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논하다!

클라우드, 이후를 상상하다!

朱雀 2011. 6. 26. 09:45
728x90
반응형




영화 <프레데터>를 본적이 있는가? 우주 최고의 사냥꾼인 프레데터는 각종 최첨단 무기로 무장하고 있는데, 그중 가장 인상 깊은 무기중엔 자신을 투명화시키는 장치가 있다. 가뜩이나 강력한 프레데터는 자신을 투명화시켜서, 사냥감이 눈치채지 못하게 갑자기 다가갈 수 있어서 더욱 무적에 가까운 존재가 될 수 있었다.

 

재밌는 것은 그런 투명화(혹은 투명인간에 가깝게) 만들어주는 장치를 현대 미국방성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프레데터>를 보고난 어느 고위간부가 우리도 저런 무기 만들어!”라는 명령으로 개발되었다는 무기는, 실제로 상당히 흡사한 효과를 나타낸다.

 

과학을 배운 이들은 알겠지만, 아직까지 우리의 과학기술은 어느 대상을 투명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과학자들은 다른 곳에서 방법을 찾았다! 바로 주변의 환경을 순식간에 스캔해서, 그걸 영상화시켜서 착시를 일으킨 것이다. 마치 고대 닌자들이 주변환경과 일치화시켜서 착시효과를 일으킨 것처럼!

 

 

얼마 전 스티브 잡스가 아이 클라우드를 이야기한 이후로, 갑자기 국내 주요언론사에서는 클라우드서비스를 집중 조명하고 나섰다. 개인적으로 애석한 것은 클라우드에 집중한 나머지, ‘클라우드가 왜 지금 등장했는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무도 고민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필자는 IT평론가나 전문가는 아니지만, ‘클라우드의 본질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클라우드는 명칭 때문에, ‘뜬구름 잡는 식으로 오해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클라우드라는 개념은 이미 컴퓨터가 생겨났을 때부터, 아니 컴퓨터란 존재가 나오기 전부터 각종 SF소설과 영화에서 등장했다.

 

조금만 생각해보라! 중앙에 고도로 발달된 컴퓨터가 있고, 모든 인간들이 중앙 서버(혹은 메인프레임해도 좋다)에 단말기로 접속해서 모든 일을 처리한다는 식의 설정을 무수히 많이 봐왔다. 심지어 그런 식의 이론은 컴퓨터와 조금이라도 관련된 학과에 나온 이들이라면 수업시간에 들어봤을 것이다. 물론, 그 당시에는 스마트폰이니 클라우드라는 용어는 없었다. 다른 명칭과 개념이었지만, 따져보면 도찐개찐이다!

 

스티브 잡스가 친절하게 설명했지만 클라우드가 실용화되면, 우린 그동안의 불편함에서 벗어난다. 아이패드 같은 단말기(?)를 한 대 사면 모든 것이 끝나기 때문이다. 여태까지처럼, 어렵게 윈도우를 비롯한 운영체제를 깔고, 오피스와 한글을 비롯한 유틸리티 깔 필요가 없어진다. 그저, 아이패드 같은 단말기를 하나 사고, 중앙 서버(혹은 메인프레임)에 연결하는 것으로 모든 만사가 OK!

 

이렇게 되면 지금의 PC는 쓸모없어진다! 램이 몇기가 인지, CPU가 어떤 처리방식인지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심지어 하드디스크를 할 필요도 없어진다. ? 클라우드에 접속하는 것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기 때문이다. 애플-구글-MS사가 서비스에 가격을 어떻게 매길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직접 그동안 하드디스크를 샀단 것보다 훨씬 저렴한 값에 내 클라우드 공간에 저장하고, 클라우드에 접속하는 것으로 모든 업무가 해결될 것이다.

 

클라우드 시대가 도래하면, 처음에는 개인이 모든 업무를 클라우드로 해결할 것이다. 그 다음은 기업이 마지막으론 국가기관이 뒤를 따를 것이다. 현재 해외전문가들이 예측하기론 클라우드 시대를 감당할 수 있는 기업으론 애플-구글-MS 그리고 (놀랍게도) 페이스북 정도가 꼽히고 있다. 이 네 기업 정도가 엄청난 양의 대형 서버와 OS부터 각종 유틸을 비롯한 각종 관련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 상상력을 조금만 발휘해보자! 당신이 인터넷에 접속하는 순간, 모든 정보가 클라우드를 통해 중앙에 모이게 된다. 이전까진 당신의 업무적인 기록은 회사의 컴퓨터에, 개인적인 기록은 집안의 PC, 의료적인 내용은 관련 기관 혹은 병원에, 카드사용기록은 카드사에...이런 식으로 분산되고, (역시 당연한 말이지만) 엄중하게 비밀 보관되었다. 물론 그런 상황에서도 기업들은 각 개개인의 정보를 은밀히 거래하거나,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람들의 생각을 분석해서 마케팅에 이용하고자 하는 식의 시도가 무수히 이루어졌다.

 

그런데 클라우드 시대가 열리면 그런 모든 일이 무의미해진다! ? 당신에 대한 모든 기록이 아니, 모든 정보가 클라우드에 기록되고 저장되기 때문이다. 당신이 태어나서 지금까지의 모든 기록, 심지어 하룻동안의 궤적과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고 꺼리는지, 자신조차도 무심코 넘기는 모든 패턴이 기록화 되어 남겨진다. 개인뿐만이 아니다! 각 기업의 모든 정보와 심지어 국가의 모든 정보 역시 낱낱이 모이게 된다.

 

어떤 이는 클라우드 시대가 되면 보안이 가장 큰 문제라 할 것이지만, 그건 정말 작은 문제이자 소소한 문제에 불과하다. 클라우드 시대의 가장 큰 문제는 정보의 독점이다!

 

클라우드 시대에서 개개인은 행복할 것이다! 일정 시간이 되면 건강검진을 받으라는 메시지가 올 것이다. 당신이 무슨 음식을 사고 먹는지 기록되기 때문에, 일정 시간이 되면 특정 신체부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거의 99% 예측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당신의 개개인의 취향을 파악한 (정말 마음에 쏙 드는) 각종 물품들이 출시되고, 외국어를 배울 필요 없이 단말기 하나 만으로, 외국인과 편하게 일상대화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모든 대화는 단말기가 중앙 서버와 연결되어 실시간 통역되기 때문에-

 

심지어 아톰같은 로봇조차 등장할 수 있다. 현재의 로봇기술은 정밀한 움직임까진 가능해졌지만, 두뇌에 해당하는 부분은 아직 기술적인 문제로 해결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클라우드가 고도로 발전한다면, ‘생각하는 수준까진 아니더라도, ‘하인으로 부려먹을 수준정도로 나오는 게 가능해진다. 이런 식의 발전은 몇십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불과 몇 년 안에 가능해질 수 있다! 마치 <프레데터>를 보고 미군이 투명화 무기를 만들어낸 것처럼, 원리는 다르지만 효과는 거의 동일하게 말이다.

 

클라우드 시대는 단순히 컴퓨팅이나 인터넷 환경의 변화가 아니라, 실제로 우리의 삶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정보의 심각한 독점이 이루어진다. 앞서 구글-애플-MS-페이스북 같은 IT기업만이 미래의 클라우드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이들의 엄청난 자금력과 기술력 등등 때문에 말이다.

 

그러나 이 기업들은 모두 미국기업이다! 결론적으로 세계의 모든 정보가 미국으로 모인다는 소리가 된다. 전 세계 6억명이 가입한 페이스북의 경우도 미국 CIAFBI같은 기관이 정보공유를 요구하거나 분석한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페이스북만 가지고도 심각할 정도로 개개인의 모든 정보가 파악 가능하다.

 

그런데 클라우드라면? 생각만 해도 아찔할 지경이다. 여기선 분석 따위는 필요 없다. 개인과 각종 단체와 기업 그리고 국가의 모든 (심지어 비밀마저) 정보들이 한곳에 모이게 된다. 그것을 통합하고 분석하고 분류한다면, 그 힘은 에 가까울 지경이 된다.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가 대단한 것은 단순히 여러 명이 볼 수 있게 성경책을 찍어낸데 있지 않다. 이전까지 라틴어로 적혀있던 성경을 독일어-영어-불어 등으로 각 나라 국민들이 읽을 수 있게끔 정보의 대중화를 시킨 점에 있다. 덕분에 주교와 사제의 권위는 떨어지고, 루터를 비롯한 프로테스탄트가 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인간의 역사는 기본적으로 정보를 어떻게 독점하고 이용하느냐?’ 에 따라 변화되어 있다. 21세기는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SNS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개개인에게 많은 권력이 되돌아왔다. 그러나 클라우드 시대가 도래하면 극소수 몇몇 업체가 전 세계의 모든 정보를 독점하게 되는 시대로 접어든다.

 

안타깝게도 클라우드 시대는 누군가의 호불호에 따라 맘대로 오고 가는 시대가 아니다. 그건 거대한 시대의 흐름이기 때문에 역행할 수가 없다. 영화 <-E >를 보면 거대한 우주선에 살아가는 인류가 단말기에 종속되어서, 즐거워 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무중력상태 때문에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그들은 단말기에 종속되어서 마냥 즐겁게 보낸다. 그들의 취향을 파악한 메인 프레임은 시간에 따라 옷색깔을 변화시켜주며 모든 욕구를 만족시켜준다.

 

덕분에 그들은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클라우드 시대가 그러할 것이다. 우린 각자 개개인이 원하는 만족의 최대치에 가깝게 될 것이다. 너무나 편리하고 즐거운 시대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면에는 SF소설이나 영화에서 그려진 것처럼 디스토피아가 그려질지도 모른다. 보험사는 당신의 병력과 앞으로 걸릴 병을 미리 파악해서, 특정 보험 가입을 못하게 하고, 당신의 능력과 관계없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등급을 정해 신계급제 사회를 이루게 될 것이다.

 

클라우드 시대는 국경을 뛰어넘기 때문에 세계는 점점 더 획일화되고, 단순화되어질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클라우드는 우리가 두려워했던 빅브라더의 출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영화나 책에서 본 것과 달리, 개개인에겐 (적어도) 더없이 편리하고 즐거운 세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마치 <-E >속에 등장하는 인간들처럼 우린 몹시 행복한 바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고민의 힘을 잃어버린 채 말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