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정가은 죽이기’에 나선 언론들

朱雀 2010. 7. 1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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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과로로 쓰러진 정가은을 향한 몇몇 기사들을 보고 있노라면, ‘정가은 죽이기’란 단어밖에 생각 나질 않는다. 신문 기사 그중에서도 연예계 관련 기사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연예인과 공존공생관계 속에서 생산될 수 밖에 없다.

연예인의 입장에선 자신을 끊임없이 대중에게 알릴 필요가 있고, 관련 종사자는 소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허나 일반적으로 이런 관계는 언론 관계자 즉 기자들의 파워가 더 쎈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으나, 정가은은 아무래도 기자들에게 미움을 샀고, 지금 그것이 단단히 ‘보복’되는 형태를 띠고 있다.


다른 걸 볼 것도 없다. 어제와 오늘 포털 사이트에서 탑을 차지한 뉴스들을 보면, 정가은이 마치 <롤러코스터>를 배신하고 공중파에 진출할 욕심으로 <영웅호걸>에 출연하는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긴다.

심지어 오늘자 기사엔 떡하니 ‘배신’이란 단어까지 등장한다. 그러나 그들이 ‘배신’ 운운하는 것은 그저 의견일 뿐, 확실한 ‘팩트’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기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팩트’ 즉 사실이다. 모든 기사는 객관성을 보장받기 위해, 팩트위에 쓰여지는 것이 기본원칙이다. 그리고 기사 말미에 기자의 주관적 시선을 약간 얹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다.

물론 기사는 사람이 쓰는 것이니만큼, 단순 사실 보도가 아니라 그 사건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짚어줄 필요는 있다. 그런데 최근 정가은 관련 보도기사를 보면 사실과 의견을 교묘히 섞어서 정가은을 이상한 사람으로 몰고 있다.

 

오늘자 기사에선 정가은이 <롤러코스터>를 하차하기 위해, 일부러 실신해서 병원 신세를 지고 이에 어쩔 수 없이 <롤러코스터> 제작진측이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그것도 부족해 갑작스럽게 <영웅호걸>의 6일 녹화일에 참석했고, 앞으로도 참석스케줄에는 지장이 없을 거라는 마무리를 통해 그녀를 ‘은혜도 모르는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

많은 이들이 지적했지만 정가은은 이미 한달전부터 <롤러코스터> 하차의견을 피력해왔다. 만약 정가은이 갑작스럽게 며칠 전에 통보했다면, 비난을 받는 게 당연한 일이겠지만 충분한 사전 시간을 가지고 제작진에게 이야기했고, 분명히 그 과정에서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을 것이다.

정가은을 실제 만나본 일은 없어서 모르겠지만, 방송과 언론을 통해 접한 그녀의 인상은 남에게 함부로 굴거나 예의 없는 인물은 아닌 듯 싶었다. 그런데 최근 몇몇 기사를 보면, 정가은측이 감히 건방지게도 지금의 자신을 키워준 <롤러코스터>를 배반하고 공중파진출을 위해 욕심을 부린 것 같은 뉘앙스를 팍팍 풍기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조금 잘 나가게 되었다고 ‘배신’하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하여 무리한 스케줄로 인해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그녀에게 난데없이 <롤러코스터> 하차로 비난을 하는 댓글이 쇄도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왜 정가은은 몇몇 기자들에게 미움을 받게 되었다. 어렵지 않게 그 이유 한 가지를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지난 4월에 있었던 <롤러코스터>의 ‘봄소풍’이 문제였다. 이 행사는 <롤코> 제작진이 시청자 200명을 모시고 즐거운 시간을 갖는 행사였다. 그런데 아마 ‘비공개’로 진행되었고, 몇몇 기자들이 초청받지 않은 모양이었다.

 

분명 <롤코>의 봄소풍은 참석한 이나 진행한 이들 모두 만족스럽게 진행되었고, <롤코> 게시판을 봐도 그런 분위기 일색이었다. 그런데 기자들은 정형돈과 정가은이 약속대로 ‘롤러코스터를 타지 않았다’고 꼬투리를 잡아 비난했고, 지금까지 ‘팬들의 역풍을 맞았다’라는 없는 사실까지 만들어내서 보도하고 있다.

당시 이유가 밝혀졌지만 정가은은 허리 디스크 수술로 인해, 정형돈은 극심한 공포로 인해 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당시 소풍참가자들에게 그런 사실이 충분히 이야기되고 양해되었으며, 그 외엔 참석한 모든 이들이 만족할 만한 행사로 진행되었다.

 그런데 기자들은 자신들이 제대로 ‘취재’할 수 없는 것에 불만을 품었는지, 있지도 않은 사실을 꾸며서 써서 정가은과 정형돈 그리고 <롤코>가 비난을 받게 만들었다. 기사를 본 일부 네티즌들은 <롤코> 시청자게시판에 사실해명을 요구했고, 오히려 참석한 이들이 해명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그 일로 이번 정가은이 과로로 쓰러진 이번 일까지 ‘자신을 여태 키워준 <롤코> 배신’을 위한 행위로 몰고 가는 기사들을 접하노라면 요샛말로 ‘뒤끝작렬’이란 단어밖에 떠오르질 않는다.

 특별한 잘못도 없이 기사에 두들겨 맞는 정가은을 보고 있노라면, 드는 생각이 몇 가지 있다. ‘대한민국에서 연예인을 할려면 기자들을 잘 대우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끝까지 기억해서 기회만 보이면 있지도 않는 사실을 날조해서 곤란하게 만드니 말이다.

 이번 사태로 정가은과 소속사측은 매우 답답할 것 같다. 분명 <롤코>를 하차할 것이고, <영웅호걸>에 출연하는 건 사실이지만, 소위 말하는 ‘배신’은 아닌데, 이를 해명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해명을 위해 나서기가 애매하고, 자칫 잘못 해명했다간 오히려 더욱 언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으니 갑갑할 것이다. 한번 밉보인 걸로 이렇게 뭇매를 맞다니,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연예인들에게 제일 무서운 사람은 연예부 기자일 것 같다. 밉보이면 두고두고 앙갚음하고, 때론 파파라치가 되어 사생활 파헤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이들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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