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갑과 을의 나라! ‘풍문으로 들었소’

朱雀 2015. 4. 1.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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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사회의 가장 큰 유행어(?)를 꼽으라면 갑질이 아닐까? 어제 풍문으로 들었소에선 그런 갑질을 풍자했다. 한정호의 클럽에 서형식이 초청되자, 한정호의 비서는 이전에 자신이 무례하게 군 일에 대해서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한다.

 

 

서봄의 아버지 서형식은 그런 비서의 사과를 몹시나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그의 딸인 서봄은 더했다. 한정호 부부는 서봄을 가족과 떨어뜨리기 위해서 치밀한 계획을 진행한다.

 

 

 

 

친자매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서누리의 알바하는 곳을 찾아가서 손님으로 주문하고, 차안에서 준비한 선물을 건네는 서봄의 모습은 누가봐도 여왕같았다. 한정호 부부가 준비한 선물 덕분에 아나운서 일감을 얻게 된 언니 서누리가 SNS로 서봄과 시댁을 운운하며 열심히 하겠다식으로 하자, ‘자신을 위해서라고 충고하는 모습은 뭔가 정떨어지는 부분이었다.

 

 

특히 마지막에 최연희의 비서 이선숙이 자신들의 공부방에 들어왔다가 갇힌 모습을 보고, 점잖게 비밀연애에 대해서 충고하면서 아랫사람을 휘어잡는 그녀의 모습은 18세 소녀가 아니라, 권력가(?)로서 그 위엄이 돋보일 지경이었다.

 

 

그런 모습들은 풍자였지만, 즐거운 웃음이 아니라 씁쓸한 미소를 짓게 하기에 충분했다. 18세기 프랑스 혁명을 통해서 전 세계에 퍼진 평등이란 개념은 정말로 위대한 이념이다. 그러나 우리 생활에서 평등을 구현하기란 매우 어렵다.

 

 

? 사람마다 처지와 위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유교적인 전통이 남아있는 우리 사회에선 더하다. 거기에 더해 각자의 경제적 사정에 따라서 신분이 달라지는 상황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백화점을 비롯한 곳에서 손님은 왕이라면서, 손님의 그 어떤 말도 안되는 요청과 사과요구에도 견딜 것을 지시한다. 백화점에서 별다른 잘못없이 무릎꿇고 한시간 넘게 욕설을 들어야 했던 사건등은 우리를 몹시나 난감하게 만든다.

 

 

드라마속에서 한정호의 비서가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모습은 매우 비인간적인 처사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선 그런 상황들이 비일비재하게 넘친다. 오히려 매우 순화되어서 그려졌다고 해야될 지경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통쾌한 일면도 있다. 왜? 그는 철저하게 힘앞에서 처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만약 한정호의 사돈인 서형식의 처지 바뀌지 않았다면? 그가 그런 모습을 보이겠는가?-

 

 

 

 

 

서봄은 에 대한 집착과 열망을 보인다. 그녀는 한정호 집안의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몹시나 궁금해하고 집안의 일원이 되고자 노력한다. 그것은 단순히 개인적 신분상승 뿐만 아니라 한미한 처지의 자신의 집안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기도 하리라.

 

 

서봄의 남편인 한인상이 말한 것처럼 두 사람은 젊다. 그리고 언젠가 한정호와 최연희가 늙어서 죽는다면? 두 사람은 작은 왕국의 말 그대로 왕과 왕비가 된다. 한정호와 최연희가 누리는 막강한 부와 권력을 소유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단순히 시간이 간다고 부와 권력을 세습받는 건 아니다. 그에 걸맞는 교육을 받고 한정호 부부의 눈에 걸맞는 능력을 보여주어야만 한다. 그러나 과연 그런 기회를 갖는 이가 얼마나 되겠는가?

 

 

어제 풍문으로 들었소는 개개인의 노력으론 이룰 수 없는 신분상승과 우리 사회의 권력의 일그러진 모습은 잘 풍자해냈다고 여겨진다. 경쾌하게 그려졌지만 마냥 웃으면서 볼 수 없게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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