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유재석이 1인자일 수 밖에 없는 이유

朱雀 2010. 2. 8.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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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마지막으로 방송된 <패떴>을 보면서 새삼 유재석이 국민 MC일 수 밖에 없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유재석은 3:5 미팅에서 예전에 강호동과 함께 했던 경험을 살려 멋진 진행을 보여주었다. 특히 김종국이 새벽일을 면하기 위해 박예진에게 ‘잘할께’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립싱크로 ‘사랑해’라고 말해 녹화현장을 폭소로 뒤덮게 만들었다.

결국 대성-김종국-이효리-유재석이 마지막 새벽일을 하게 되었는데, 자던 곳의 위풍이 너무 심했던 탓인지 유재석은 갑작스럽게 몸의 컨디션이 좋아지질 않았다. 그러자 이효리는 유재석에게 쉴 것을 권유하고 엉성천희를 깨워 새벽일터로 향했다.

 

재석은 내내 ‘새벽일 내가 할께’라고 했지만, 누가 봐도 그의 상태는 무척 좋아보이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유재석은 <패떴>의 엠씨로서 누구보다 많은 고생을 했다. 항상 모든 일의 진행을 맡았고, 각 출연자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게 수고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항상 게임진행을 맡고, 극의 진행을 재밌게 하기 위해 깐족거리다 당첨자(?)들이 그를 지명하는 바람에 누구보다 새벽일을 많이 해야 했다.

 

그뿐인가? 아침 기상 미션때는 누구보다 먼저 일어나 다른 멤버들을 깨우고 준비하느라 항상 누구보다 고생이 많았다. 그렇지만 그는 언제 한번 찡그리거나 성질 낼줄 모르는 부드러운 진행자였다.

더불어 그는 주변 어르신들을 공경할 줄 아는 사람이다. 밤새 패밀리들이 만든 엿을 가지고 장터에서 팔면서, 유재석을 본 어떤 상인이 ‘나는 요것만 나오면 봐!’라고 말했다. 살짝 기분이 나쁠 수도 있었을 텐데, 유재석은 오히려 ‘고맙습니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유재석은 엿팔아 번 돈으로 장터에 계신 가게에 최대한 골고루 들어가 사드리고 싶어했다. 그래서 붕어빵 가게에서 패밀리에게 주기 위해 붕어를 사고, 인근 잡화가게에 가서 여성 출연자들에게 줄 양말과 카메라 감독에게 주기 위한 모자를 샀다.

 

장터에 나왔다가 유재석을 보고 신기한 어르신들이 재석에게 모자를 벗으라고 하자, 머리가 눌려 난감했던 재석은 조금 저어했다. 그러자 한 동네분이 나서서 뒤에서 재석의 모자를 잡아서 내려버렸다. 충분히 기분 나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재석은 끝까지 웃음으로 일관했고, 나중에 주위 분들이 모두 원하자 기꺼이 다소 흉한 머리를 그대로 드러냈다.

유재석은 모든 촬영을 마친 뒤, 패밀리들과 헤어지는 자리에서 동생들이 눈물을 흘리자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돌아와 일일이 포옹하며 다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유재석은 <해피투게더> <무한도전> 등에서 많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항상 자신보다 다른 출연진이 돋보일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해왔다.

비록 지금은 <패떴>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지만, 한때 <1박 2일>을 누르고 동시간대 1위를 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누렸었다. 그렇지만 대본 유출 사고와 함께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패떴>의 인기는 급낙세로 돌아섰고, 그런 비난의 상당 부분은 유재석의 몫으로 돌아왔다.

 

물론 계약이 되어 있긴 하지만, 유재석 정도의 위치라면 얼마든지 계약을 파기허거나, 인기하락세인 예능에서 발을 빼는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허나 유재석은 갖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패떴>을 지켰다. 마치 침몰하는 배의 선장처럼.

그는 누구보다 <패떴>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서 처리했고, 다른 출연자를 챙기고 시골 어르신들에게 공손하게 대했다. 그러면서 mc로서 재치있는 진행과 촬영분량을 확보해갔다.

 

만약 시청자들이 <패떴>의 종영에 많은 아쉬움을 갖게 된다면, 그 상당 부분은 유재석의 몫으로 충분하다고 본다. <패떴>의 마지막 방송분은 그가 얼마나 중심인물로써 제 몫을 톡톡히 해왔는지, 왜 국민 MC로서 시청자들에게 지지를 받는지 그 이유를 보여준 대표적인 분량이라 여겨진다. 그만큼 유재석의 진가를 잘 보여준 방송분이었다. 그동안 맘과 몸의 고생이 심했던 그가 적당한 휴식기를 갖고 다시 SBS의 다른 프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다음 메인에 소개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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