영은 아들의 대학 입학금을 벌기 위해서 목욕탕에서 일하는 중이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인 선우가 이 사실을 알면 몹시나 싫어할 것을 알기에 일부러 비밀로 하고, 어린 딸 진주를 최무성에게 부탁하곤 비밀 알바를 해왔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속이 좋지 않아 일찍 조퇴한 선우는 우연히 엄마와 최무성의 대화를 듣곤 모든 상황을 알게 된다. 물론 착한 선우는 끝내 엄마에게 뭐라고 하지 않지만, 자신 몰래 엄마가 일한 다는 사실과 자신이 모르는 비밀을 엄마와 최무성이 공유한다는 사실에 몹시나 화를 내고 싫어한다.






물론 그에겐 연상의 현명한 여친인 성보라가 있어서 상당 부분 무마가 되긴 하지만, 12화에서 선우와 엄마인 김선영의 모습을 빚대 물은 ‘사랑’에 대한 질문은 꽤 의미심장하다. 일반적인 의미에서 선우는 매우 효자다! 그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엄마에게 나이키 운동화를 비롯해서 비싼 물건을 사달라고 한 적이 한번도 없다.



엄마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엄마가 시장에 나가면 만사 제쳐두고 쫓아나가서 들 정도로 매우 효심이 깊다. 그러나 자신의 엄마가 힘든 모습을 보기 싫다는 그런 성격 역시 어떤 의미에선 이기심이 아닐까?



보라가 지적한 것처럼 선우의 그런 마음은 사랑이다. 그러나 엄마인 김선영 역시 아들인 선우에게 메이커 운동화를 사주고 싶고, 대학 등록금 걱정없이 다니게 하고 싶은 마음 역시 사랑이다. 사랑은 당연한 말이지만 ‘일방통행’이 아니다.






서로 주고 받아야만 그것은 온전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선우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또래보다 착하고 성숙하며 자신보다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해보면 가족이 자신때문에 힘든 상황에 처하는 것을 참지 못한다.



그러나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기대고 의지할 수 밖에 없다. 세상에 온전하게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은 없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는 아마 외딴 곳에서 혼자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우린 그럴 수 없기에 함께 모여서 살아가는 것이다.







우린 사랑에 대해 꽤 근사치에 가까운 답을 이미 알고 있다. 그건 내 생각만 하지 말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최대한 들어주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행동에 옮기긴 무척이나 쉽지 않다. 우린 기본적으로 이기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린 동시에 이타적이기에 위대할 수 있다.



‘응답하라 1988’ 12화는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를 통해서 모자간의 사랑에 대해 쉽지 않은 생각꺼리를 시청자에게 던졌다. 우리가 흔히 보는 불효자가 아니라 효자에 가까운 선우이기에 우린 쉽게 답을 말하지 못하고 심사숙고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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