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영화보다 더 감동적이었던 김명민의 수상소감

朱雀 2009. 12. 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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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먼저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저에게 배우라는 재능을 주셨는데, 부족하게 주셔서 남보다 두 세배 더 노력하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겸손과 노력이라는 미덕을 가지고 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박진표 대표인데, 이 자리에 없을 겁니다. 당신이 아니였다면 제가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고, 당신이 아니었으면 이 작품을 끝내지 못했을 겁니다.

하루하루 말라가는 배우가 안타까워서, 속이 아프다는 핑계로 끼니를 걸렀습니다. 정말 친형같고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웠지만, 촬영장에 나가는 희망으로 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원아! 정말 너로 인해서 내가 이 영화를 끝낼 수 있었고, 항상히 극진히 보살펴줘서 고맙다. 너의 연기를 보면서 감동받고, 내가 온전히 종우로 살 수 있었던 것 같아. 너무 고맙다.

그리고 남몰래 뒤에서 눈물을 훔치며 안타깝게 바라보던 스탭분들 너무 고맙습니다. 남능미 선배님, 임하룡 선배님. 항상 친아들처럼 돌봐주셨습니다. 그 외 많은 선배님 감사합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죽음과 사투를 벌이고 계실 루게릭 환우분과 가족분들 희망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해드리고 싶고요. 저희 팬 여러분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 상의 영광을 박진표 감독님과 하지원씨께 고스란히 바치겠습니다.


어제 방송된 제 30회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 시상식에서 김명민은 영화보다 더 감동적인 수상소감을 밝혔다. 우리가 알고 있는 김명민은 대한민국의 어떤 배우보다도 더 철저하게 연구하고 몰입해 자신을 온전히 잊고, 영화속의 인물 그 자체가 되어버리는 인물이다.

<내 사랑 내 곁에>에서 종우역을 맡은 그는 실감나는 연기를 위해 무려 20킬로그램이 넘는 감량을 벌여 제작부터 화제를 몰고왔다. 연기자 본인이 ‘이러다 죽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는 토하고, 실제 환자처럼 촬영기간내내 아픈 상태로 보냈다고 한다. 루게릭병의 특성상 운동도 하지 못하고 절식을 통해 하루 1킬로씩 감량을 해나간 그의 노력과 집념은 ‘미쳤다’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그런 노력이 있었기에, <내 사랑 내 곁에>가 기존의 멜로 드라마처럼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음에도 200만명이 넘는 관객동원을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심지어 영화를 본 관객중에서 ‘소 잡을 칼로 닭 잡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오늘 김명민은 시상식에서 누구보다 영화를 만든 감독을 챙기고, 함께 주연을 맡은 하지원을 챙기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자신의 재능을 뽐내지 않고, 겸손하게 말하면서도 누구나 듣는 순간 ‘아! 저렇게 살아겠구나’ 내지는 ‘저렇게 멋지게 말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또한 <내 사랑 내 곁에>에 루게릭병 환자들의 이야기를 담을 것을 잊지 않고 기쁜 수상 소감에서 그러한 환자분들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부분도 오직 김명민만이 보여줄 수 있는 마음씀씀이가 아니었나 싶다.

대부분의 수상소감은 짧은 시간 때문에, 관계자와 식구등 줄줄이 리스트를 읊으며 듣는 사람도 지겨운 소감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항상 관객을 감동시키는 김명민은 대본도 없는 상황에서 시청자와 식장에 모인 모든 이들을 배려한 멋진 소감을 들려주었다.

실로 그때만큼은 그 어떤 영화의 하이라이트보다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다음 메인에 소개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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