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김혜수가 고작 이 정도로 그려지다니!, ‘직장의 신’

朱雀 2013. 4. 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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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회만 놓고 평가하긴 조금 이르지만, 1회만 보고 난 소감은 엄청 실망스럽다. 김혜수가 오랜만에 드라마에 출연해 눈길이 갔다. 또한 <로맨스가 필요해 2012> 좋은 연기를 보여준 정유미가 합세해서 더욱 기대가 갔다.

 

<직장의 신> 오프닝은 마치 영화와 같았다! 키스하는 연인과 갑작스러운 건물화재, 그리고 그 건물을 향해 뛰어가는 여인의 뒷모습 등은 뭔가 궁금증을 일으키기게 충분했다.

 

또한 정규직을 고집하는 세상에서 희한하게 파견직 근무만을 고집하는 미스김의 캐릭터를 강조하기 위해 김혜수가 투우사로 분해 활약을 펼치는 모습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또한 유능한 장규직(오지호)를 인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잡스 분장을 시키고, 하버드대 졸업한 모습등을 보여준 까진 나름 괜찮았다. 또한 그들의 첫만남을 부각기시키 위해 비행기 기내에서 떡먹다가 목에 걸린 장규직을 미스김이 주먹(?)으로 살려내는 장면 역시 코믹했다.

 

그러나 이후 전개는 점차 늘어졌다. 자신이 반한 여성이 계약직이란 사실을 알고 표변하는 장규직의 변화는 공감되기 보다는 어색한 느낌이 컸다.

 

그리고 물통을 나르고, 의자를 고치고, 순식간에 서류정리를 해내고, 오후 6시면 칼같이 퇴근하는 김혜수의 모습은 분명히 나름 멋지긴 했지만 뭔가 화학작용이 일어나긴 애매했다.

 

일본 드라마는 국내 드라마와 비교도 안될 정도로 유치한 상황을 보여줄때가 많다. 물론 국내 드라마 역시 등장인물을 사정없이 망가지는 경우가 최근 많아지긴 했지만, 일본처럼 '유치한' 정도는 아니다. 따라서 원작을 그대로 따라하면 '웃기기'보다 '어색한 미소'를 짓기 쉽다. 왜? 국내 시청자의 정서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직장의 신>은 웃기려고 연출한 장면들이 어색한 느낌을 많이 받고, 전개가 꽉 짜여지지 않고 느슨하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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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의 신>은 일본드라마 <파견의 품격>을 원전으로 하고 있다. 아마 오버스러움이 넘치는 화면연출은 원작드라마에서 따온 것이리라. 문제는 오버스러움을 웃음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선 엄청난 연출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웃음은 언제 나오는가? 단순히 등장인물들이 넘어지고, 과장된 행동을 한다고 해서 절대 웃기지 않는다. 적절한 순간에 망가져야만 웃음을 이끌어 낼 수 있다.

 

필자는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회의시간에 발표할 뽀로로 USB를 찾으러 가는 과정에서 어디서 웃어야 하나?’라고 고민해야만 했다. G4를 차례로 등장시켜 그들이 ! 거기 좋은 거 넣어놨어요라고 했지만, 개그맨들이 드라마에 나와서 제대로 웃기기란 어렵다. ? 그들은 콩트에 익숙하지 정극연기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두명도 아니고 네명을 모조리 등장시킨 것은 무리수라고 본다.

 

아울러 뽀로로USB가 높은 흙더미위에 있어서 이를 꺼내줄 구세주로 김혜수가 포크레인을 운전하면서 나올 때는 멋지기 보다, 어느 정도 예상되었기 때문에 그럼. 그렇지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물론 요새 한국드라마는 일본 드라마 못지 않게 코믹한 경우도 많고, 드라마를 보면서 .대면서 웃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위에 지적했지만 <직장의 신>은 좋은 소재와 김혜수, 오지호, 정유미 등의 좋은 배우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김혜수가 매력적 여배우라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댄서로선 별 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왜? 댄서는 춤으로 말하기 때문이다. <댄스 위드 더 스타>를 좋아하고, 더더욱 살사를 즐기는 입장에선 제대로 된 동작 없이 무작정 다리를 몇번 차올리고, 딥 자세를 몇번 취할 걸로 두 눈이 땡그래질 정도의 반응은 절대 안 나오기 때문이다. 초반엔 CG도 활용했으면서, 여기선 굳이 전문댄서를 활용하지 않고 김혜수를 고집한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일례로 마지막 장면인 살사바에 가는 장면에서, 갑작스럽게 등장한 섹시한 여성댄서가 오후 6시면 칼같이 퇴근하는 미스김이란 사실은 누구나 짐작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맨 처음 그녀를 등장시켰을 때 합성하기 뭐하다면, 전문댄서를 불러서 화려한 댄스를 보여줄 수 있다. 오늘날 <댄스 위드 더 스타>등을 보면서 눈이 높아진 시청자에게 그저 발 몇 번 들고 딥 몇 번 한 걸 가지고 정말 춤 잘 춘다!’라는 반응을 이끌기란 불가능하다. 게다가 김혜수의 정체가 밝혀진 후, 입을 벌리는 오지호 일행의 모습은 웃기기보다 그냥 어이없을 뿐이었다.

 

1회를 더 보고 판단해야겠지만, 1화만 놓고 보자면 <직장의 신>은 매우 불안하다. 1회를 책임진 이는 전적으로 김혜수 였는데, 그녀의 놀라운(?) 코믹연기에도 불구하고 웃기기 보단 어색하단 느낌만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혜수 정도의 연기자를 이정도밖에 활용하지 못하다니! 이래서야 시청률의 신이 될 수 있을까? 앞으로 갈길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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