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서신애의 신들린 연기에 전율하다!, ‘여우누이뎐’

朱雀 2010. 8.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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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어제 <구미호 : 여우누이뎐>에서 서신애가 보여준 연기는 가히 명불허전 그 자체였다! 이전까진 예상보다 서신애가 김유정에게 밀린다고 생각했었다.

 

그건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아무래도 사극이란 매체에 서신애의 연기가 아직 잘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서신애의 극중 어머니역을 하고 있는 김정난이 멋진 연기를 보여주지만, 너무 도시적인 이미지 때문에 조금 뭔가 조금 안 맞는 느낌과 일맥상통한다 하겠다.

 

그런데 어제 <여우누이뎐> 방송분은 필자의 그런 편견을 한순간에 날려버릴 정도로 서신애의 연기는 그야말로 ‘신들린 연기’였다. 윤초옥(서신애)는 자신이 먹은 간이 사실은 함께 살았던 연이(김유정)의 간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어쩔 줄 몰라한다.

 

초옥은 정신이 반쯤 나가 횡설수설을 하면서 윤두수 대감(장현성)과 양부인(김정난)을 난처하게 만든다. 기억상실로 알고 있는 구산댁이 혹여 초옥의 이야기를 듣고, (초옥을 살리기 위해) 연이를 죽인 사실을 기억하게 될까봐서 였다.

 

서신애는 자신이 먹은 약이 사실은 사람의 간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서서히 망가져가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그녀는 처음에는 이불에서 일어나 몸이 사시나무 떨 듯이 떨면서, 횡설수설해서 주변사람은 물론이요, 시청자까지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리곤 연이의 혼령에 빙의되었는지 갑자기 귀가 밝아져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대화를 듣곤 반쯤 미쳐서 갑자기 부엌으로 들어가 음식을 닥치는대로 먹는 장면에선 그 섬뜩한 광기에 심장이 얼어붙을 지경이었다!

 

물론 편집과 효과음등도 적절하게 사용되긴 했지만, 사람이 음식을 먹는 장면만 가지고도 (그것도 드라마에서 어린 연기자가) 이토록 사람을 놀라게 할 줄은 몰랐다.

 

딸아이의 갑작스런 행동에 놀란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녀를 말려보지만, 갑자기 힘이 세진 그녀는 어머니를 밀쳐내곤 그것도 부족해 손톱을 세워 뺨을 때리고, 아버지에겐 ‘사람의 간을 먹였다’고 화를 내더니 급기야 자신의 온몸을 미친 듯이 긁어대는 그 모습에선 정말 ‘전율’이 일 정도였다.

 

사실 ‘공포’를 드라마에서 보여주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래도 공중파이다보니 표현수위에 한계가 있고, 예산과 시간도 영화보다 한정적이다. 즉 아무리 편집과 내용이 좋아도, 배우의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전혀 공포스럽지 않게 된다.

 

그런데 <여우누이뎐>의 서신애는 자신이 약으로 먹은 것은 실은 함께 살았던 연이의 간이라는 사실을 알고서는 미쳐가는 모습을 너무나 실감나게 그려냈다. 게다가 그녀의 그런 모습은 주위에서 흔히 보았던, 어린 시절 정신이 나간 어린아이들의 모습이라 자연스러워 더욱 공포스러웠다.

 

-공포는 어느 순간 갑자기 찾아오는 것도 있겠지만, 우리 일상의 평화를 깨버리는 작은 행동. 혹은 천진난만한 아이가 갑자기 섬뜩하게 변하는 광경에서 더욱 세게 줄 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서신애의 명연기는 거기가 끝이 아니었다! 결국 참다 못한 초옥이 뛰어나다가 구산댁(한은정)을 만나 애원을 한다. 그러나 결국 소용이 없자 다시 비명을 지르고 나중엔 연이(김유정)의 무덤가에 신들린 듯 이끌려 손으로 무덤을 파고 결국엔 방울을 만지면서 접신이 되는 장면에선 실로 감탄사가 연발될 뿐이었다.

 

여기까지 약 15분 정도 되는데, 월화드라마를 보면서 이토록 ‘공포심’을 느낀 적이 없었다! 어제 방송은 윤초옥의 몸에 연이가 빙의되는 것이 주요한 내용이었다. 따라서 서신애는 1인 2역을 해내야만 했는데, 공포심을 주던 전반부가 지나자 후반부엔 완전히 연이가 빙의되어, 구산댁을 만나 어머니라고 부르고, 정규도령을 만나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면서 안타까워 하는 다채로운 모습을 너무나 멋지게 소화해냈다.

 

그러나 무엇보다 공포에 질려 바들바들 떨다가, 진실을 알고는 광기에 휩싸여 미친 듯이 식탐을 부리고, 사람을 때리고 비명을 지르며 절규하고, 매달리고 접신이 되어 부들부들 떠는 등의 디테일한 서신애의 명연기에는 감탄을 넘어 전율을 느낄 지경이었다. 어제 서신애는 별같이 빛나는 수 많은 아역배우들중에서 우리가 왜 그녀를 주목해야만 하는 지 그 이유를 온몸으로 증명해냈다고 여겨진다. 그녀의 빛나는 연기로 인해 <여우누이뎐>은 그 어느 때보다 멋진 장면들로 가득할 수 있었다!


 

다음 메인에 소개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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