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사랑의 떨림을 기억하시나요?, ‘그대 웃어요’

朱雀 2009. 11. 23. 09:36
728x90
반응형

사랑의 떨림을 기억하는가? 보고 있어도 보고 싶고, 그 사람만 생각하면 웃음부터  절로 나오고 가슴 벅차오르는 그 행복을. 이번주 <그대 웃어요>는 그런 사랑의 벅차오름을 잘 표현해냈다.

19화에서 강현수(정경호)는 서정인(이민정)을 데리고 첫 데이트 장소로 남산을 택했다. 남산은 바로 그녀의 언니 서정경과 첫 데이트를 한 장소였다. 그걸 잘 알면서도 서정인은 그를 너무나 사랑했기에 만나러 갔다.

대다수의 여자들이 싫어할 식당에 가서 낚지볶음과 파전 등을 사주면서 현수는 정인이 듣기 거북할 이야기를 꺼낸다. 지난 8년간 언니 서정경을 짝사랑해온 이야기를. 정인이 자신을 좋아하는 줄 아는 현수가 그런 이야기를 꺼내자, 정인은 눈물을 보이다가 끝내 뛰쳐나간다.

현수는 뛰쳐나가 그녀를 붙잡으면서 말한다. “이런 나이어도 괜찮니?” 아! 세상에 이런 로맨틱한 고백이 또 있을까? 어떤 면에서 현수는 너무 정직하고 답답한 사내다.

그러나 현수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의 그런 선택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첫 만남 때부터 자신의 속마음을 모두 털어놓았고, 자신이 친언니인 서정경을 얼마나 짝사랑해왔는지 잘 아는 정인에게 그런 고백을 하지 않고 사랑을 시작한다면 잔인한 선택이 될 수 있다. 형편상 자주 가까운 곳에서 볼 수 밖에 없는 사이인데, 얼마나 가슴 아파하겠는가?

그래서 현수는 다소 잔인할 수 있지만, 초반에 모든 것을 정리하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그동안의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고 , 때때로 8년간의 짝사랑에 가슴 아파할 자신을 이해해 줄 수 있겠느냐고 말이다.

그런 현수의 말에 정인은 포옹으로 답변을 대신한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서로 손을 꼭 붙잡고 행복해서 어쩔 줄 모른다. 되돌아보면 험난한 여정의 연속이었다.

정인은 현수를 사랑하게 되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쉽게 내색할 수 없었다. 상당히 친해졌다고 생각한 현수의 어머니 백금자는 그녀가 한번 파혼당한 것을 엄청난 흠으로 여겨서, 자신의 아들과 행여라도 잘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친언니 서정경을 짝사랑해서 무슨 일이 있으면 달려가는 그를 정인은 얼마나 애처롭게 혼자 쳐다봐야만 했는가? 현수 역시 정인을 향한 자신이 마음이 ‘애정’이란 사실을 모른채, 그녀의 얼굴만 보면 입술이 떠오르고 가슴 한켠이 아려오는 것을 그저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런 두 사람이 드디어 서로 마음을 확인하고 사랑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사랑의 달콤함에 빠져있던 두 사람은 그러나 현실의 장벽 앞에 주춤하게 되었다.

세상에서 절대 숨길 수 없는 ‘사랑’을 정인은 자신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백금자 때문에 감추기로 한다. 더불어 재벌-운전기사로 만나 껄끄러운 윗세대의 갈등에 첫사랑의 문제와 유산 문제로 얽혀 사이가 좋지 않은 두 집안의 반대를 생각해 천천히 두 사람의 관계를 밝히기로 한다.


화장실에 앉아서 둘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잠자고 있는 현수의 방으로 내려가 ‘서정인 애인’이란 꼬리표(?)를 붙이고 핸드폰으로 몰래 사진을 찍는 행위는 몹시 귀엽게 느껴졌다. 사랑하는 현수를 위해 직접 도시락을 싸서 먹여주고, 그런 정인에게 너무 예뻐서 뽀뽀하고 싶은 현수는 번번히 실패하는 모습을 보여줘 웃음을 줬다.

허나 앞서 말한대로 사랑이 감춘다고 감춰지나? 정인은 집에 들어오자마자 백금자 앞에서 일부러 오빠 성준이 현수의 침대를 빼앗아 자는 걸 고자질한다. 덕분에 성준은 매트리스를 빼앗기고, 딱딱한 나무 침상위에서 자야 했다.

둘은 밤이 새도록 통화를 한다. 바로 한집에서 살면서도 ‘보고 싶다’란 닭살스런 멘트를 날리고, 화장실을 찾은 현수는 정인과 마주치게 된다. 정인은 바로 화장실에서 현수와 통화를 했던 것이다. 두 사람은 몰래 둘이 화장실로 들어가 이야기를 나누고, 제대로 뽀뽀를 하려고 한다. 아뿔싸! 근데 그때 할아버지 강만복(최불암)이 노크를 하고, 현수는 물통으로 들어가 몸을 숨긴다.

자신의 방에 가서 초조하게 현수의 문자를 기다리던 정인은 ‘탈출했다’는 메시지를 받는다. 두 사람은 아침에 일어나 밥상에서 서로를 지긋이 쳐다보며 같이 같은 반찬을 집어 먹으면서 사랑을 속삭인다. 생전 손에 물 묻힌 적이 없던 정인은 현수와 같이 점심을 먹기 위해 살뜰히 도시락을 싸고, 누가 볼까봐 둘은 점심시간에 회사 건물 계단에서 서로 먹여주며 식사를 한다.

또한 크리스마스 관련 용품 상점에 가서 크리스마스 트리관련 용품을 구입한다. 할아버지가 정인을 위해 만들어준 천사상을 생각하는 것을 보고 속 깊은 현수는 자신의 그녀의 집을 되찾아줄 능력이 없는 것에 괴로운 표정을 잠시 짓는다.

18화는 이제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사랑을 시작한 두 연인의 알콩달콩한 사랑을 매우 잘 표현해준 방송회였다. 물론 두 사람 앞에는 사랑의 시련이 놓여 있다.


부모세대의 갈등으로 험난한 사랑이 예고되는 두 사람은 둘이서 몰래 껴안고 있는 광경을 백금자 여사를 비롯한 어른들에게 들키고 말았다. 과연 앞으로 어떻게 될까?

우선 현수의 엄마 백금자는 자신의 금쪽같은 아들인 현수를 훌륭한 배필과 맺어주고 싶어한다. 그래서 흠 있는 정인과의 교제를 반대한다. 정인의 아버지 서정길은 글로벌 그룹의 후계자인 이한세와 연합해 다시 옛영광을 찾을 생각에 골몰하고 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현수가 8년간 짝사랑했던 정인의 친언니 서정경은 이제 현수를 좋아하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꼬일대로 꼬인 관계인 것이다.

그래도 위대한 사랑의 힘은 모든 험난한 고난을 넘어가서 두 사람의 사랑의 결실을 맺게 해주리라 본다. 잊고 있던 사랑의 떨림과 설레임을 너무나 잘 표현한 18화 때문에 행복한 주말이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