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볼거리에만 치중한 대작사극, ‘김수로’

朱雀 2010. 5. 31.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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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불사>의 후속으로 방송된 <김수로>를 보면서 입안이 씁쓸했다. 200억이나 투입되었다는 세트장이나, CG등은 나름 볼거리를 제공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얼개가 엉성해 극에 몰입이 별로 되질 않았다.

2화의 주된 내용은 구야국의 천군과 태강 그리고 어린 시절의 김수로의 성장과 석탈해 등이 등장하는 식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여러 등장인물이 나오는 것에 비해, 이들의 이야기가 하나로 묶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가령 석탈해의 경우, 어린 시절에는 조개를 캐며 야철장에 갔다가, 몰래 야철장에 들어가 철을 만지다가 들켜 경을 치는데, 그의 총명함이 살짝 보이다가 이내 13년후로 점프해 버린다. 그리곤 이제 꽤 큰 상단의 대행수를 꽤차는 식이다.

 

<김수로>의 주인공은 수로는 갓난 아기 시절이 나오다가, 이내 13년후에 야철장에서 제일 철을 잘 다루고, 처음 타본 말을 능숙하게 타는 등의 모습을 보이지만 뭔가 깊은 인상을 남기는 덴 실패했다.

<김수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동이>와 엇비슷하다. <동이>를 보면서 많은 시청자들은 너무 한꺼번에 여러 등장인물이 얼굴을 비추는 것에 비해,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거나 진행되지 못해 ‘산만한 점’을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한다.

<김수로>의 배경은 가뜩이나 시청자들과 거리가 먼 ‘가야시대’다. 가야시대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은 역사시간때 배운 건국신화 정도가 전부다. 따라서, 거의 맨땅에 헤딩해서 이야기를 만들어 가야하는 <김수로>제작진의 입장에선 ‘아! 가야시대란 이런 것이구나’라고 하나의 상을 만들어 내야 한다.

 

작년 방송되어 큰 반향을 이끈 <선덕여왕>의 경우, 신라시대의 이야기를 훌륭히 전개해내 40%대의 시청률을 이끌어 냈다. 조선시대처럼 잘 알려진 시대를 사극화 하면 좀더 쉽게 시청자들이 몰입하지만, 그만큼 자유도에선 떨어지기 마련이다.

반면 ‘가야시대’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시기를 사극화 하면, 어려운 점은 많지만 내키는 대로 이야기를 진행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물론 이야기를 잘 진행시켜야 하지만). <김수로>는 1-2화에선 화려한 볼거리에 비해선, 빈약한 이야기 진행으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덴 한계를 보였다.

 

2화 마지막에선 순장을 지켜보던 어린 수로가 참지 못하고 어린 계집종을 데리고 도망가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는데, 부디 3화부터는 제대로 된 이야기전개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날 시청자들은 화려한 볼거리에 넘어가 줄 만큼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세트의 규모나 억지전개만 하지 말고, 시청자들이 몰입해서 볼 수 있을 만큼 세련된 이야기 전개가 부디 3화부턴 보여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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