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선조를 이해할 필요가 있을까? ‘징비록’

朱雀 2015. 4. 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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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에서 선조는 도원수의 말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각을 즉결처형했다. 그가 용맹하게 군사를 이끌고 왜군의 척후군을 공격해서 승리를 이끌어냈다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고 후회했지만, 이는 늦은 일이었다.

 

 

선조는 그때 다신 이런 일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그러나 19화에선? 임진강 방어선을 앞두고 도순찰사 한응인에게 군의 지휘권을 맡겼다. 한응인은 도원수보다 품계가 낮다.

 

 

게다가 그는 무관이 아니라 문관이다. 실제로 한응인은 철수하는 왜군을 보고 도망가는 줄 알고 추격했다가 1만이 넘는 군사를 모두 잃고 말았다. 도성인 한양을 버린 것도 부족해서 평양에 있는 선조는 그 소식을 듣자마자 또 도망칠 궁리만 한다.

 

 

이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류성룡은 한응인에게 지휘권을 주는 것을 반대했지만, 선조는 오히려 이에 역정만 냈다.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선조는 철저하게 자신밖에 모르는 인물이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봐도 실제의 선조는 모습과 매우 가깝다고 여겨진다.

 

 

선조가 유능한지 무능한지는 중요치 않다. 임진왜란이 벌어지고 선조가 보여준 모습은 위정자로서 실격 그 자체다! 그는 임진왜란의 결과와 상관없이 왕좌에서 쫓겨나야만 하는 인물이었다.

 

 

한양이 점령당할 때 그는 최선을 다해서 방어전을 치루었는가? 유능한 장군들과 신하들이 제 몫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뒷받침을 했는가? 신각을 비롯해서 능력있는 장수를 실각시키거나 처형시킨 일을 우린 무수히 알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이순신 장군을 들 수 있다. 만약 원균이 칠천량 해전에서 대패하지 않았다면? 이순신 장군 역시 사약을 받았을지 모르는 일이다. 군주는 왜 존재하는가? 백성과 나를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다.

 

 

그런 일을 하지 못하는 군주는 존재가치 자체가 없다. 물론 인간적으론 얼마든지 그의 처지와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구석이 존재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군주이자 정치가로서 그는 백성과 조선의 안위를 지키지 못했다.

 

 

그가 임금으로서 보여준 모습은 자신의 권좌만을 지키기에 급급했고, 자신의 앞을 방해한다고 여겨지면 심지어 자식조차 내치는 모습만을 보여주었다. 권력의 비정함을 탓하기 전에 선조라는 인간 자체를 비판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군주가 과연 의미있는 존재일까? 우린 인간 선조를 이해하기전에 역사에서 그가 잘못한 점들을 깊이 주목하고, 우리가 그런 비슷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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