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한국정치의 맨얼굴을 드러낸 ‘내 연애의 모든 것’

朱雀 2013. 5. 1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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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원인 김수영과 야당의원인 노민영은 현재 달달한 연애중이다. 어떤 이에게 내 연애의 모든 것국회에서 남녀 국회의원이 연애한다라는 한마디로 정의될지 모르겠다.

 

현실의 국회에는 이민정 같은 미인과 신하균 같은 멋진 남자가 있을리는 만무하다. <내 연애의 모든 것>이 드라마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내 연애의 모든 것>은 현재 달달한 연애가 진행중이지만, 그 이면엔 현실정치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가 들어있다.

 

고대룡 대표와 단독면담을 하던 김수영은 이런 말을 한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똑똑하고 잘나신 고대룡 대표는 그 말을 듣자 조금 당황하는 눈치를 보인다. ? 멋진 말이긴 한데 누가 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김수영은 스파이더맨 삼촌이 한 말이요라는 장난같은 답변을 한다.

 

아마 고대룡 대표는 김수영이 자신이 모르는 말을 하고 장난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마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은 아시겠지만 샘레이미 감독의 2002년작 <스파이더맨>에서 나온 대사다.

 

스파이더맨은 초능력을 지닌 슈퍼히어로다. 처음에 그는 자신의 능력을 가지고 자신과 가족을 위해 돈을 벌려고 레슬링에 참가한다. 그러나 고용주가 자신을 속이고 돈을 주지 않자, 이에 분개해서 고용주의 돈을 털어서 도망치는 강도를 잡지 않는다. 그러나 그 강도가 달아나서 자신의 삼촌을 죽이게 되자, 그때부터 뼈아픈 반성을 하고 정의를 위해 자신의 힘을 쓰기로 작정한다.

 

<스파이더맨>의 대사가 단순히 슈퍼히어로 영화의 것으로 치부되기 어려운 것에는 인간세상에서 대한 깊은 통찰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내 연애의 모든 것>에 나오는 이들은 국회의원들이다.

 

국회의원은 어마어마한 힘을 가지고 있다. 개개인의 힘도 엄청난데 그들이 모여서 당을 이루면? 그 힘은 한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한다. 따라서 그 힘을 어떻게 쓸 것인지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떠한가? 여당이건 야당이건 당대표를 비롯한 힘 있는 몇 명에게 줄서기 바쁘고, <내 연애의 모든 것>에서 묘사되는 것처럼 시민이 써야할 테니스장을 제 멋대로 쓰고, 비싼 골프장에서 비밀회동을 갖고, 자신도 (내용을) 모르는 자서전을 내서 정치자금을 모으기에 급급하다!

 

이게 안타깝지만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이다. 또한 김수영과 노민영이 비밀연애를 한다는 사실을 알고, 노민영을 사회적으로 매장하기 위해 안희선 기자가 쓴 첫 번째 기사를 봐보자!

 

그녀는 노민영의 조카가 국제중을 위하 영어학원을 다니는 사실을 알게 되자, 노민영이 그녀의 지역구에 국제중학교가 유치되는 것을 결사반대 한다는 사실을 들어서 펜을 휘두른다. 얼핏 보면 노민영은 겉으론 대의를 위해 반대하면서 뒤로는 자신의 조카는 입시를 위해 학원을 보낸 표리부동한 인물로 보여지기 쉽다. 그러나 사실은?

 

그녀는 조카인 보리가 영어학원을 가는 것에 반대했었다가, 보리가 강력하게 원하기에 어쩔 수 없이 보낸 것이다. 게다가 이모가 그냥 제일 좋은 곳을 알아보다가 그 학원에 보낸 것 뿐이다.

 

그리고 김수영이 지적한 것처럼 진보는 입시학원도 못 보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지점이다. 그러나 노민영이 지적한 것처럼 국민들은 강바닥에 돈을 내팽개치는 것보다, 국회의원 자식이 군대에 안 간 것에 더욱 분개한다? 강바닥에 천문한적인 돈을 쓰는 것은 잘 감이 안오지만, 군대문제는 바로 감이 오기 때문이다.

 

<내 연애의 모든 것>12회 방송을 통해 정말 후진 대한민국의 정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그러나 <내 연애의 모든 것>의 내용이 어떤 면에서 쇼킹하지 못한 것은 현실은 이미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수준을 넘어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수준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드라마가 현실을 따라오지 못한다고 외면하면 곤란하다! 우리 정치현실을 안다면 그것을 어떻게 바꿀지고민이 뒤따라야만 한다. 당장 지금의 정치를 외면하면 그건 내 삶에도 영향을 끼치고, 내 주위 친구와 이웃 더 나아가서는 후손들에게도 죄를 짓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은 분명히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국민은 그들에게 표를 주는 더 큰 힘을 지니고 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말은 우리 개개인에게도 역시 해당되는 말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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