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툴바


 
국내 최고의 스타들이 농촌으로 집을 지키기위해 떠난다는 설정은 당시로선 매우 새롭고 독특한 시도였다. 허나 그들이 특정된 한정 공간에서 벌이는 일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한계가 명확하다.

한마디로 태생적으로 긴 수명을 보장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1박2일>과 <패밀리를 떴다>를 이젠 별로 안 보는 시청자다. 이유는 간단하다. 어느 순간부터 재미없어졌다. 한때는 그 시간만큼은 꼭 자리를 지키고, 심지어 녹화를 해서라도 꼭꼭봤다. 물론 지금도 <1박2일>은 일요일 오전에 재방송하면 할 일 없을 때 보긴 한다. 킥킥거리며 보긴 하지만 예전만큼 재미를 느끼진 못한다.

<패밀리가 떴다>는 이젠 아예 안본다. 오늘 추성훈이 나온다길래 잠시 보다가 꺼버렸다. 추성훈의 매력은 대단했지만, 이전만큼 재미를 느끼지 못한 탓이다. 왜일까?

처음 ‘패떴’이 방영할 때를 기억한다. 국민MC 유재석, 이효리, 김수로, 김대성, 이천희, 빅뱅의 대성 같은 스타들이 평범한 차림새를 하고 농촌으로 가서 1박 2일동안 체험을 하는 설정은 무척 놀랍고 신선했다. 그들이 시골마을에서 겪는 일상을 통해 시골의 향수를 다시금 느끼고, 이효리의 솔직한 매력과 박예진의 엉뚱함. 유재석과 대성의 덤앤더머, 엉뚱천희와 김계모 역할을 하는 김수로 등의 ‘역할놀이’는 그 자체로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그들이 물고기를 잡고 풀을 베고 모를 심고 물고기를 잡으며 벌이는 생활들은 대리만족과 더불어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아 좋았다. ‘연예인도 저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니라 나와 같은 하늘 아래에서 숨쉬는 사람이구나’가 아마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었으리라.

‘1박2일’도 비슷하다. 강호동, 김C, 이승기, 엠씨몽, 은지원, 이수근이 전국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여행지에 가서 경험하는 일들은 마치 시청자가 M.T나 여행을 간 것마냥 즐거움을 선사했다. 변치 않는 시골마을의 인심과 아름다운 풍광. ‘복불복’을 비롯한 다양한 엠티용 게임들. 각자 개성이 뚜렷한 여섯 명의 남자들이 서로 다투고 화해하고 음모를 꾸미는 모습 등은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그러나! 벌써 <1박 2일>은 방송한지 횟수로 3년째고, <패밀리가 떴다>는 2년 정도 되었다. 이제 두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소재가 고갈되었음을 절실히 느낀다.

<패밀리의 떴다>의 경우, 아무래도 하룻동안 묵을 집이 주무대다 보니 주요멤버가 벌이는 일상사로 소재가 한정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객원멤버를 부르는 등 나름대로 변화를 줘봤지만, 이젠 그것도 절대한계에 봉착했다고 여겨진다.

‘신선함’이 ‘식상함’으로 바뀌는데 1년은 충분한 시간이다. 우리가 리얼 버라이어티를 선호하게 된 것은 그동안 너무 꾸며진 각본안에서 벌어지는 예능 이야기에 질린 탓이다. 연예인들이 모여 시시껍절한 이야기를 하며 서로 웃고 떠드는 모습은 몇 십년 동안 봐서 이젠 지겹다 못해 짜증이 날 지경에 리얼을 표방한 프로그램들이 등장했다. 물론 ‘리얼’이라 해서 100%가 아닌 것은 안다.

방송사와 프로그램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어느 정도 밑그림이 되는 대본은 있을 것이다. 우리가 리얼 버라이어티를 선호하는 이유는 사람 이야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연예인은 속성상 자신의 본성을 숨기고 ‘연기’를 할 수 밖에 없다. 방송에서 ‘버럭’이나 ‘음치’등 자신만의 컨셉을 갖지 못하면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단순히 예쁘거나 착해서는 다들 비슷 비슷해 보인다(특히 요즘처럼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나오는 연예인들이 있는 세상에선). 그래서 연예인들은 각자 자신의 컨셉을 잡기 위해 부단히 애쓴다. 영화배우 김수로가 <패밀리가 떴다>에선 그동안 토크쇼등지에서 맹활약을 보여줬던 것과 달리 몇 주간 고전했던 것은 바로 그런 ‘컨셉’을 잡지 못한 탓이었다. ‘김계모’로 컨셉을 잡은 이후 그는 물만난 고기처럼 활약을 보여왔다. 그러나 연예인들의 꾸밈없는 일상을 보는 재미를 준 <패밀리가 떴다>는 농촌으로 간 연예인들의 하루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소재의 폭과 넓이가 지극히 한정되어 있었다.

일정 기간 동안은 그런 모습이 재밌을지 모르지만, 일정 정도 되면 늘 똑같이 반복되는 이야기에 질릴 수 밖에 없다. 객원멤버가 바뀐다고 해도 농촌집에서 벌이는 해프닝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강호동을 비롯한 여섯 사내가 전국방방곡곡을 다니며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여준 1박2일은 벌써 3년째 계속 방송하고 있다. '여행'을 주요 테마로 삼아 그들이 '복불복 게임'을 비롯해 다양한 미션을 통해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그러나 역시 연예인이란 특수직업에서 이들이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역시 한계점에 다다랐다고 여겨진다.




<1박2일>도 마찬가지다. 여행지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특이한 미션을 수행하면서 국내의 숨은 명소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은 ‘여행’이란 테마가 더한 덕분에 리얼 예능 프로그램으론 드물게 3년째 ‘장수’하고 있다. 그러나 <1박2일> 역시 여섯 명의 사내가 벌이는 여행담이란 점에서 한정된다(이제 그들이 예전에 간 곳을 다시 찾아가는 점은 여기서 한번 생각해봐야한다). 왜냐하면 고정된 등장인물이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는 어쩔 수 없이 한정되기 때문이다.

우리 방송사에서 리얼 버라이어티를 모방한 외국 프로그램들은 연예인이 아니라 일반인들을 섭외한다. 각자 천차만별인 이들이 겪는 갖가지 경험과 반응은 시청자로선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아울러 고정된 인물이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이 되면 새로운 인물로 교체함으로써 보다 현실적이고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가 항상 내재되어 있다.

그럼 왜 우리는 이런 리얼 프로그램에 일반인이 아니라 ‘연예인’을 쓰는가? 이유는 몇 가지 있다. 우선 연예인은 시청자가 가지는 특정 이미지가 있다. 가령 유재석의 경운 부드러운 진행, 이효리의 경우 털털하고 거침없는 성격. 뭐 이런 식으로 말이다. 시청자가 대부분 많이 봐온 인물이기 때문에, 쉽게 친근감을 느끼고 몰입하기 쉽다. 한마디로 쉽게 시청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또한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서 쉽게 광고를 딸 수 있다. 그 외에 몇 가지 소소한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이 두 가지가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연예인은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시청자들에게 고정된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거기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연예인이란 특수한 직업이 오는 한계성도 있다. 사람마다 개성이 있겠지만, 다들 비슷한 업종에서 종사하기 때문에 그들이 보여줄 수 있는 것엔 한계가 있다(연예인인 그들의 경험과 사고가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이 리얼 프로그램에 등장한다면 반대로 인지도가 ‘제로’상태기 때문에 시청자에게 다가가기 어렵다. 광고주입장에선 ‘듣보잡’이기 때문에 선뜻 광고를 하기 어렵다. 대신 다양한 직업과 성격을 가졌기 때문에 정말 다양한 반응과 이야기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말그대로 이건 양날의 칼이다.

내가 보기엔 언젠가 국내 리얼 프로그램도 공중파에서 일반인들이 나오는 날이 올거라 예견된다(지금처럼 양념의 수준이 아니라, 주요 인물로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물론 지금도 케이블 방송에서 일반인들이 리얼 프로그램에 나오고 있지만, 불륜 등 너무 자극적인 소재에 얽매여 외국 프로그램에서처럼 폭발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난 <1박2일>과 <패밀리가 떴다>가 그만 종영했으면 좋겠다. 다른 리얼을 표방한 공중파의 방송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리얼 프로그램은 잊혀진 스타나 잘 알려지지 않았던 스타 혹은 공백기를 가졌다가 영화나 드라마를 찍은 스타들이 자신을 알리기 위해 나오는 프로그램으로 성격이 변질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리얼이나 기존 예능 프로그램이나 별다른 차이를 없애버릴 수 밖에 없다. 채널을 돌려도, 요일과 시간대가 바뀌어도 같은 스타가 여기저기서 웃고 떠들고 가벼운 농담만 하고 실없는 행동만 한다면 시청자들도 낄낄거리는데 한계가 있다.

정말 리얼을 표방하고 싶다면 일반 대중을 무작위로 선출해 보다 과감하게 프로그램을 제작할 필요가 있다. <1박2일>, <패밀리가 떴다>등의 프로그램은 이제 수명이 다 되었다는 것이 내 의견이다. 약간의 방향개선이나 특별한 게스트 초빙으로 뛰어넘기에는 이젠 프로그램의 포맷 자체가 너무 식상해졌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주작 朱雀
Trackback Address: http://zazak.tistory.com/trackback/30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Comment List
  1. 수정/삭제 댓글
    ㅋㅋㅋ 2009/06/08 08:09

    두가지 말씀을 해드리고 싶군요.

    1.깔려면 보고 까라.

    2.리얼버라이어티는 리얼리티쇼와 다르다.

    • 수정/삭제 댓글
      Favicon of http://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2009/06/08 08:21

      1.이미 충분히 시청했다고 봅니다.

      2. 리얼 버라이어티 역시 '리얼'을 표방한데서 연예인을 내세운 것에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연예인은 특수 직업인데 여기에 종사하는 이들만이 나온 프로그램은 그 폭과 넓이가 한정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연예인인 그들이 경험하고 생각할 수 있는게 한정적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고 각자 다른 생각을 지닌 일반 대중들이 섭외되어야한다고 봅니다.

  2. 수정/삭제 댓글
    카타리나 2009/06/08 10:52

    전 여전히 재밌게 보고 있는 시청자중 한명입니다
    저는 이런 오락성 프로그램을 볼때는 심각하게 뭘 따지진 않습니다
    그냥 제가 웃으며 볼수 있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라서요 ^^

    하지만 변화는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패떳은 기존 멤버 절반은 버리고...나머지 절반은
    그 마을 사람을 캐스팅하는것도 괜찮을듯 싶은데...

    • 수정/삭제 댓글
      Favicon of http://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2009/06/08 10:56

      좋은 의견이십니다. ^^
      댓글 감사합니다.

  3. 수정/삭제 댓글
    은둔사 2009/06/09 15:06

    모두가 다 TV앞에 앉아 일요일 대세 버라이어티를 볼 필요는 없습니다.
    주말의 마지막, 체력이 남는 분은 친구를 만나러 나갈 수도 있고,
    가족끼리 못다한 대화를 위해 TV없이 식사나 외식을 할 수도 있고,
    또 일주일의 피로를 풀며 TV를 볼 수도 있겠죠.

    일요일 저녁 TV를 보는 이들중 가장 많은 이들이 보는 두개 프로그램을 종영하라니..
    그 분들의 폐지반대 의견은 어찌하나요...
    물론 개인적인 의견을 제기할 수도 있는 거지만...
    수많은 이들에 대한 극단적 반대인 종영이라는 표현보다는,
    다른 단어를 사용했어야 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 수정/삭제 댓글
      Favicon of http://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2009/06/09 15:27

      그냥 개인적인 의견으로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

  4. 수정/삭제 댓글
    최성희 2009/06/12 17:58

    패떳..은 시청하지 못한부분이여서...의견드릴께 없지만..1박은 다름니다 6명의 각기다른 (정말다른)개성을 가지신 분들이 모여서 최고의 영상과 재미를 주고있는 이시점..앞으로 더욱 성장할수 있는 프로를 ... 종영은 너무 서운한 의견 이시네요
    대한민국의 한 부모로써 아직경험해 본적 없는 아름다운 곳곳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온가족..어머님까지 즐겁게 시청하고 있읍니다.

    그리고 다큐가 아니기에 게임중 설정이나 억지스러운면이 없잖아 보이지만 서로다른 캐릭터로 해결해 나가고 이해해나가는 모습또한 굉장히 배울점이 많아 보입니다
    의견을 주신점에..내심 서운했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 받아들여줬음 한다는 말씀에
    짧게 나마 저에 생각도 적어봅니다
    1박은 앞으로도 더욱더 발전된 모습으로 오래도록 ... 방송되어야 하며 방송되어질 것으로 믿고있습니다
    (※여행했던곳에 다시 찾은 이유는 그때마다 꼭 이유가 있었지요...시청하고 계신건 맞으신지요??)

    • 수정/삭제 댓글
      Favicon of http://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2009/06/12 18:04

      아! 최성희님처럼 보시는 분들도 계시는군요.
      전 그냥 재방송이나 가끔 보는 수준입니다.
      불만이 많아 나름 끄적였는데,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네요. 앞으로 글쓸때 유의토록 하겠습니다. ^^

  5. 수정/삭제 댓글
    최성희 2009/06/12 18:21

    누구나...본인의 의견을 말할순 있지요...까칠하게 받아드린건 절대 아닙니다
    나름...제 생각을 적어본것이니...계속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댓글은 첨 이였지만..님의 글로 함께 눈물흘린 기억도...있답니다
    ^^*

    • 수정/삭제 댓글
      Favicon of http://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2009/06/12 18:37

      아. 어떤 글인지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론 글쓸때 더욱 노력하고 조심하겠습니다. 그럼...

  6. 수정/삭제 댓글
    김홍석 2009/06/12 19:14

    전 처음부터 두 프로그램을 챙겨보지 않았습니다만, 요즘은 아예 안봅니다.
    (볼시간도 없지만요.)
    하지만 제가 안본다고해서 남들이 안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너무 챙겨봐서 진부한 프로그램이라고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이제 보기 시작할 사람들에겐 신선한 프로그램이 될수도 있습니다.
    글쓴분의 뜻은 충분히 이해되고 공감되는 부분도 많습니다만, 두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봐서는 (아직까지 인기가 있나봅니다.) 방송사에서도 간판 프로그램을 내리긴 쉽지않을것 같습니다.^^

    P.S. 양날의 칼이 아니라 양날의 검이 맞을겁니다.
    칼은 한쪽날만 있는 도(刀)이고 , 검(劍)이 양날입니다.
    크게 보면 둘다 칼이긴 하나, 원래 의미로선 검을 쓰시는게 맞을겁니다.

  7. 수정/삭제 댓글
    찬성합니다. 2009/07/12 11:07

    요즘 두 프로 정말 질리고 식상하죠. 1박2일은 시작부터가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무한도전을 모티브로 시작한 프로가 인정은 커녕 자기들이 독자적으로 준비하고 만든 프로라는듯이 기사를 내면서 시작했는대 정말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항상 몸굴려가며 여행지가서 식상할대로 식상해진 복불복 게임.... 정말 지겹내요 종영할때가 온거같습니다

    • 수정/삭제 댓글
      패떴이야말로... 2009/08/04 10:30

      아주 대놓고 1박 따라했지요! 그러기도 힘든데...

    • 수정/삭제 댓글
      조까지마 ㅋㅋㅋㅋ 2010/01/08 10:45

      1박2일은 재미없으면 왜 시청률이 그렇게 높냐? 등신아 ㅋㅋㅋ

  8. 수정/삭제 댓글
    안보면돼지 2009/12/19 02:22

    왈부왈부할것업이 재미업음 보지들마시고 다른프로 보세요 요즘 캐이블에서 자체 제작하는프로도있고 열심히 만들고 고생하는데 악플은 달지 맙시다 프로그램의 생명은 시청율 안보면 업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