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시험에 빠진 ‘별따’의 최정원

朱雀 2010. 2. 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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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따> 10화에서 진빨강(최정원)은 시험에 빠진다. 우선 9화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원강하의 집에 진빨강이 가사도우미로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정재영(JK생명 회장 정국의 손녀)은 그녀에게 지갑에 있는 몇백만원짜리 수표를 꺼내 주면서 나갈 것을 종용한다.

이전 화에서 등장했지만 빨강은 다섯 동생을 데리고 살아가야 하는 만큼 한푼이 아쉬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술집에 호스티스로 잠깐 나갈 정도였다. 따라서 재영의 제안은 충분히 유혹적이었다. 그러나 빨강은 거절한다. 물론 스스로도 매우 매력적인 제안이란 건 인정한다. 허나 동생들에게 떳떳한 누나가 되고 싶어서 거절한다.

그러나 판돈이 작았다고 생각한 정재영은 액수를 더욱 높여 제안한(무려 천만원!)다. 이번에도 빨강은 거절한다. 사실 한달 후면 원강하의 집에서 나와야 하는 상황에서 전세방값이 없는 진빨강의 입장에서 이를 포기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현실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다.

두 번째 유혹은 원강하의 조카인 우태큐(이켠)의 프로포즈다. 우태규는 정신 사납고 음악밖에 모르는 망나니로 그려진다. 처음 빨강을 보았을 때만 해도 괴롭히지 못해서 안달이던 그는, 얼마전 빨강이 자신을 걱정해주는 모습을 보고는 반해 일방적으로 따라다니고 있다.

 

사람이 가볍긴 하지만 그는 진빨강 밖에 모르며, 게다가 부모님은 미국에서 대형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알부자다. 따라서 진빨강의 입장에선 충분히 유혹적인 제안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우태규는 진빨강의 다섯 동생을 너무나 귀여워 한다. 따라서 만약 진빨강이 그와 결혼한다면 자신의 많은 나이를 이용해 남편을 쥐어 살고, 다섯 동생을 힘들지 않게 잘 키울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10화 마지막에 진빨강은 급기야 우태규의 감동적인 청혼까지 받게 된다. 영화처럼 우태규는 진빨강을 위해 노래를 하고, 다이아반지를 사서 무릎을 꿇고 모두가 보는 가운데 로맨틱한 청혼을 한다.

 

10화에선 진빨강이 다소 감동을 받은 뉘앙스로 끝난다. 물론 안다. 드라마상이니 분명 11화에선 진빨강은 무슨 이유를 대서라도 우태규의 청혼을 거절할 것이다.

이런 <별따>의 진행을 보면서 떠오르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영웅들의 모험과정이다. 페르세우스와 헤라클레스 등의 영웅은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다. 한마디로 시련의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시련이 끝나면 모험이란 ‘시험’을 통해 영웅으로 거듭나게 된다.

진빨강은 얼마전까지 부모의 죽음과 함께 다섯 동생과 함께 길거리로 쫓겨나는 최악의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어렵게 어렵게 현재 원강하의 집에 ‘한달’동안 거주하게 된다. 그녀의 삶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일에 있어서도 요령이 붙게 되자 이젠 유혹이 찾아온다.

 

바로 돈의 유혹이다. 정재영은 일찍이 그녀가 갖지 못했던 돈을 내밀고, 우태규는 진심을 담아 평생을 제안한다! 모두 매력적이기 짝이 없는 제안들이다.

허나 진빨강은 아직 자신도 모르지만 실은, 정재영과 마찬가지로 JK생명 정국의 손녀다. 그것도 죽은 첫째의 숨겨진 딸로, 실은 JK생명의 모든 것을 이어받게 될 운명의 소유자다. 게다가 지금 그녀가 얹혀 사는 원강하는 나중에 분명 이어질 ‘운명의 상대’가 틀림 없는 듯 하다.

따라서 현재 그녀가 겪고 있는 유혹과 시험은 된장녀 진빨강이 인간을 거쳐 현대판 영웅이 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겠다. 고대의 영웅들은 모험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명예와 반신이 되는 영광을 받았다. 진빨강은 이런 과정을 통해 훗날 JK생명의 후계자이자, 무료병원을 지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인물이 될 것이다.

바로 이런 한 인물의 성장 이야기가 오늘날 <별따>가 17%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공부의 신>을 추격하는 가장 큰 원동력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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