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별따’ 시청률의 일등공신, 최정원

朱雀 2010. 2. 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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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방송된 <별따>의 시청률이 약 17.4%를 기록하며 <파스타>와 <제중원>을 물리치고, 월화드라마 1위를 굳히고 있는 <공부의 신>을 맹추격하는 기세다. <별따>는 다른 드라마와 달리 1시간 일찍 방송된다. 그러나 보통 뉴스를 많이 보는 시청자들의 패턴을 고려했을 때, 이런 시청률 상승세는 무시할 게 아니다.

 <별따>는 지난 주엔 약 16%대의 시청률로 자체 기록을 갱신하더니, 어제 방송으로 또 한번 갱신했다. 그렇다면 <별따>의 이런 무서운 시청률 갱신의 견인차는 무엇일까?

 우선 ‘착한 드라마’를 표방한 스토리라인을 들고 싶다. <별따>는 된장녀 진빨강(최정원)이 사고로 부모를 잃고 다섯 남매를 부양하면서 겪게 되는 일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물론 여기엔 현재 얹혀 살고 있는 JK생명의 고문변호사 원강하(김지훈)과의 티격태격한 싸움도 볼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허나 처음에는 자신의 분수를 잊고 명품만을 사들이며, 잘난 남자를 만나 팔자를 고쳐볼 생각만 하던 여성(게다가 그녀는 자기밖에 모르던 이기주의자였다)이 동생들을 부양하기 위해 좌충우돌하면서 점차 성장해나가는 스토리는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게다가 JK생명의 회장인 정국(이순재)가 자기가 평생 번 돈을 어려운 이들을 위해 무료병원을 짓기 위해 쓰려고 하는 점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전의 몇 번의 포스팅을 통해 <별따>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역시 가장 칭찬해야될 인물은 최정원이다. 사실 <별따>는 최정원의 연기력에 상당부분 기대고 있다. 물론 피 한방울 안 섞인 다섯 남매역을 맡고 있는 아역들의 명품연기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이순재 연기 그리고 싸가지 없는 냉혈한 변호사면서 동시에 진빨강네만 부딪치면 매번 망가지는 김지훈의 연기 역시 시청률에 상당한 공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역시 <별따>는 최정원이 거의 모든 것을 책임지고 있다. 최정원은 멜로부터 코믹까지 다양한 장르를 <별따> 한편에서 모두 선보이고 있다. 밥을 태워서 불쌍한 표정을 지으면서 원강하의 눈치를 살피고, 진주에게 맨날 빌붙어서 살아가는 모습에선 웃음을 자아낸다. -게다가 최정원은 망가지는 두려워 하지 않는다. 첫회부터 계란세례를 받아 지저분하기 그지 없고, 눈물을 흘려 마스카라가 번진 그녀의 모습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허나 동생들과 함께 살기 위해 술집까지 나가고, 자신을 싫어하는 정국의 손녀 정재영이 돈을 주면서 원강하의 집을 나가라고 할 때 버티는 그녀의 모습은 저절로 연민을 떠올리게 한다.

최정원은 전형적인 캔디형 캐릭터지만, 이전 드라마의 히로인과 다른 것은 그녀가 멋지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매우 사실적으로. 처음 원강하네 집에 들어올 때만 해도 그녀는 전혀 음식이라곤 할 줄 모르는 여성이었다.

허나 동생들을 위해 자신을 위해 밤을 새워가면서 요리를 연습하면서 점차 나아져갔다. 그뿐인가? ‘있으나마나 미쓰진’으로 불리며 지난 3년간 JK생명의 노동조합에서조차 버린 그녀는 지난 4개월 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드디어 어제 3건이나 보험계약을 올리는 쾌거를 올렸다.

고객 앞에만 서면 말문이 막히던 그녀는 자신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지하철에 타서는 수많은 시민들앞에서 연설을 하고 눈물을 흘렸다. 단순히 상품만 파는 보험설계사가 아니가 고객과 함께 하는 이가 되기 위해, 상중인 고객의 집에 가서 아무런 말없이 일손을 돕고 남편을 잃어 상심한 할머니의 좋은 말벗과 친구가 되어주었다.

 

아직 자신이 실은 정국의 숨겨진 손녀라는 사실을 모르는 최정원은 이제 한발한발 성숙한 인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다섯 동생을 건사하기 위해 여성으로서의 자신을 버리고 마치 어머니처럼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의 ‘어머니상’을 떠오르게 하는 면이 있다.

바로 자식과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내버린 어머니들 말이다. 꼬불꼬불 파마를 하며 자신의 외모와 여성성을 포기한채 악착같이 돈을 벌기 위해 애쓴 어머니들 말이다. 하지만 동시에 최정원이 맡은 진빨강이 멋진 것은 그녀의 여성성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동생들을 끔찍이 생각하면서, 동시에 그런 마음으로 고객을 상대하려고 하고, 이전의 자신을 반성하면서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나아가는 능동적인 그녀의 캐릭터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꽤나 큰 울림을 주는 인물이다.

눈물이 날 만큼 슬픈 연기부터 배꼽이 빠지도록 웃음을 주는 넓은 스펙트럼의 연기를 보여주는 최정원은 <별따>의 시청률을 견인하고 있는 최고의 기대주이자 수혜자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월화드라마 <제중원>과 <파스타>를 넘어 <공부의 신>을 위협하고 있는 <별따>가 부디 몇주 후엔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찬란한 유산>에 이은 ‘착한 드라마’를 더욱 많이 사람이 보고 공감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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