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은조와 기훈은 구원받을 수 있을까? ‘신데렐라 언니’

朱雀 2010. 5. 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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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신데렐라 언니>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주제들을 많이 다루고 있다. 그중에서 내 눈에 가장 들어오는 주제는 역시 ‘구원’이다. 은조와 기훈은 구대성에게 ‘죄’를 지은 존재들이다.

은조는 자신을 진심을 사랑해준 구대성을 ‘아빠’로 제대로 대접해주지 못했다. 심지어 생전에는 ‘아빠’라고 부르지 못했다. 이건 사소한 것에 불과하다. 어머니 송강숙이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닌데도, 오히려 그는 ‘내가 좋아하니 괜찮다’며 넘어갔다.

따라서 은조는 은혜를 갚아야할 구대성이 죽은 상황에서, 그에게 보답하기 위해, 아니 어머니와 자신의 죄를 구원받기 위해 반드시 ‘대성참도가’를 다시 일으켜세워야할 당위성이 있다.

홍기훈도 마찬가지다. 그는 본의는 아니지만, 허약해질대로 허약해진 구대성에게 ‘배신’을 안겨, 그를 죽게끔 만들었다. 엠블란스에 실려 가던 구대성은 눈물을 흘리는 기훈에게 놀랍게도 ‘괜찮다’라고 말했다. 그것이 더욱 기훈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은조와 기훈은 여러모로 닮은 꼴인 인생이다. 둘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구대성이 아니었다면 평생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기회를 누려보지 못했을 것이다. 세상 그 무엇을 해드려도 갚을 수 없는 은혜에 그들은 각자 ‘차마 할 수 없는 죄’를 짓고 말았다.

따라서 이들은 ‘죄사함’을 받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밖에 없다. 은조가 자신의 어머니 송강숙에게 ‘우린 효선의 발에 대고 절해야 한다’는 그런 절박한 심정에서 나온 말이다.

 

그런데 죄사함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인 구대성이 죽은 관계로, 은조는 구원을 받기 위해선 그의 딸인 효선을 통해서만 ‘구원’에 이를 수 있다. 그러나 과연 효선이 모든 사실을 알았을 때, 그녀들을 용서해 줄 수 있을까? 시청자들이 구효선이 송강숙의 행동에 대해 어느 정도 알면서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살갛게 구는 것에 대해 ‘긴장감’을 느끼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것이다.

혹시 그녀가 송강숙에게, 은조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작정하고 일부러 착한 척 하는 건 아닐까?’하고 말이다. 자신이 내민 고사떡을 주워먹는 효선의 ‘독한 모습’은 그런 의심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 그래도 은조는 나은 편이다.

기훈은 구원을 받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는 구대성의 죽음에 직간접적으로 너무나 큰 책임이 있다. 자신의 배다른 형이 ‘일본 수출사기’를 저질렀고, 자신과 아버지는 그걸 기회로 대성도가를 집어삼킬 음모를 꾸몄다. 기훈이 구원을 받기 위해선 효선과 은조의 용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효선은 몰라도 은조를 그를 용서할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

 

 

지난번 일본수출 사기사건 누가 그랬는지 왜 그랬는지 다 알게 되면, 그 사람들 어떻게 할거야?

몰라. 평생 살아갈 힘은 생기겠지. 그 작자들 얼굴 떠올리며 미워하느라,힘이 철철 넘칠거야. 지치지 않고 미워하겠지. 그거면 됐어. 그 사람들 미워하는 힘으로 나 죽을 때까지 잘 살거야.


 

 

위 대사를 보면 알겠지만, 은조는 기훈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상대가 기훈이기에 더더욱 용서할 수가 없다. 그렇게 되면 기훈으로선 견딜 수 없는 형벌이 될 것이다. 자신이 생모이후로 사랑한 이에게 평생 미움을 받는다는 건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고통이 될테니 말이다.

그러나 상황은 점점 그의 통제를 벗어난다. 은조는 일본수출사기사건에 대해 알고 싶어하고, 급기야 홍회장은 부인이 이혼소송을 통해 자신의 주식을 가져갈 태세를 취하자, 기훈을 협박해 대성도가를 가로채려고 한다.

기훈은 허나 아버지의 청을 물리친다. 더 이상 죄를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12화에서 기훈은 은조를 찾아가 모든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문을 두들긴다. 소리쳐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신데렐라 언니>는 끝났다. 우린 다음주가 되어야 그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그 이야기를 알 수 있게 된다.

인간은 순간의 실수로 혹은 잘못된 생각으로 의도와 상관없이 죄를 짓게 된다. 그리고 ‘용서’만이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그러나 죄는 클수록, 용서를 받을 길은 점점 멀어지게 된다. 차라리 은조와 기훈이 뼛숙까지 악인이었다면, 구원 따위를 신경쓰지 않을 테지만, 그들은 겉만 강해보일 뿐, 실제로는 연약하고 선한 인간들이다.

그리고 그들의 그런 모습은 드라마를 보는 우리의 감성을 여지없이 뒤흔든다. 또한 그것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짊어지고 있는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과연 그들은 용서받을 수 있을까? 그들이 그토록 원하는 구원에 이를 수 있을까?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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