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은조는 왜 구대성에게 아버지라 부르지 않을까? ‘신언니’

朱雀 2010. 4. 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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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언니> 8화에서 구대성은 은조에게 ‘아버지라고 한번 해주지 않 해줄래?’라고 말미에 부탁한다. 그러나 은조는 망설이다가 결국 ‘자꾸 하라 그러시면 저 일어서야 해요’라고 매정하게 말한다.

결국 구대성이 ‘니 마음이 아니 그런데’라며 한발 물러서고 만다. 이 장면은 보는 이를 매우 뭉클하게 만든다. 은조는 구대성에게 왜 ‘아빠’나 ‘아버지’라고 애정을 담아 불러보지 못할까?

8화를 보면 은조가 ‘아버지’라고 망설이려다가 결국 말 못하는 장면이 있다. 일본 바이어로부터 엄청난 물량을 주문받고, 자금이 없어서 언쟁을 하는 부분에서였다.

 

 

구대성: 대출도 막히고 길이 없다고.

은조: 많이 해결했어요. 이젠 조금만 해결하면 되요. 집안 어른들 찾아다니면서 빌었어요. 당숙어른은 땅문서를 내주셨고, 증조부께선 손자 유학비용을 마련하신 것 빌려주셨어요.

구대성: 뭐야? 너 이놈. 나한테 말 한마디 없이...

은조: 어른들 모두 저 때문이 아니라...('아버지'라 하고 싶었던 걸까?) 대성도가 때문에, 집안의 자랑인 대성도가가 일어설 기회라고 말씀드리니까, 많이 망설이지 않고 허락해주셨어요. 해요. 우리. 하면 좋겠어요. 더 잘하면 되잖아요.  


은조는 구대성과 사업 논의를 하면서 이야기 중간에 잠시 눈치를 보며 망설였다. 그리고 (아마도 아버지)란 말 대신 ‘대성도가’로 명칭을 바꿔버렸다.
 

왜 은조는 구대성에게 차마 ‘아버지’라고 못 부를까? 우선 그 이유는 ‘죄의식’ 때문일 것이다. 7화에서 구대성은 송강숙-은조 모녀의 대화를 본의 아니게 엿듣고 말았다.

자신이 ‘뜯어 먹을 것이 많아 강숙이 붙어있다’는 말에도 그는 화 한번 내지 않았다. 그런 구대성을 보며 은조는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너무나 미안했기 때문이다.

은조는 처음 대성도가에 발을 디딜 때부터 구대성에게 많은 것을 받았다. 처음에는 난생 처음 겪어보는 상황에 의아해 적개심을 보여지만, 지난 8년 넘게 겪으면서 그녀는 구대성의 고매한 인격에 그만 반하고 말았다. 아니 존경심을 지니게 되었다.

 

그동안 은조는 술꾼 의붓아버지 밑에서 갖은 폭행과 불안한 나날들을 보냈다. 그런데 구대성은 ‘친아버지’이상의 사랑과 관심을 그녀에게 줬다. 그것은 은조에게 난생 처음 받아보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어머니는 오로지 구대성의 재산만 노리고 있으며, 어떻게든 그 재산을 자신과 딸이 가져갈 욕심만 세우고 있다.

거기에 더해 전 동거인인 털보 장씨와 부정한 만남을 계속하고 있다. 물론 송강숙은 단순히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만나는 것이지만, 딸과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 없기에 은조는 상황을 오해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죄의식과 은혜에 대한 버거움으로 가득 찬 상태에서 어떻게 구대성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겠는가? 효선이 말한 것처럼 대성도가를 홍주가 이상의 큰 대기업으로 만들거나, 지금 연구 중인 획기적인 효모를 연구개발해내는 큰 성과를 이루지 않는 한 은조는 ‘은혜를 갚았다’고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드라마의 진행을 봤을 때, 구대성의 남은 삶은 얼마 되지 않는다. 아마 은조는 구대성이 죽기 직전이나 죽은 후에야 ‘아버지’를 목 놓아 울부짖지 않을까 싶다. 그것이 아마 <신데렐라 언니>의 분위기를 더욱 애달프게 만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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