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과 형사의 생명중 누가 더 소중한가? 질문을 좀 더 자세하게 해보겠다! 유괴범과 형사가 쫓고 쫓기는 추격전 끝에 각각 총상과 추락으로 위독한 상태에 빠졌다. 누구를 먼저 살려야 할까?
쉽지 않은 문제다. 우린 굳이 부처님이 비둘기를 구하기 위해 저울에 자신의 몸을 얹은 이야기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모든 목숨은 똑같이 소중하다’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막상 둘중 하나밖에 구할 수 밖에 없는 처지라면? 몹시 난감할 것이다. <골든타임>에선 바로 그런 경우를 보여주었다. 사실 누구를 구하더라도 의사로선 최선을 다한 것이다.
드라마속에선 강재인은 유괴범을, 이민우는 형사를 택한다. 강재인은 유괴범의 죄질과 상관없이 총상을 당한 이상 그의 상태가 위중했다고 판단했고, 이민우는 둘 다 위중함이 비슷한데 기왕이면 좀 더 가치있는 목숨인 형사를 살리기로 한 것이다.
수술을 진행해야할 최인혁은 고민 끝에 유괴범을 택했다. 그의 상태가 훨씬 위중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라마 상에선 안타깝게도 형사는 자신의 수술 차례를 기다리다가 그만 심장정지가 와서 죽고 말았다.
드라마에서 다행스런 것은 최인혁과 강재인의 선택이 틀리지 않아서 유괴범이 순순히 아이가 어디있는지 불었고, 아이가 부모의 품으로 돌아갔던 것이다!
그러나 이민우가 지적한 것처럼 최악의 상황도 가정할 수 있었다! 만약 유괴범이 아이의 생명을 빼앗은 다음, 도망치는 과정에서 총상을 입었다면? 정말 상상만 해도 끔찍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형사의 죽음은 여러모로 시청자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안타깝게 만든다. 우린 이성으로 생명에는 귀천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기왕이면 착하고 의미있는 사람을 살리고 싶다는 생각은 어쩔 수가 없다.
아무리 대오각성한 성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철학 강의를 들어서 알고 있어도 이성이 아니라 감성이 먼저 움직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골든타임>에선 극단적인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만 하는 응급실의 상황을 그 어느 때보다 잘 보여주었다고 판단된다.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형사의 사망선고를 내리는 최인혁의 모습은 차갑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자신이 역할에 충실하고자 하는 그의 직업정신과 투철한 사명감이 보여서 좋았다.
강재인과 이민우는 각각 환자를 살려내지 못한 상실감에 빠져 어쩔 줄 몰라하는 초보 의사의 고뇌와 방황을 잘 그려낸 것 같아서 좋았다. 이사장의 전폭적인 지지아래 응급실로 돌아온 최인혁이 과연 다음주 부턴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골든타임>에선 또한 의사들의 딜레마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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