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직장의 신’을 보다가 가슴 찡했던 명장면!

朱雀 2013. 4. 3.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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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가 현재 열연중인 작품. ‘직장의 신은 드라마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실망스러운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그러나 2화에선 몇 장면은 정말 건질만 했다!

 

대표적인 사례를 들어보겠다! 미스김(김혜수)와 장규직(오지호)는 현재 사사건건 부딪치고 있다. 새로 입사한 금빛나(전혜빈)의 실수로 마트에 1천통이 넘는 된장이 잘못 들어가서 수거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마트 캐셔를 가지고 입씨름이 붙게 된다.

 

장규직은 캐셔에 대해 엄청나게 낮게 평가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 언젠가는 기계가 대신 할 것이라고. 이에 전설의 캐셔로 통하는 미스 김은 내기를 하자고 하고, 함께 캐셔일을 보기로 한다.

 

<직장의 신>은 코미디를 내건 만큼, 만화에서 봄직한 신공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두 사람이 두 시간쯤 일을 하자, 매우 현실적인 모습이 나온다.

 

우선 철의 여인으로 보였던 김혜수는 손은 바삐 움직이고, 얼굴은 웃고 있지만, 한쪽 다리로 다른 쪽 다리를 툭툭 치면서 지친 다리를 풀어준다.

 

장규직은 두 시간이 넘어가자 화장실을 가고 싶은 나머지, 참다 못해 부하직원에게 바코드를 읽는 기계를 넘기고 자신은 뛰어간다. 장규직은 잠시 일하러 나온 인물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현실에선? 캐셔가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만 참는 수 밖에 없다.

 

현재 마트에서 볼 수 있는 캐셔들은 흔히 말하는 아줌마들인 경우가 많다. 우린 스마트폰이 보급된 시대에 장규직처럼 그들이 하는 일을 얕잡아 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캐셔일은 비교적 간단한 일이다. 그러나 그 노동감도와 어려움은 보기보다 만만치 않다. <직장의 신>은 그런 캐셔들의 어려움을 잠깐이나마 장규직과 미스김의 대결을 통해서 그려냈다. 아마도 그 장면을 본 이들이라면 충분히 필자의 의견에 공감하리라 본다.

 

<직장의 신>에선 어떤 인물이 등장하면, 그 사람의 이름과 직급 그리고 연봉을 보여준다. 이는 마치 게임처럼 캐릭터를 소개함과 동시에, 시청자들의 머릿속에 쏙쏙 박힌다! ? 우리가 실제로 직장인을 평가할 때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보다 현실풍자적일 수 있을까?

 

정주리(정유미)는 장규직이 자신에게 잘해주고, 심지어 부장이 준 구라다를 자신에게 선물하자, 이성적으로 호감을 갖고 있는 상황이었다. 정규직인 금빛나의 일을 도와주면서, 파견직인 자신과 직장동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마트에 된장이 1천통이 잘못 배달된 후에, 그녀의 탓으로 몰아져가면서 몹시 잔인한 말을 한다. “내가 왜 계약직들에게 언니라고 하는 줄 알아? 그건 식당에서 이모, 지나가는 여자를 보고 아줌마라고 부르는 것하고 똑같아. 우리집 허드렛일 하러 온 뜨내기들한테 이름 부르는 것도 아까워.”

 

장규직의 말은 몹시 잔인하다! 그러나 오늘날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눠진 대한민국에서, 정규직이 비정규직을 향해 갖고 있는 인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대목이라 아니할 수 없다!

 

신문기사를 찾아보면 알 수 있지만, 같은 직장에서 같은 일을 하면서도 단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란 이유만으로 임급은 거의 두배차이나는 경우를 우린 이미 잘 알고 있지 않던가?

 

20123월 통계를 보면 현재 국내 비정규직인 약 833만명이고, 정규직은 약 909만명이다. 비율로 약 47.8%: 52.2%인 셈이다. 청년실업이 백만명이 넘은 시점에서 스펙쌓기를 통해 공채입사한 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비정규직을 대놓고 차별하고 무시하는 언사를 보여주는 <직장의 신>은 그것만 가지고도 현실풍자 하나만큼은 제대로 해내고 있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드라마조차 현실을 외면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의 현실은 끔찍해졌다고 또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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