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다이어트킹’이 씁쓸한 이유

朱雀 2010. 2. 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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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스타킹>에선 지난 1월 9일 방송된 <다이어트킹>의 도전자중 6명이 나와 평균 20킬로 이상 감량된 모습으로 나와 출연진과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다.

 너무 살이 쪄서 직장을 권고 휴직을 당하고, 생명에 지장이 있거나 외모 콤플렉스로 성격이 날카로운 사람들까지 갖가지 사연을 안고 있는 그들은 마지막으로 <다이어트킹>의 문을 두드렸고, 어제 그 단 열매를 맛보았다.

 놀라운 것은 그들이 다이어트를 시작한지 불과 40일 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평균 하루당 약 0.5킬로 이상은 뺐다는 소리다. 그들이 그 짧은 기간 해냈을 노력과 집념에는 그저 박수를 보낼 뿐이다. 또한 숀리 트레이너에게도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고 싶다.


 

트레이너로서 그가 12명의 사람들에게 얼마나 신경을 썼을지 안 봐도 ‘비디오’이기 때문이다. 군것질을 좋아하는 한 출연자가 군것질을 안하기 위해 숀리 트레이너에게 단 것을 사들고 가서 먹으라고 하고, 그것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꼈다는 이야기에서 도전자와 트레이너의 집념과 서로를 위한 마음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다이어트킹>을 보면서 답답했던 것은 ‘과정’이 아니라, 너무 ‘결과’에 집착하는 우리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물론 앞으로 몇 번의 방송이 남아있는 만큼 그런 모습이 어느 정도 보여지겠지만, ‘결과’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과정이다.

아마 모르긴 해도 고도비만에 시달리던 도전자들은 숀리의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을 것이고, 남모르는 고통의 시간과 눈물도 많이 흘렸을 것이다.

 

그러한 모든 과정은 생략한채, 30-10킬로 정도의 기적의 다이어트만을 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다이어트 킹>의 모습은 흡사, ‘교과서 위주로 공부해서 수능 만점받았다’란 어느 우등생의 신화를 보여주는 것 같아 내내 찜찜했다.

숀리는 방송 출연 때마다 ‘세끼를 다 먹으면서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라는 자신의 비법을 강조했다. 만약 앞으로도 <다이어트킹>이 결과에만 집착한다면, 숀리만을 간접홍보에 주는 데 지나지 않는 방송이 될 수 밖에 없다.

진정으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면, 도전자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결과를 이루어냈는지 보여줘야만 했다. 그리고 어떤 비법을 통해 기적의 다이어트를 성공 시켰는지 알려주어야 한다!

 

어제처럼 단순히 계단을 오를 때 반 기마자세를 취한다거나, 저염식으로 식사를 하라는 약간의 팁만으론 매우 부족하다. <다이어트킹>이 보다 시청자에게 다가가고 싶다면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해야한다. 그리고 거기엔 날씬해진 도전자의 몸이 아니라, 그들이 흘리는 땀방울과 그 속에 감추어진 눈물까지 그대로 표현해내야만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다이어트킹>은 그저 숀리를 위한 간접홍보물 이상의 아무런 의미는 없다.

또한 과정은 도외시 한 채, ‘왜 너희들은 뚱뚱한 거냐?’라고 묻는 방송이 될 수 있다. <스타킹> 제작진에게 부탁한다. 자극적인 결과 공개보다는 좀 더 진솔한 인간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진 않은지 고민해봐주길 주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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