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방송된 <아랑사또전>을 보면서 극의 반전에 몸서리를 치고 말았다! 우선 10화에선 홍련과 무영의 관계가 드러났다. 염라대왕의 입에서 발설된 내용에 따르면, 홍련은 무영의 동생으로 원래 천상의 선녀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족보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홍련은 은오(이준기)의 엄마이므로, 무영은 외삼촌이란 결론에 다다른다. 홍련은 현재 혼백을 가져다가 자신의 생명을 연장하고, 지상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음으로 하늘에서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 따라서 무영은 홍련의 정체를 알면 괴로워할 수 있지만, 그녀를 용서할 수는 없다. 따라서 자신의 손으로 단죄해야만 하는 가혹한 운명을 짊어진 셈이다!
가혹하기는 은오 역시 마찬가지다! 은오는 지금 아랑에게 정신없이 빠져들고 있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생명연장의 꿈’을 넘어서 ‘불로불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그녀가 절실히 필요하다. 따라서 멀지 않은 시기에 은오는 어머니와 아랑 중에 한 사람을 택해야 하는 가혹한 상황이다.
그뿐인가? 10화에서 드디어 은오는 아랑이 보름달이 두 번 뜨면, 그러니까 두 달 후면 지옥에 가든 천상에 가든 이 세상을 떠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그가 사랑하는 여자는 현재 기억상실도 부족해서 시한부인생을 살아가는 셈이다. 오호 통재로다!
9~10화를 보기 전까지는 강문영이 연기하는 홍련이 제일 무서운 사람, 아니 캐릭터로 생각했다(인간의 혼백을 취하는 것(?)이 사람일 수는 없으므로). 그녀는 최대감을 남편으로 하고 있지만, 실상은 남편이 아니라 필요 때문에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아들로 삼고 있는 최주왈 역시 보름때마다 필요한 순결한 처녀를 위해서였을 뿐. 도구 이상으로 생각한 적이 없다.
심지어 그녀는 원혼을 가지고 자신의 수하를 만들 정도의 신통력을 지니고 있으면서, ‘인간은 못 믿는다’라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감히 저승사자를 죽일 수 있는 검을 만들어 내고, 모든 음모를 배후에서 조종하는 그녀를 보면서 ‘무섭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앞서 말한대로 9~10화를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애초에 홍련이 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옥황상제가 불쌍히 여겨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애초에 그녀는 옥황상제가 아니면 탄생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다.
10화를 보면 홍련이 부리는 악귀를 은오가 부채로 제거하는 장면이 나온다. 저승사자인 무영은 그 부채를 보고 ‘천상의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동안 은오의 사부라고 이야기된 인물은 옥황상제 아니면 염라대왕일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그러나 단순무식(?)한 염라대왕의 성격을 고려했을 때, 그런 의뭉스러운 인물로는 아무래도 옥황상제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까 옥황상제는 홍련의 유일한 약점인 아들 은오에게 그녀의 어머니와 맞서 싸울 수 있는 무술과 더불어 술법을 가르쳐 준 셈이 된다!
너무나 그리운 어머니와 싸워야 하는 가혹한 운명을 짊어준 것도 부족해서, 사랑하는 여인과 어머니 둘 중에서 한명을 선택해야 하고, 어쩌면 자신의 술법으로 어머니를 제거해야 될 운명에 처한 은오의 상황을 만들어가고 있는 옥황상제. 비록 얼굴은 초절정 꽃미남이지만, 그가 만들어가는 <아랑사또전>에서의 판은 정말 무시무시하지 않은가? 그래서 필자는 강문영보다 유승호가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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