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서번트 증후군에 걸린 의사가 왜 등장했을까? ‘굿닥터’

朱雀 2013. 8. 6.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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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직구를 던지겠다! 현실에 없는 좋은 의사를 드라마에서 등장시키기 위해서다. 서번트증후군인 박시온(주원)은 엄청난 암기력과 공간지각능력을 가진 천재다. 그는 자폐증에 가까운 정신적 문제를 지닌 인물이기에, 우리가 흔히 가지는 선입견대로 매우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현실을 보자! 현실에서 돈과 권력을 생각하지 않고 순수하게 인술을 펼치는 의사를 만날 수 있을까? 불가능에 가깝다. 오늘날 의술은 인술이 아니라 의료서비스가 되버린 지 오래다.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고 싶다면? 돈 많이 들어가는 비싼 병원을 찾는 것이 빠르다. 오늘날 종합병원들은 선진 경영이라고 해서, 의사와 간호사처럼 필수 인원조차 최소한으로 채용하는 게 상식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따라서 현실은 드라마 <골든타임>처럼 시궁창에 가깝다. 물론 환자를 돈벌이의 대상이 아닌, 인격체로 대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뜻 있는 의사들도 존재하겠지만, 현실의 벽은 너무나 높다. 따라서 오늘날 외과엔 지원자들이 없고, 성형외과처럼 돈이 되거나 마취과처럼 편한(?) 쪽으로 몰리는 상황은 누구를 비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굿닥터>는 이런 현실에서 찾아보기 불가능한 박시온이란 인물을 내세운다. 그가 의사가 되고자 하는 것은 어린 시절 아버지가 가정폭력에 죽은 토끼와 광산에서 사고로 죽은 형 때문이다.

 

그는 고아원에서 지낸 탓에 3DTV를 보지 못하는 고아원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싶어하는 착한 인물이다. -물론 그의 말투는 다소 어눌하고 행동은 어딘가 답답하다- 그러나 위급상황이 펼쳐지면? 그는 기차에서 우연히 본 현우란 아이가 사고로 큰 부상을 입자 능력을 발휘해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응급처치를 한다.

 

그것도 부족해서 병원에서 김도한(주상욱)이 수술을 집도하게 되자,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이야기해서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 <굿닥터>는 어린이들만 상대하기 때문에 쉬운 곳이라고 시청자들이 생각해온 소아외과가 어린이를 상대하는 특수성 때문에 얼마나 어려운 곳인지 보여준다.

 

아직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수술 부위를 찾기 어렵고 후속조치가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식으로. <굿닥터>는 국내 메디컬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치들을 거의 대부분 깔아놓았다!

 

박시온을 채용하고자 하는 병원장과 어떻게든 그를 몰아내고 병원내 실권을 잡으려는 부원장파 간의 파워게임. 환자를 잃은 아픔 때문에 겉으론 차갑게 보이지만 완벽에 가까운 수술과 진단을 하려는 김도한(주상욱).

 

예쁘고 똑똑하고 여의사 차윤서(문채원)과 삼각관계 형성 등등. <굿닥터>1화부터 주인공 박시온의 불행한 과거사와 연이은 사고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고, 그의 천부적인 재능과 그가 레지던트로 임시채용되는 과정까지를 드라마틱하게 전개해서 일단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했다.

 

아마도 2부에선 박시온이 실수하고, 김도한과 갈등을 일으키며 차윤서와 점점 가까워 지는 것을 전개할 것이다. 다소 식상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굿닥터>에 정감이 가는 것은 아무래도 의료 서비스가 아닌 인술을 펼치고자 하는 진심이 엿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비록 다소의 장애를 가지고 있어도 진정한 인술을 펴고자 하는 박시온과 그런 그를 좋은 의사로 만들고 싶어하는 바보같은 최우석 병원장(천호진) 같은 이들을 보고 싶기에. 이젠 사라져 버린 그 진심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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