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티아라가 격하게 불쌍해진 이유

朱雀 2010. 9. 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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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하몽쇼>에는 걸그룹 티아라가 등장했다. 전체적으로 화면은 발랄하고 즐겁게 진행되었지만, 안에 숨겨진 내용들을 보면서 씁쓸한 미소가 감돌았다.

 

우선 MC인 하하와 몽은 예능적 재미를 위해 잠자고 있는 티아라 멤버들을 깨우는 설정으로 갔다. 당연히 걸그룹 티아라의 민낯이 공개되었고, 게다가 방금 잠에서 깨서 망가진 그녀들의 모습이 노출되었다.

 

그리고 방송은 그녀들의 히트곡들을 연이어 틀어서 잠이 덜 깬 그녀들이 춤추는 모습을 인기가요 등에서 의상과 메이크업을 완전히 한 상태와 비교해서 보여주었다. 물론 이는 예능적 재미를 위한 설정이지만, 보는 내내 씁쓸했다.

 

다들 아는 이야기지만 걸그룹이나 인기 아이돌들은 하루에 보통 3-4개의 행사를 뛰고 광고와 드라마 촬영등의 일정으로 인해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이 불과 3-4시간에도 못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은정이 잠꾸러기라고 멤버들이 성토하는 것이 있었지만, 아마 은정이 일반적인 수면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도 옷을 벗다가 잠들 정도로 심한 잠버릇의 소유자가 되진 않았을 것 같다.

 
<하하몽쇼>에선 티아라의 숙소가 공개되었는데, 생각보다 협소한 방크기에 또 한번 놀랐다. 티아라는 국내 걸그룹중에선 손가락에 꼽히는 인기 그룹이다. 그런 그룹이 그렇게 좁은 숙소에서 생활하는 것을 보니, 다른 인기 없는 걸그룹은 어떤 숙소에서 대충 지낼지 감이 올 정도였다.

 

게다가 그녀들의 숙소는 보기에 허름하거나 비위생적인 구석이 보였다. 물론 멤버 개인이 신경을 못 쓴 부분도 있겠지만, 새벽부터 스케줄에 시달리는 그녀들이 과연 자신의 주변을 꼼꼼하게 치운다는 게 오히려 대단한 게 아닌지 역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티아라는 데뷔 후 한번도 바캉스를 간 적이 없었기에, 하하와 몽은 그녀들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강릉 바다를 찾았다. 데뷔한 지 2년차인 그녀들은 이번에 방송을 통해 첫 바캉스를 즐긴 셈이 되었다.

 

더욱 기가 막혔던 부분은 5년 만에 아버지와 상봉한 은정의 사연이었다. 자세한 사정을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마 집안의 어려운 사정 때문인 것 같은데, 그걸 감안해도 5년만에 아버지와 딸이 상봉하다니. 무슨 이산가족도 아니고 마음이 내내 좋질 못했다.

 

문제는 티아라의 이런 모습들이 단순히 티아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일 것이다. 대다수의 연예인들은 비슷한 처지가 아닐까 싶다. 물론 인기연예인이 되기 위해선 어느 정도 겪어야 할 과정이긴 하지만, 좁은 숙소에서 단체 생활을 하고, 제대로 쉴 시간 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그들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티아라의 은정의 경우 특별한 사정 때문에 아버지를 5년 만에 상봉했지만, 다른 인기 걸그룹이나 아이돌을 봐도 어머님이 특별히 숙소를 찾지 않는 이상 바쁜 스케줄 때문에 몇 년 못보는 상황은 너무나 익숙한 광경이 되어 버렸다.

 

 

더불어 티아라의 경운, 얼마 전 가장 큰 팬까페의 운영자가 운영자금을 가지고 튀는 사건까지 벌어져서, 현재 팬까페가 사라져 버린 황당한 경우를 당했다. 요즘처럼 초반에 인기를 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가장 강력한 우군인 팬까페가 사라져버린 것은 컴백을 눈앞에 둔 티아라에겐 큰 재앙이나 다름없다.

 

인간이라면 최소한으로 누려야할 것들. 기본적인 수면과 휴식 그리고 가족과의 만남조차 즐기지 못하는 티아라가 무척 안쓰러운 방송이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것이 티아라만의 상황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인기 연예인이라면 통과의례처럼 겪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게 과연 옳은 것일까? 반드시 겪어야할 과정일까?

 

많이 보고 들었다고 그냥 무덤덤하게 넘길 것이 아니라, 지금쯤 한번 짚고 넘어가야할 대목이 아닐까 싶다. 연예인의 행동하나 발언 한마디가 멋대로 기사화되고,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범죄의 표적이 되고, 기본적인 행복추구권도 행사하지 못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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