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향해 주접떨기(시사)

제발 시민을 막다른 곳으로 내몰지 마라!

朱雀 2009. 5. 1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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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드디어 ‘죽창’이 등장했다. 경찰과 보수 언론들은 ‘죽창’이란 섬뜩한 단어를 운운하며 화물연대 조합원들을 ‘범죄자’취급하고 있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억울하다는 표정이다. 원래 대나무 깃대에 만장을 꽂아 다녔는데, 경찰과 충돌하자 부득불 썼다는 것이다.


죽창과 만장의 느낌은 전혀 다르다. 죽창은 대나무를 뾰족하게 잘라 만든 무기다. 반면 만장에 쓰이는 깃대는 말 그대로 대나무로 끝이 뭉뚝해 그냥 쓰면 그저 몽둥이에 지나지 않다.



뉴스를 접한 우리로선 누구의 말이 옳을지 궁금하다. 화물연대측의 말이 옳다면 경찰은 자신들의 공권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고, 경찰이 옳다면 화물연대는 파업정당성이 떨어지게 된다.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화물연대측의 이야기가 좀 더 믿음이 간다. 지난 촛불 시위 1주년인 4월 30일 무렵부터 그랬지만, 경찰은 시위에 너무 가혹하게 반응하고 있다.



민변 소속의 변호사가 용산 참사에 대해 발표를 할때도 ‘시위’로 규정해 끌고 갔고, 곳곳에서 폭력진압에 대한 시민들의 항의와 불만이 빗발치고 있다. 심지어 명동에 관광 온 일본인까지 폭행하고 가둬 뉴스에 오르는 입맛이 씁쓸해지는 뉴스를 읽어야만 했다.



아마 경찰과 정권이 걱정하는 것은 작년과 같은 대규모 촛불집회 현장일 것이다. ‘미리 막지 못해 사태를 키웠다’란 생각에 더욱 강하게 시위대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건 정말 잘못된 생각이다. 시민이 시위를 택하는 건 모든 수단이 되지 않을때 최후의 방법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고 들어주는 주는 이 없는 이로선 서로 뭉쳐 시위를 함으로써 발언권을 얻는 게 유일한 의사표시 방법이다.



그런데 이 정권은 그것을 진압하기에 바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민의 여론을 무시한 국가는 모두 망했다. 오늘날 실업자는 1백만에 가깝고, 대학생은 1천만원이 넘는 등록금에 허리가 휘고, 부모들은 직장에서 명퇴나 강제해고를 당해 어쩔 줄 모르고 있다.



국민들의 삶은 팍팍한데 이를 헤아리는 해법과 모습은 찾기 어렵다. 화물 연대가 들고 일어선 것도 먹고 사는 문제 때문이다. 어떤 정치적 목적이나 이슈가 없다.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제대로 된 대접을 받고 최소한의 생계권을 보장해달라는 거다.



그런 요구마저 들어줄 수 없다면, 이런 식으로 계속 강제적인 진압만 일삼는다면 과연 국민은 최후에 무슨 선택을 할 것 같은가? 위정자들은 부디 이점 곰곰이 생각해봐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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