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논하다!

한국에선 왜 페이스북이나 징가가 탄생하지 못하는가?

朱雀 2011. 2.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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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팟에 밀려서 사람들은 잊은 지 오래지만, 세계최초로 MP3 플레이어를 상용화시켜 전 세계에 팔아치운 인물은 한국인이었다. 고 정주영회장이 사진 한 장과 지도 하나를 들고 투자를 받아서 조선소를 세운 일화는 지금 봐도 신화같은 이야기다. 근데 재밌는 건 국내 굴지 기업의 창업주들은 이런 믿기 힘든 실화를 한 개 이상은 가지고 있다.-현대판 탄생신화도 해도 좋을 듯 싶다-

 

우리 민족은 머리가 좋고 수완이 좋은 편이다. 심지어 한국인은 동방의 유태인이다라는 믿거나 말거나 식의 이야기까지 공공연하게 있을 정도다. 꼭 그런 말이 아니더라도, 무슨 사건이 벌어지거나 사회적인 이슈가 생기면 이를 패러디해서 올라오는 포스터나 영상물들을 보면 한국 네티즌들의 센스에 놀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스타 크래프트>를 비롯한 (한국에서) 인기 있는 게임들은 원제작자들도 모르는 것을 알아내 활용하는 이들이 한국인들이다. 여기서 잠깐 뉴스 하나를 보자!

 

 

 회사 쫓겨난 엘리트 백수, 7조 기업 CEO로 부활

 

28살에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이제는 70억달러(72000억원)로 평가 받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이 극적인 드라마의 주인공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업 중 하나인 징가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핀커스. 징가는 소셜 네트워크 게임업체로 최근 월스트리트의 내로라하는 펀드들이 가장 투자하고 싶어하는 회사다

 

출처: 머니투데이


 

징가는 우리에게 조금 생소한 기업인데, 페이스북에 소셜게임을 제공하는 업체다. 팜빌(Farmville)이 대표적인 게임이다. 창업한지 이제 4년차인 징가의 창업자인 마크 핀커스는 이제 겨우 45살에 불과하다. 그러면 이쯤에서 한번쯤 묻고 싶어지는 대목이 생겨난다. 왜 우린 페이스북-징가 같은 IT업체가 탄생하지 못하는 것일까?’라고 말이다.

 

우리에게도 V3 백신, 아이리버 MP3 플레이어 등의 기억이 있다. 다른 산업과 달리 IT기업은 아이디어와 기술력 그리고 자본으로 승부가 나는 만큼, 머리 좋은 한국인들에게도 충분히 세계시장에 통할 만한 제품이나 웹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오늘날 현실에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일까? 우선 2000년대 초반 IT기업의 붕괴이후, 투자사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지금이야 애플을 다시 성공시킨 신화의 주인공이지만, 그 역시 실패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1980년대 IBM이 개인용 PC를 내놓고 개방형으로 나설 때, 기술력만 믿다가 선두자리를 내주는 수모를 당한다. 그것도 부족해 1986년 자신이 영입한 존 스컬리에게 쫓겨나는 비운까지 맛보게 된다.

 

그뿐인가? 애플에서 퇴사한 후, 넥스트를 설립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징가의 CEO 마크 핀커스 역시 현재의 징가를 세우기까지 세 번의 창업이 실패하는 과정을 겪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선 창업자가 사업에 실패하도 몇 번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런 미국의 합리적인 창업시스템은 오늘날 미국의 100대부자 중에 약 70여명이 자수성가형이 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이는 미국의 부의 재분배가 유럽에 비해 잘 이뤄지지 않음에도 나도 노력하면 될 수 있다라는 희망을 주며 오늘날에도 아메리칸 드림을 꿀 수 있게끔 해준다.

 

그에 반해 우리는 한번 실패하면 다시 기회를 주지 않는다. 또한 3%도 안 되는 확률을 뚫고 성공해도, 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기에 들어서면 대기업들이 핵심사원을 매수해서 빼내간 다음 진출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으로 굳어져 가고 있다.-대표적인 예로 2002년 전세계 40%이상을 석권했던 MP3 플레이어가 그렇다-

 

다른 측면에선 미국 특유의 프런티어 정신을 들 수 있을 것 같다.1620년 메이플라워호가 메사추세츠에 도착한 이래, 미국인들은 동부에서 서부로개척해나가며 삶을 꾸려나갔다. 유럽이 안정적이고 계층이 고정화된 사회라면, 미국은 그야말로 신대륙이었기 때문에, 미대륙에 정착한 이들은 넓은 국토만큼 사고가 확장되고 거친 자연환경과 인디언과 사투를 벌이며 영역을 확장해나간다. 그리고 그런 기질은 첨단 IT분야에서 여전히 빛을 발하는 것이다!

 

미국인들이 영웅을 숭상하는 것은 그들의 도전적인 개척정신과 자유의지를 높이사는 것이리라. 반면 우리 사회는 모험에 대한 진취적인 욕구가 별로 없는 편인 듯 싶다. 물론 삼성전자나 현대중공업 등의 창업신화가 있으나, 이들이 국내 대기업이 된 이후로, 모험정신으로 사업분야를 개척하는 일이 사라졌다. 오늘날 재벌 3세들은 손쉬운 외식사업이나 사치물품에 진출하는 지극히 안전한 길을 택하고 있다. 아울러 투자사들 모험을 하는 기업가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보다는, ‘투기의 목적으로 금융투자를 보기 때문에 더더욱 IT기업가가 창업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듯 싶다.

 

 페이스북 같은 회사가 탄생한다면 이는 국가의 위상을 드높여줄 뿐만 아니라, ‘나도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어서 앞다퉈 많은 참신한 인재들이 더욱 참여해서 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이다. 게다가 누구든 노력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사회에 건전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 현재 우리사회에선 페이스북이나 징가같은 IT기업이 나올 수 없는 구조이니 그저 답답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참고: <미국사 산책>, <이코노미 인사이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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