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옥탑방 왕세자’를 살린 한지민의 놀라운 연기력!

朱雀 2012. 5. 2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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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방송된 옥탑방 왕세자는 별로였다. 특히 18화는 그 절정이었다! 18화에서 홍세나가 놓고 간 열쇠를 발견한 왕세자 이각은 그녀의 오피스텔을 찾아갔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용태용의 할머니인 여회장을 그녀와 용태무가 공모해서 죽음으로 밀어넣었다는 것을.

 

17화의 마지막 장면이기도 했던, 18화의 첫 장면은 많은 이들의 기대를 자아내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이후 벌어지는 전개는 의외였다. 이각이 날린 주먹을 맞은 용태무는 엉켜 붙어서 싸웠고, 그때 이각이 한 살인자에 거짓말쟁이라는 말 때문에 용태무는 그가 용태용이 아니라 이각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용태무가 이각과 함께 바에 가지 않았다고 거짓 진술하는 부분도 그렇다! 용태무와 이각이 술을 마신 바에는 최소한 주문을 받은 바텐더가 있을 것이다. 그 사람만 찾았어도 용태무가 거짓말하는 사실은 경찰이 알 수 밖에 없다. 경찰이 한두번 실수할수는 있지만, 현실속 경찰이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무능할리는 없다. 참으로 답답한 장면이었다!


그리고 복수(?)로 용태용의 차량에 달러와 뉴욕행 비행기표를 나둬서 그를 여회장 사건의 용의자로 몰아넣어간다. ! 여기서 말이 안되는 설정이 난무한다. 우선 당시 용태무는 맨손이었다. 굳이 CSI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경찰에서 간단한 지문검식 만으로 용태무가 중요 용의자란 사실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용태무와 용태용으로 위장한 왕세자 이각은 나름 준재벌의 인물들이다. 여회장의 유언 집행할 때 양쪽은 변호사를 대동하고 있었다. 변호사들은 단순히 과시용으로 함께 오는 인물들이 아니다.

 

이렇게 재벌들이 경찰에 들어갔을 때, 바로 와서 온갖 조치를 취해주는 인물들이다. 비록 나름 의심스러운 증거가 잡히기는 했지만, 용태용(으로 위장한 이각)이 여회장 사건의 용의자라는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 그렇다면 변호사가 와서 몇분 정도만 이야기하면 경찰입장에선 풀어줄 수 밖에 없다.

 

물론 이해는 한다. 변호사가 활약하면, 이후 이각이 자신의 몸이 사라지는 현상을 이용해서 경찰서를 탈출하고 유언집행 시간인 낮 12시에 아슬아슬하게 맞춰서 오는 이벤트(?)를 써먹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오늘날 시청자들은 많은 드라마를 시청한 덕분에 나름 여러 가지 사실들을 상식처럼 알고 있다. 따라서 무리한 설정의 남발은 극의 설득력을 떨어뜨리고 긴장감과 더불어 몰입도를 떨어뜨릴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옥탑방 왕세자>는 이제 겨우 2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만저만 실망스러운 전개가 아니었다.

 

이 상황에서 <옥탑방 왕세자>에 그나마 생명력을 불어넣은 이는 오직 한지민 뿐이었다. 한적한 공원에 앉아 이각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신이 홍세나와 피를 나눈 자매라는 사실을 말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한지민의 모습은 그야말로 기가 막힌 운명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박하 그 자체였다!

 


한지민 특유의 코믹한 표정은 맥빠진 전개를 보여주는 '옥세자'의 유일한 볼거리였다!

용태무와 홍세나의 처리 때문에 고민하는 왕세자 이각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 보리를 외치면서 장난을 걸고, 자신의 장난 때문에 웃음을 터트린 왕세자 이각이 미안하다고 하자, 한손가락으로 아닌 것처럼 제스처를 취하면서 여자 때문에 고민하는 왕세자는 싫소라는 대사를 치는 그녀 특유의 코믹한 표정은 극의 반전을 이루기에 충분했다.

 

같이 달달한 요구르트틀 마시다가 이각이 경찰에 잡혀가자 매우 당황스러워하고, 이각에게 부용이 직접 수를 놓은 손수건을 가져가서 ‘ㅂㅇ’을 보여주는 그녀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게다가 간신히 용태무로부터 회사를 지킨 이각의 방앞에서 저하 자?’라고 말하면서 금방이라도 그가 사라질까봐 어쩔 줄 몰라하는 한지민의 표정은 정말 사랑하는 연인이 없어질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 그 자체였다!

 


홍세나가 개심한 첫 하면서 박하의 스마트폰을 훔치는 장면에서, 한지민은 너무나 선한 박하의 모습을 잘 보여줘서 자신의 스마트폰 벨소리를 듣고도 못 알아채는 박하의 순진무구한 모습을 잘 그려냈다. 참으로 대단한 연기력이지 않는가?

특히 용태무와 홍세나의 계략 때문에 자동차에 치일 순간에 처한 이각을 대신해서 몸을 날리는 한지민의 표정은 몹시 다급하면서도 거침없고 매우 놀라워보였다. 한마디로 한지민은 박하의 심정과 품성을 연기로 너무나 잘 표현했다. 그녀의 활약은 맥빠진 전개를 보여주는 드라마에 생명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이제 <옥탑방 왕세자>는 겨우 2화만 남겨놓고 있다. 따라서 현재 풀지 못한 여러 가지 미스테리를 매듭짓고, 왕세자 이각과 박하의 운명을 마무리 짓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주연 몇몇에게만 과도한 짐을 지우는 무책임한 전개가 이번주엔 이루어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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