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아이돌의 씁쓸한 비애를 폭로한 ‘강심장’

朱雀 2009. 12. 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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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방송된 <강심장> 9화를 보면서 새삼 인기연예인의 비애를 느낄 수 있었다. <찬란한 유산>에서 이승기의 동생인 ‘선우정’으로 열연한 한예원은 슈가 당시의 일화를 한토막 꺼내 놓았다.

슈가 활동시절, 네 명의 아이돌들은 날씬한 체형을 유지하기 위해 엄격한 관리를 받았단다. 기획사 사장이 보는 앞에서 배식이 실시되었고, 너무 고기가 먹고 싶은 그녀들은 뻥튀기를 우유에 말아 먹으면서 ‘고기맛 나지 않냐?’라고 할 정도였다.

배고픈 그녀들이 몰래 집에서 맨밥에 고추장을 비벼먹다가 문 열리는 소리만 들려도 남의 집 지붕에 던져 증거를 없앨 정도였다. 대다수의 아이돌 그룹이 그렇지만 슈가에게 개인 생활이란 존재치 않았다. 그들에겐 핸드폰등이 일체 금지되어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채 살아갔다.

어느 날 슈가는 숙소앞을 지나다가 ‘은행’이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랐다. 그래서 고무장갑을 끼고 그녀들은 대야에 은행을 모았다. 그리곤 껍질을 벗기고 씨를 깨서 마침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은행'을 먹게 되었다.


어느 날도 슈가는 은행을 모으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숙소 근처 남고 학생들이 ‘슈가’를 외치며 그들에게 다가왔다. 개중 한명이 용기를 내서 사인을 부탁하며 다가왔는데, 한참 작업중이던 은행 냄새가 피어오르자 코를 막으면서 뒷걸음질을 쳤단다. 입으로는 ‘슈가’를 연신 외치면서.

슈가 뿐만이 아니다. 투투로 한때 최고의 인기를 끈 황혜영 역시 당대 톱스타와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꺼냈다. 매니저 몰래 만나던 두 사람은 우연히 낸 접촉사고 때문에 만난다는 사실이 번져서 급기야 기획사에 의해 모든 연락수단을 압수당하고 스케줄마저 조정당해 헤어지고 말았다.


‘샤크라’의 황보 역시 철저한 매니저의 감시아래 쉬는 날엔 밖으로 마음대로 나다니지 못했고, ‘G.O.D'롤 최대 인기를 모았던 데니안 역시 좋아하는 여성 연예인을 그저 대기실의 거울을 통해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했던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어찌보면 이건 연예인들만의 비애라고 할 수 있다. 지금에야 사정이 많이 나아졌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아무리 당대 최고의 인기 연예인이라고 해도, 열애설이 터지면 인기가 엄청나게 폭락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인기를 끄는 연예인이 생겨났을 때, 기획사에서는 ‘상품가치’ 때문에 철저한 관리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권이나 존엄성등은 철저히 무시당한채, 매니저등이 24시간 밀착되서 개인의 사생활을 철저히 전담 마크(?)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런 일은 지금도 조금 나아졌지,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어떤 이들은 연예인이 된다는 것은 ‘사생활’을 상당 부분 포기하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일이라고 한다. 맞다. 어떤 면에서 만약 연예인이 서울 시내 한복판에 나섰는데,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비애라고 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연예인이 된다는 것은 유명한 사람이 되겠다는 말과 동의어인지 모르겠다. 모두가 그 사람을 알아보고, 모두가 그 사람에게 환호하는 그야말로 저 하늘의 빛나는 별처럼 되고 싶다는 의미일게다. 그러나 그것을 위해 포기해야 될 것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먹는 것과 입는 것은 물론 하루 24시간이 기획사의 관리아래 철저하게 통제된다. 연인이 있다면 인기관리를 위해 헤어져야하고, 가족과도 제대로 만나기 어렵다. 그리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는 방송이나 언론에서 알려지게 되면, 악의적인 네티즌이나 기자에 의해 추문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유명해진다는 것은 동시에 안티팬을 양산한다는 소리로도 될 수 있다. 그(그녀)가 한 말과 행동에 대해 진의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의 멋대로 해석해 고의로 부풀려지는 경우가 많으며, 그런 일 때문에 때때로 상당부분 가슴앓이를 경험해야한다.

<강심장>에선 한예원과 황보, 황혜영 등이 비록 웃으면서 이야기했지만 당시로선 정말 참기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연예인의 어두운 부분을 드러낸 대표적인 일화였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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