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해피투게더’는 그 어느 때보다 재미가 없었다. 바로 박진영이 게스트로 나왔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지난 주에 조권과 우영이 나온 탓에, 이미 그들이 JYP 사장님인 박진영에 대해서 이야기한 탓도 있었지만, 박진영이 자신이 출연한 영화 <5백만불의 사나이>를 홍보하기 위해서 나온 탓도 컸다.
박진영은 2월에 영화를 찍을 때부터 ‘<해피투게더>에 나오고 싶었다’라고 무한애정을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의 출연한 영화 <5백만불의 사나이>에 대해 정말 상세하게 설명하고 홍보에 홍보를 거듭했다.
<추노>의 천성일 작가가 공연하는 자신을 보고 영화 시나리오를 썼다는 둥, 최민식이 갑작스럽게 영화주연을 맡은 자기를 보고 ‘진영씨는 괜찮아’라는 식으로 말했다는 것이다. 바로 그의 넘치는 끼를 최민식이 인정했다는 말이었다.
천성일 작가와 최민식의 이야기는 믿기 어렵지만 확인할 길이 없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박진영은 크게 착각하고 있는 게 있다. 바로 영화에 대한 것이다! TV는 기본적으로 무료다! 따라서 돈을 내고 보지 않는데도, 오늘날 TV들은 시청률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기 그지 없다! -심지어 케이블은 소수점 세자리까지 따질 정도다.-
시청자들은 본방사수를 하는데도 자신의 기호 등에 맞지 않으면 보려고 하지 않는다. 하물며 박진영이 출연한 <5백만불의 사나이>는 영화이며, 그걸 보기 위해선 돈을 내야한다.
물론 <5백만불의 사나이>에는 박진영만 출연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는 주연으로서 영화를 이끌어 나가는 중요인물이다. 영화를 보지 않아서 함부로 이런 말을 하긴 그렇지만, 사실 별로 기대가 되질 않는다. 흔히 말하는 ‘티켓파워’가 전혀 없다!
왜? 이미 <드림하이>를 통해서 그의 연기력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박진영은 조연이나 혹은 단역으로 극의 맛깔스러움을 더해주는 캐릭터로는 그럭저럭 쓸만하다. 필자의 경우엔 <추노>의 천성일 작가가 대본을 써서 기대감이 높아졌다가, 박진영이 주연이란 소리를 듣는 순간 보고 싶은 욕구가 화악 사라졌다. 아마 많은 이들이 그렇지 않을까?
그러나 드라마도 아니고 영화 한편을 이끌어나갈 주연으로 적합한가? 극본을 쓴 천성일과 최민식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대다수 관객들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본다.
<해피투게더>에서 박진영은 자신이 성형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확률이 없는 곳에 투자도 없다!’라는 말을 했다. 상당히 깊게 새겨들을 만한 어록이다.
그런데 박진영은 제일 중요한 부분은 틀린 것 같다. 자신이 주연한 영화를 과연 관객들이 돈을 내고 보고 싶어할까? 게다가 최근엔 <다크나이트 라이즈>같은 명작이 개봉하고 있는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명수 말마따나 호러도 아니고 사회풍자성 코미디 장르인 <5백만불의 사나이>를 보고 싶다는 이는 별로 없을 것 같다.
물론 박진영의 도전정신은 높이 평가한다. 그는 불혹의 나이로 드물게 현역가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심지어 연기까지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러나 음악과 달리 영화에서 그는 신인에 불과하며, 영화를 판단하는 것은 제작자가 아니라 돈을 내고 극장에 가는 관객이란 사실을 잊은 것 같다.
‘확률 없는 곳에 투자도 없다’는 말이 왜 그렇게 본인에겐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것인지 <해피투게더>를 보는 내내 의아했다. 아마도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욕심이 판단력을 흐리게 한 것 같다. 공짜로 보여줘도 별로 보고 싶지 않은 작품을 과연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극장에 가는 수고와 돈을 내고 볼지 의문스럽다. 연기욕심도 좋지만, 적당한 수준을 넘어가지 않는 게 본인과 제작사 그리고 관객 모두에게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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