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있는가? ‘유령’에는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 가지가 빠져 있다는 사실을? 바로 ‘연애’다! 여기까지 들으면 ‘에이’라고 반응하는 이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유령>이 오늘날 숨막히는 전개를 보여주면서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는 ‘연애’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초반에는 유강미와 김우현이 서로 좋아하는 냄새를 솔솔 풍겼다.
유강미의 집앞에서 김우현이 몰래 기다리며 혼잣말을 한다던가, 유강미 역시 김우현을 몰래 좋아했다던가 하는 식의 모습이 보이긴 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현재 김우현의 모습을 하고 있는 박기영은 ‘친구의 복수’와 자신을 이렇게 만들어버린 조현민에 대한 복수심. 그리고 경찰대를 뛰쳐나가게 만들 정도의 정의감과 사명감이 불타오르고 있다.
따라서 그는 현재 사랑놀음에 빠져있을 시간도 여유도 없다.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우리나라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이자 약점은 어떤 상황에서도 ‘주인공은 연애를 한다’였다.
회사이건 병원이건 항공사건 남녀가 있는 곳이라면 어느 든 ‘연애’가 발생했다. 물론 결혼적령기의 남녀가 있는 곳이라면 사랑이 꽃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모든 상황에서 연애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일례로 만약 <유령>에서 김우현(박기영)이 유강미를 좋아하고 연애를 해버렸다면 극의 긴장감은 파악~ 떨어지고, 시청자의 몰입도는 떨어지고 말았을 것이다.
왜나하면 현재 김우현이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막강한 조현민에 맞서서 싸워야 하는데, 가진 것이 별로 없다. 조현민은 대형팀을 이용해서 대한민국의 모든 정보를 제 마음대로 보는 중이다.
거기에 더해 세강그룹의 힘과 자금력을 이용해서 검찰과 경찰을 제 마음대로 부리는 수준까지 와버렸다. 이런 막강한 적을 상대해야 하는 김우현이 과연 연애를 할 짬이 있을까?
소지섭-이연희 커플도 있지만, 미친소 권혁주와 트루스토리 최승연 커플 역시 의외의 화학작용을 보여주고 있다. 매번 '조린 감자'와 '미친 소'라고 서로를 놀리는 모습도 그렇고. 특히 어젠 매장에 들어가서 일부러 떼어놓을 려고 했는데, '여보. 어기 사줘'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장면은 그만 빵 터질 지경이었다!
물론 현재 두 사람 사이에는 뭔가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긴 하다. 그리고 그런 미묘함은 ‘연애물’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을 더욱 바짝 끌어당기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에서 전문드라마가 나오기 위해선 <유령>처럼 연애를 최대한 배제하고 이야기를 전개할 뚝심이 필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선남선녀 주인공이 달달한 연애를 하는 것은 분명히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방법이긴 하기 때문이다. 시청률을 확보해야 하는 제작진의 입장에선 쉽게 빠질 수 밖에 없는 ‘악마의 유혹’인 셈이다. 그걸 물리치고 자신이 원래 계획한 대본대로 간다는 것은 용기와 결단을 필요로 한다. 그런 면에서 <유령> 제작진의 뚝심은 빛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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