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치앙마이 표류기

태국에서 내가 한국인임을 느낄 때

朱雀 2013. 1.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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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나가면 다 애국자가 된다고 했던가? 이 말은 진실일까? 어느 정도 사실에 기초한 것이겠지만, 사실 고향에 대한 향수를 아름답게 포장한 것은 아닐까? 얼마전에 TV에서 봤지만 외국인이 타국을 여행하게 되면, 어린아이와 같아진다. 
 


말도 안통하고 현지상황을 모르니, 현지인들의 선의에 기댈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생기게 된다. 물론 스마트폰이 발달해서 구글 지도를 보고, 각종 앱으로 현지어를 어느 정도 숙지하게되었지만 그래도 한계가 있기 마련. 그래서 ‘고국을 떠올리게 되는 것을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게 아닐까?’라고 혼자 멋대로 추측해 본다. 




필자는 이제 한국에서 나온지 1주일을 조금 넘겼고, 한달 정도면 다시 돌아갈 예정이다. 보통 3박 4일에서 길어야 보름 정도 시간을 낼 수 있는 이들에겐 부러울 수 있는 대목이지만, 원래 넉달 정도 계획했었던 필자로선 ‘짧디 짧은’ 해외생활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게 짧게 생활함에도 필자 역시 때때로 한국이 그립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첫번째는 아무래도 길거리에서 마주하게 되는 한글로 된 간판들이다. 사실 내용을 보면 별 게 없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강남스타일’이라고 붙어있는 네일샵과 ‘헤라스파’처럼 여성을 위한 샵이 눈길을 잡아끈다. -물론 촌스럽다는 느낌은 어쩔 수가 없다-
 


물론 남자이기 때문에 그런 곳에 들어갈 일은 없지만, 그래도 자꾸만 한글로 된 간판에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이곳에도 교민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대장금’이니 ‘미소네’ 등의 한글 간판을 종종 만나기도 한다. 그러나 40바트면 한끼를 먹을 수 있는 곳에서 200바트 이상의 메뉴판을 보게 되면 포기하게 된다. 

 


물론 향수가 강렬하다면 김치를 씹으면서 ‘그래! 이맛이야!’라고 할 지 모르지만, 어차피 치앙마이에 기껏해야 한 달 정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 정도로 먹고 싶지는 않다. 
 


두번째는 역시 우리 가요를 듣게 될 경우다. 예전에는 K팝의 인기가 좋아서 길거리에서 흔히 우리 가요를 들을 수 있었다고 하던데, 그 정도까진 아닌 것 같다.



종종 길거리에서 강남스타일이나 다른 아이돌 가수의 노래를 듣게 될 경우가 있다. 또한 마트의 상점에서 태국어로 더빙된 우리나라 드라마를 보게 되면 묘한 기분에 휩싸인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기여한 것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덩달아서 얹어가는 자부심이랄까? 필자 같은 이들도 그럴진대 외국에서 오래 생활한 이들이 ‘강남스타일’을 들으면서 어떤 기분을 느꼈을까? 조금은, 아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도 같다.


 


마지막은 역시 SAMSUNG이니 LG같은 브랜드를 생활속에서 보게 될 때다. 국내 대기업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도시바와 미츠비시 갚은 일본 브랜드만 접하다가, LG에어콘과 삼성 샵을 보게 되면 남다른 기분에 휩사이게 된다. 새삼 인간의 감정의 동물임을 당연한 사실을 깨닫는다. 특히 필자는 유치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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