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천번째 남자’에서 ‘하이킥’의 향기를 느끼다!

朱雀 2012. 9. 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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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천번째 남자에는 3포세대를 대표하는 성규라는 캐릭터가 등장했다. 우현의 절친으로 등장한 그는 대학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알바를 뛰는 인물로 등장했다.

 

사실 <천번째 남자>는 현실풍자의 모습을 보여주긴 했었다. 그러나 이번처럼 대놓고 3포세대의 이야기를 할 줄은 몰랐다. <천번째 남자>에선 드디어 구미진(강예원)과 김응석(이천희)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연인으로 발전하는 반전을 이뤄냈다.

 

그러나 필자는 아니, 많은 시청자들은 3포세대가 될 수 밖에 없는 성규의 이야기에 더욱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우현은 구미모(효민)이 응석과 연인관계로 발전한 것으로 알고 낙담하여, 성규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

 

그러나 성규의 말은 너무나 놀라웠다. 그는 우현의 처지를 부러워했다. ? 등록금을 걱정할 필요도 없고, 여유가 있어서 여자친구를 사귀기 위한 시간적-물질적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성규는 알바를 허덕허덕 뛰어야 간신히 살아갈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성규의 모습은 구미진과의 대화신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구미진은 성규가 사랑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라고 말하자, 바로 ‘3포세대구나라는 식의 뉘앙스를 비춘다.

 

그러자 성규의 답변이 걸작이었다! ‘그런 거창한 것은 모르지만, 포기할 게 너무 많아요. 7천원짜리 숙대국이 먹고 싶어도 3천원짜리 밥을 먹어야 하고, 알바 끝나고 택시를 타고 싶지만 (돈이 없어서)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서 타고 가야해요라고.

 

 


 

참으로 가슴이 무척 아파오는 말이었다. 다행히 구미진은 천년 가까이 살면서 이땅에는 이보다 더욱 힘든 날이 있었다.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라, 열심히 살다보니 그림이 그려졌다라는 식의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져줬다.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대중의 지지를 받는 개그는 철저하게 오늘날의 시대를 풍자한 것들이 많다. ‘사마귀유치원이나 비상대책위원회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아울러 시트콤계의 레전드인 <하이킥> 시리즈 역시 우리 시대의 아픔과 현실을 풍자함으로써 더욱 지지를 받았다. <천번째 남자>는 기본적으로 남녀간의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먹고 살기 바쁜 나머지 여유가 없는 대다수의 대학생들이 보기에는 그저 그것은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성규라는 캐릭터를 통해 <천번째 남자>는 단순히 오늘날의 사회뿐만 아니라, 사랑놀음만 일삼는 드라마에 일침을 가했다면 너무 오버한 걸까? 단순히 웃기는 시트콤인줄만 알았던 <천번째 남자>가 이토록 강하게 현실을 대놓고 비판할 줄 몰랐기에, 그 충격은 무척 강했다. 더욱이 그런 <천번째 남자>의 모습에선 <하이킥>의 향기가 무척 낫다고 밖에 할 수 없다.

 

게다가 연기자들의 호연과 괜찮은 이야기 전개 등을 고려하면 더더욱 <천번째 남자>의 완성도는 나아지고 있기에, 더욱 그런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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