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이것이 19금 방송이다! ‘화신’

朱雀 2013. 3. 2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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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한 이야기를 좋아하십니까? 친한 친구들끼리 모이면 별의별 이야기를 다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와중에서 남녀간의 이야기는 빠질 수 없는 덕목(?)이다. 그러나 공중파에서 이성간의 이야기를 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 공중파는 말 그대로 전국방방곡곡에서 어디서든지 틀기만 하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TV프로에도 등급이 있지만, 그걸 완벽하게 지켜지기란 거의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화신>에서 여기 용감한 돌직구를 던졌다! 바로 속궁합이야기를 한 것이다. 시작은 신동엽이 노사연이 말한 속궁합을 이끌어낸 것이다. 노사연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남녀가 만날 때 뭔가 맞는 게 있나 보지라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이에 김희선이 게스트들에게 속궁합이 중요한가?’라고 묻자, 순간 모두 얼음이 되어버렸다. GD-대성-가희-김경호는 모두 베테랑급이었지만 정말 그 순간만큼은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난처한 표정들이었다. 재차 김희선이 만약 다 좋은데 속궁합이 안 맞는다면?’이라고 묻자, 그제서야 맏형인 김경호가 성인들이니까 중요하지 않나요?’라고 답변했다.

 

방송을 보면서 이 정도 수위에 그만 놀라고 말았다. 물론 <화신>의 이야기수위는 꽤 높은 편이다. 어제 방송도 첫 콩트에서 영화관에서의 상황을 재현했다. 특히 신동엽의 의자에 놓은 콜라를 김희선이 반쯤 무릎 꿇고 마시는 상황은 꽤 에로틱(?)했다.

 

그런데 지드래곤이 음료수를 멀리 놓자, 짖궂은 신동엽과 윤종신이 천재라고 하고, 김희선이 나는 누워야해요라는 식으로 말해서 난처하게 만들었다.

 

김경호가 말하는 도중에 첫 사랑첫 경험이라고 말하자, 모두들 화들짝 놀라서 놀리는 장면은 웃겼지만 꽤 센 수위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화신>의 이런 19금 방송들은 왜 경박해 보이지 않는 것일까?

 

거기엔 진정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이미 우리 사회에 성상품화가 된지는 오래다. 이제 걸그룹들은 짧은 옷도 부족해서 이젠 아예 란제리가 연상되는 옷을 입고 나오는 그룹이 나올 정도가 되었다. 그러면서도 절대 의도한 바가 아니었다고 강변한다. ? 언론과 대중의 뭇매가 두려운 것이다. 

 

<화신>의 미덕은 뒤에서 킬킬거리며 했던 이야기들을 수면위로 끌어올려서 당당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슬아슬할때가 많다. ‘방송 끝나고 제대로 알려줄께요라는 동엽신의 말은 그래서 묘미가 있다. 우리의 상상력을 마구마구 자극하기 때문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아무리 좋은 이야기도 음지에서 하면 음지화 되어버린다. 그러나 양지에서 이야기하면 건강한 문화가 꽃피울 수 있다. 유치원생도 이성친구가 있는 건 당연한 시대다. 지금의 10대는 스마트폰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성에 대한 지식 역시 이전 어느 세대와 비교할 수 없다. 따라서 예전처럼 덮어놓고 넌 아직 몰라도 돼가 절대 통용되지 않는다. 이미 그들은 인터넷망을 통해 많은 지식을 쌓기 때문이다

 

남녀는 서로간에 대해 알고 싶어하고 사귀고 싶어한다. 당연한 인간의 욕구다. 성욕은 식욕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인간의 욕구다. 그걸 죄악시하면 우리 사회는 건강해질 수 없다. <화신>은 그런 의미에서 참다운 '19금 방송'이자 성인용 프로라 여겨진다.

 

누구나 말하고 싶고 알고 싶은 이야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말하기 때문이다. 물론 방송이기에 어느 정도 을 지키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파격적이라 할만하지 않은가?

 

물론 <화신> 혼자만 솔직한 방송은 아니다. 그동안 많은 토크쇼들이 금기에 도전했고, <화신>은 그 수혜를 상당 부분 받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해도 <화신>의 값어치는 떨어지지 않는다. 지드래곤-대성-김경호-가희-노사연 같은 게스트를 불러놓고 속 시원하게 성에 대한 담론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김희선처럼 돌직구를 날리면서도 정도를 지키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아슬아슬해 보인다. 그러나 그런 높은 수위의 이야기들은 때론 우릴 킬킬거리게 하고, 때론 진지하게 고민케 한다. 그리고 그걸 본 시청자들이 서로 다음날 이야기를 나누면서 좀더 성담론을 건강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지 않을까? 예능이 이정도면 충분히 제몫을 하는 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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