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티아라의 ‘보핍보핍’이 청소년 유해매체물이라고?

朱雀 2010. 5. 28. 09:07
728x90
반응형



어제 인터넷을 통해 서글픈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티아라의 <보핍보핍>을 비롯해 브아걸의 <사인>, 토파즈의 <누나 못 믿니?>등 5건이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결정된 것이다.

 과도한 성적 묘사와 폭력 묘사가 그 이유였다. 그러나 대다수의 네티즌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쓴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많은 이들이 지적하지만, 일단 시기가 문제다. 이번에 청소년 유해매체물 판정을 받은 뮤비들은 모두 발표한지 꽤 된 작품들이다.

 즉, 한마디로 볼만한 사람들은 이미 다 봤다. 방통위에서 그렇게 걱정하는 청소년들이 대다수 봤다는 말이다. 청소년을 그렇게 보호하고 싶었다면, 뮤비가 발표되자마자 재빠른 후속조치가 따랐어야만 옳다.

 

두 번째 문제는 방통위는 대통령 직속기구로서, 이번 결정은 ‘관치’라고 밖에 볼 수 없다는 점이다. 뮤비는 상업성을 무지막지하게 띠긴 하지만, 이 역시 문화중 하나다. 따라서 단순히 ‘이건 해롭네, 이건 고급이야’라는 식의 결정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물론 오늘날 대다수의 뮤비는 과도한 성적-폭력 묘사를 통해 시청자의 눈길을 끌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구더기가 무서워 장을 못 담그겠는가? 문화에 대한 비판과 수용은 주체자인 대중들 스스로에 의해 이루어져야 옳다고 본다.

차라리 지금은 있으나마나한 등급을 확실히 구분 짓고, 이번에 문제가 된 티아라의 <보핍보핍>은 19금 버전을 청소년이 최대한 볼 수 없도록 ‘막아야 옳다’. 다른 뮤비는 차치하더라도 티아라의 <보핍보핍>은 19금 버전이었다.-애초에 청소년 보라고 만든 게 아니란 말이다 - 허나 대형 사이트에선 청소년도 손쉽게 볼 수 있었다.

 

내 생각에 ‘유해매체물’이란 단어 자체엔, 네거티브한 냄새가 너무 난다. 거기엔 무지한 백성을 일깨워줘야 한다는 식의 고대의 사고방식이 뭔가 녹아있는 느낌이다. 오늘날 청소년은 엄청나게 똑똑하다. 그리고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확산등으로 사실상 청소년이 보는 것을 막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물론 그렇다고 손 놓고 있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등급심위에는 민간인이 최대한 참여해 시청자등급을 정하고, 이른바 19금 버전부터는 청소년이 보지 못하도록 확실한 행정 지도를 하는 게 옳지 않을까?

 지금처럼 사후약방문식의 ‘청소년 유해매체물’ 판정은 당사자인 청소년도, 이를 바라보는 시민도 이해와 납득이 불가할 듯 싶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