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바로 ‘무한도전'에는 이나영이, ’런닝맨‘에는 한지민이 출연한 것이었다. 두 미녀배우가 각각 예능에 출연한 것은 그 자체로 볼거리를 제공했지만, 동시에 국내에서 탑 클래스의 여배우가 예능에 출연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미로운 점을 시사한다.
예전에는 탑클래스 여배우가 예능에 출연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 예능계의 판도는 많이 달라졌다. 이승기가 국민남동생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누구나 인정하겠지만 <1박 2일>을 통해 젊고 건강한 이미지가 국민들에게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돌 역시 팀의 인지도를 높이고, 개인의 얼굴을 알리는 데는 예능활약이 필수요건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아이돌과 다른 포지션에 있는 이나영과 한지민은 다른 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이나영과 한지민이 각각 출연한 <무한도전>과 <런닝맨>에는 국민MC 유재석이 존재한다. 유재석은 게스트를 배려해서 활약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준다. 아무리 예능이 대세가 되었다고 하지만, 여배우가 예능에 나와서 별로 활약상이 없다면 아예 나가지만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재미가 없으면 통편집이 수시로 일어나는 현실에서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그런데 유재석은 게스트를 항상 배려해서 자신이 희생하거나 어떤 설정을 만들어줘서 게스트가 빛나게끔 상황을 만들어준다. 따라서 이나영과 한지민의 입장에선 ‘분량’을 만드는 데 부담감이 없었을 것이다.
두 번째로 <무한도전>과 <런닝맨>은 토크쇼가 아니라 ‘게임’에 가깝다는 것을 들 수 있겠다. 같은 유재석이 진행하지만 <놀러와>나 <해피투게더>에 출연했다면, 이나영과 한지민은 지금처럼 두드러진 화면을 받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토크쇼의 특성상 다른 게스트들이 나올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싫든 좋든 분량이 나눠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무도>와 <런닝맨>에선 분량도 분량이지만, ‘어떤 상황에서 어떤 활약을 펼쳤느냐?’가 더욱 중요해진다.
가령 <무한도전>에서 이나영은 다른 멤버들이 춤으로 자신을 표현하
자, 예전 토끼춤으로 표현해서 무도 멤버와 시청자를 웃기게 만들었고, 이후 박명수와 함께 열차를 탄 장면에선 자신의 머플러를 박명수가 휘게 해서 웃고, 박명수와 둘만 남은 장보기에서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등의 살신성인(?)급의 활약을 보여주었다.
<런닝맨>의 한지민은 인간 징검다리 게임에서 송지효 못지 않은 활약을 보여주었고, 상대팀이 단체복을 1만원에 산 다음 4만원을 부르자, 자신의 옷을 짜면서 ‘짜서 입으면 돼요’라고 말하거나, 지석진과 흥정해서 결국 6천원에 런닝맨 단체복을 사는 등의 털털한 매력을 보여주었다.
‘토크쇼’는 특성상 뭔가 이야기를 해야 하고, 이야기의 수위가 쎄야만 한다. 이에 반해 <무한도전>과 <런닝맨>은 게임을 하면서 활약을 펼치면 보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적다. 아울러 앞서 지적했지만 활약도에 따라서 돋보이기 때문에 점점 더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게임’ 자체가 재밌기 때문에 <무한도전>과 <런닝맨>은 더더욱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다! <무한도전>과 <런닝맨>은 매주 게임이 바뀌기 때문에, 어떤 설정으로 임하게 될지 알 수가 없다. 게다가 한국인은 특유의 승부근성은 남녀를 불문하고 더욱 투지를 불태우게 만든다.
<무한도전>에서 이나영은 ‘아니 저럴 수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기기 위해서 의외의 모습을 선보였고, <런닝맨>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한지민은 이광수와 지석진을 상대로 발까지 사용하며 최선을 다하는 악바리 근성을 보여주며 의외의 반전을 일궈냈다.
이나영과 한지민이 출연한 <무한도전>과 <런닝맨>은 공교롭게도 같은 주에 방송되면서 비교하기에 좋은 상황이 연출되었다. 이나영과 한지민 둘다 특별히 어떤 작품을 홍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무한도전>과 <런닝맨>이 좋아서 출연한 점도 시청자들에게 호감이 더하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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